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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 뒤통수 제대로 맞았던 2020년, 게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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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역대급 한 해였다.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를 포함해 초유의 사태가 연이어 터지며, 기대를 품고 있던 게이머들의 뒤통수가 남아나지 않았다. 특히 대표적인 사건은 몇 년이 지나도 기억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게이머들을 충격에 빠트렸던 수많은 이슈 중에서 임팩트가 컸던 종류로 엄선한 2020년 10대 뉴스를 살펴보자. 더불어 다가오는 2021년은 전염병 이슈가 사라지길 희망한다.

1. 오프라인 부스 없이, 온라인으로 열린 지스타

▲ 온라인으로 열렸던 지스타 2020 무대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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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세계 게임쇼는 차이나조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지스타 역시 역대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열렸다. 그러나 올해 지스타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팥 없는 찐빵’이었다. 게임쇼 전체적으로 내실이 부족했고 관심도도 떨어졌다. 국내외 게임사 다수가 불참하며 콘텐츠 부족에 시달렸는데, 예능 프로그램을 동원해 빈틈을 메우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준비 부족이다. 주최측이 온라인 전환을 발표한 시점은 개최를 불과 두 달 앞둔 9월이었다. 촉박한 준비 기간 탓에 출전업체 섭외 시간이 부족했고, 결국 게임쇼 전체에 구멍이 숭숭 났다. 여기에 방송 중 소리가 안 들리는 등 운영 이슈도 있었다. 내년도 온라인으로 개최해야만 한다면 철저히 준비해서 ‘온라인 지스타도 괜찮네’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를 바란다.

2. 오락실 줄폐업, 그리고 영업 직격타 맞은 PC방

▲ 6월 폐업한 '철권 성지' 노량진 정인오락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산업 중에서 코로나19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분야는 대중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게임제공업소, 그 중에서도 PC방과 오락실이다. 특히 오락실은 빈사상태에 놓였다. 철권과 스트리트 파이터, KOF 등 전국 격투게임 고수가 모였던 노량진 정인오락실은 6월 문을 닫았고, 리듬게임 성지로 자리했던 사당 모펀게임센터도 지난 10월에 셔터를 내렸다. 오락실 줄폐업은 갑자기 생긴 일은 아니다. 대전격투나 리듬게임 등의 주무대가 오락실에서 가정으로 차츰 이동하며 힘이 빠지는 중, 코로나19가 결정타를 날렸다. 2020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아케이드 게임시장은 2019년보다 56.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PC방도 비상에 빠졌다. 지난 8월에는 청소년 이용자가 많다는 이유로 고위험시설로 지정되며 많은 매장이 집중된 수도권에서 한 달 동안 영업 자체가 중단됐다. 9월 중순이 되어서야 겨우 영업정지가 풀렸으나, PC방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먹거리 판매가 금지돼 허울 뿐인 영업 재개였다.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된 경우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조정된 것은 나중 일이다. 분명 방역은 중요하지만, PC방 산업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 없이 산업 전체를 셧다운 시킨 정부의 몰이해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3. 게임 싱의 간소화, 개발사가 직접 온라인으로

▲ 게임 연령등급 (사진출처: 게임위 공식 홈페이지)


지난 11월, 업계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게임사가 온라인으로 직접 게임을 심의하고 등급을 매길 수 있는 법이다. 현재는 게임위나 애플, 구글과 같은 자율심의 권한을 가진 오픈마켓 사업자만 등급분류가 가능하지만, 법이 시행되는 2021년 말부터 게임사가 개별로 심의를 진행할 수 있어져 심의 기간과 비용, 진입장벽이 단축된다. 다만,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은 지금처럼 게임위 심의를 받아야 한다.

심의 문턱이 낮아진다는 것은 업계 입장에서 청신호다. 다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게임사 스스로 엄격하게 연령등급을 매기지 않는다면 낮아진 심의 문턱이 다시 높아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15년 만에 전면 개정되는 게임법에 대해 ‘규제 완화와 자율규제’를 주장하는 게임업계도 자유에 따른 책임을 한 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4. 중국, 4년 만에 한국 게임에 판호 발급

▲ 서머너즈 워 판호 발행 결과 (자료출처: 중국 광전총국 공식 홈페이지)


서머너즈 워가 중국 서비스를 위한 허가인 판호를 받았다는 소식은 국내 게임업계를 들썩이게 했다. 중국은 사드(THADD) 문제로 한한령을 내린 후 약 4년 간 국내 게임에 단 한 건도 판호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서머너즈 워가 판호를 받으며 막혔던 수출길이 뚫리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다만, 서머너즈 워 하나로 판호 문제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리니지2 레볼루션, 검은사막 등 중국 진출을 예정한 국내 게임들이 연이어 판호를 받아야 비로소 ‘완전히 열렸다’라고 말할 수 있다. 내년에도 판호 발급 목록에 한국 게임이 꾸준히 포함되며 닫혔던 중국 시장이 활짝 개방되기를 바란다.

5. 국정감사까지 올라간 던파 슈퍼계정 논란


국내 게임 역사를 통틀어 최악의 운영 논란이 터졌다. 던전앤파이터 운영자가 개인 계정에 고가의 아이템을 넣고, 이를 외부에 판매해 부당이익을 거둔 일명 '궁댕이단 사건'이다. 여기에 라이브 서버에서 일반 유저처럼 행동하며 게이머를 기만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이 사태에 대해 네오플은 직원 해고 및 형사고소, 강정호 디렉터를 포함한 관리직 정직 등의 조치를 하고, 직원 모니터링 강화 등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다. 이 사건은 국정감사에서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게임업계와 시장에 미친 파급력이 컸다.

6. 한복이 중국 옷이라니... 샤이닝니키


국내 게이머를 공분케 했던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사건은 중국 게임사 페이퍼게임즈의 샤이닝니키에서 터졌다. 우리나라 전통 의상인 한복을 중국 옷이라 주장하는 현지 유저들의 의견을 반영해 국내 서버에서도 한복을 없애고, 이에 대한 국내 유저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한국 서비스 자체를 접어버린 것이다. 국내 유저에 대해 ‘중국 모욕이 한계를 넘었다’고 쏘아붇이며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페이퍼게임즈의 행보는 큰 충격을 안겼다. 상반기에 귀멸의 칼날 표절 논란으로 6일 만에 문을 닫은 귀살의 검이 있었다면, 하반기 충격의 서비스 종료는 샤이닝니키가 차지했다.

7. 중국 꺾고 3년 만에 롤드컵 우승컵 차지


묵은 울분을 한 방에 날려줄 쾌거도 있었다. 담원 게이밍이 중국 대표팀 쑤닝을 잡아내며 한국이 3년 만에 롤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한국은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리그 오브 레전드 강국으로 통했다. 그러나 2018년에는 단 한 팀도 4강에 오르지 못했고, 2019년에도 결승 진출이 좌절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그러던 중, 올해는 담원이 상하이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중국을 잡아내며 롤드컵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담원은 12월에 열린 케스파컵에서도 결승에 오르며 강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8. PS5와 Xbox 시리즈 X, 9세대 콘솔 전쟁 개막

▲ PS5(좌)와 Xbox 시리즈 X(우)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각 기기 공식 페이지)


지난 11월, 소니와 MS의 신형 콘솔 PS5와 Xbox 시리즈 X가 출시되며 9세대 콘솔 전쟁이 개막했다. PS5는 런칭 타이틀 데몬즈 소울 5를 비롯한 강력한 독점 라인업과 전보다 생생한 촉감을 전해주는 신형 컨트롤러 듀얼센스를 앞세웠다. Xbox 시리즈 X는 최신 게이밍 PC에 준하는 강력한 성능과 게임 구독 서비스 게임패스, 제니맥스 인수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라인업으로 승부를 걸었다. 두 기기 모두 한국이 1차 출시국에 포함됐다는 점은 희소식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PS4, Xbox One처럼 출시를 기다리며 매장 앞에 줄을 서던 진풍경이 없어지고 전면 온라인 판매를 악용한 되팔이까지 성행하며 기기를 구하는 것이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려워진 점은 아쉽다.

9. 조악한 만듦새, 사이버펑크 2077 콘솔판 환불 사태

▲ 사이버펑크 2077 환불 공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힌 사이버펑크 2077은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달았다. 특히 콘솔판은 PC 버전보다 심각한 버그가 많고, 프레임과 그래픽 저하도 심하다는 평이다. 9세대 콘솔이 아닌 PS4와 Xbox One 출시를 목표로 한 게임임에도, 조악한 만듦새로 게임을 출시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결국 CD프로젝트레드는 사이버펑크 2077 콘솔 버전 환불을 결정했다. 상반기에 있었던 워크래프트 3: 리포지드에 이어 충격적인 대작 게임의 환불 사태였다.

10. 사회현상으로까지 떠오른 모동숲 대란

▲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 예약 판매 당시 용산 아이파크몰 대원샵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관련기사]

3월에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은 게임을 넘어 사회현상으로까지 떠올랐다. 게임과 같은 날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에디션을 구매하기 위해 70대 한정판매 현장에 수천 명이 몰릴 정도의 대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출시 시기가 야외활동이 제한된 코로나19 1차 유행시기와 맞물리며 외출 불가로 인한 우울함을 달랠 대안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지난 11월에 문화체육관광부는 코로나19 발생 전후 일상생활 관련 SNS 게시물 1,400만 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 게임 최상위 연관어는 동숲(동물의 숲)이었고, 언급량은 코로나19 전보다 2,611% 증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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