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아크, 썬더 티어 원의 장점을 극대화하다
2024-11-16 13:05:23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 크래프톤 지스타 2024 부스 '프로젝트 아크' 시연 공간 (사진: 게임메카 촬영)

크래프톤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의 뒤를 이을 신작 발굴에 매진해 왔다. 그 가운데 선보인 게임 중 하나는 2021년에 출시한 썬더 티어 원이었다. 썬더 티어 원은 슈팅 장르 중 마이너하다고 평가되는 탑뷰를 채택했고, 유저와 AI 동료 4명으로 구성된 특수 작전부대가 되어 테러 조직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이었다.

썬더 티어 원은 발매 당시 신선한 타이틀이라고 평가됐다. 다만 방향은 좋았으나 발매 이후 AI 동료의 한계로 인해 조직적인 협동이 어려워 일사불란하게 작전을 수행한다는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여기에 이 게임은 AI 동료와 함께하는 싱글 캠페인이 중심을 이뤘기에 참신한 발상이 미처 빛을 발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썬더 티어 원에서 추가 콘텐츠로 제공했던 멀티플레이가 생각보다 괜찮다는 평가가 있었다. 싱글 플레이의 경우 AI가 제대로 명령을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이어지며 전개가 답답했으나, 사람들과 즐기는 멀티플레이에서는 게임이 의도했던 대로 아군끼리 시야를 공유하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팀플레이가 가능해졌다.

크래프톤이 지스타 2024에 선보인 탑뷰 슈팅 신작 ‘프로젝트 아크’는 앞서 출시된 썬더 티어 원에서 강점으로 손꼽혔던 멀티플레이를 좀 더 세련되게 다듬어 긍정적인 첫인상을 남겼다. 썬더 티어 원은 흥행 면에서 다소 아쉬웠으나, 이를 묻어두지 않고 전작에서 발굴한 강점을 바탕으로 신규 프로젝트로 빚어낸 기획력이 돋보였다.

▲ 프로젝트 아크 공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채널)

5망치 전략 가능, 캐릭터별 무기로 높아진 전략성

프로젝트 아크는 탑뷰 슈팅이다. 45도 각도에서 내려다보는 쿼터뷰에 가깝다. 아울러 전방 시야가 꽤 넓은 편이기에 맵 구조와 시야가 밝혀진 주변에 있는 적 위치를 보면서 대응하는 전술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 FPS나 TPS에 비해 전황을 읽기 쉽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각지대인 측면이나 후방에서 매서운 공격이 들어오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시야 확보가 중요하다. 프로젝트 아크는 팀원끼리 시야를 공유할 수 있다. 팀원이 없는 장소는 검게 표시되고, 그 안에 아군이 들어가면 밝아지며 시야가 열린다. 시연 버전 기준으로는 전반적인 맵 구조가 크고 작은 방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건물 안이나 선반 여러 개가 설치된 창고처럼 엄폐물이 많았다. 따라서 AOS처럼 중요 지점의 시야를 확보해 가며 전략을 펼쳐나가는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다.

▲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탑뷰 시점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공격에만 집중하면 측면으로 치고 들어오는 적에 기습당할 수 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아울러 시연 버전 기준으로 캐릭터 움직임이 다소 무거운 편이며, 총기는 조준한 후에야 발사할 수 있다. 총알이 날아가는 경로가 화면에 선으로 표시되지만, 같은 자리에서 쏘더라도 선 상태와 앉은 상태에서 적중하는 위치가 달라지는 일종의 탄도학이 적용되어 있다. FPS나 TPS보다 확보할 수 있는 시야가 넓고, 탄도도 보이기에 얼핏 보면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의외로 만만하지 않다. 특히 조준 후 발사라는 점에 조금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프로젝트 아크는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다. 각 캐릭터는 주무기와 보조 무기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돌격/저격/자원 등으로 역할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장단점이 명확히 구분된다. 썬더 티어 원의 경우 현실적인 밀리터리를 주제로 팀원들을 세팅하는 방식이었다면, 프로젝트 아크는 리그 오브 레전드나 오버워치처럼 준비한 전략에 맞춰 캐릭터를 골라 적절한 팀 조합을 꾸리는 방식이다.

▲ 총알이 날아가는 궤적이 보이지만 의외로 맞추는 것이 쉽지 않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 캐릭터마다 사용하는 무기가 다르며, 캐릭터 외형도 누구인지 한 번에 알아볼 만큼 구분이 확실하다 (사진출처: 공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갈무리)

그리고 시연 버전에서는 같은 팀 유저가 모두 동일한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도 가능했다. 프로젝트 아크는 유저 5명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아울러 나무로 된 벽처럼 약한 부분을 공격해서 파괴하는 것도 가능한데, 총으로는 여러 번 쏴야 하지만 망치로는 한 방에 부슬 수 있다. 이때 팀이 세운 전략에 따라서 5명 모두가 망치를 기용해 전차처럼 밀고 들어가는 플레이도 가능하다.

앞서 이야기한 특징을 토대로 프로젝트 아크는 탑뷰 슈팅이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AOS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캐릭터에 일종의 개성이 생기며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도 전략적인 재미가 생겼다. 아울러 상대하는 입장에서도 캐릭터만 봐도 장단점을 알고 있기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기 쉽다. 슈팅이지만 서로 수를 겨루는 듯한 전략게임처럼 풀어갈 수 있다는 점이 프로젝트 아크의 대표적인 특징이었다.

▲ 적을 둘러싸는 전략이 상당히 유효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팀 데스매치보다는 점령전이 재미있다

지스타 사연에서 프로젝트 아크는 팀 데스매치와 점령전 두 가지 모드를 제공했다. 둘 중 게임에 좀 더 어울린다고 평가된 쪽은 폭파미션이다. 팀 데스매치도 주요 위치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전진하며 적을 둘러싸는 형태로 공략하는 협동이 가능했으나 아무래도 많은 킬을 올리는 것이 중요하기에 팀워크보다 개인기가 중요하다.

그러나 공겨과 수비로 나뉘어 전개하는 점령전은 공격과 수비 모두 더 끈끈한 협동 플레이가 요구된다. 공격 측면에서는 여러 입구 중 어디로 진입할지, 각자 어떠한 캐릭터를 선택할지, 목표물에 어떠한 경로로 접근할지를 수시로 소통하며 나아가야 한다. 수비 역시 적 위치와 예상 경로를 파악해 기민하게 움직이며 주요 거점을 사수하는 플레이가 요구된다.


▲ 공격과 수비 모두 유기적인 팀플레이가 요구된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아울러 시연 버전에서도 팀원들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음성채팅을 지원하고 있었기에 이를 활용한다면 좀 더 유기적으로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점령전은 전반적인 측면에서 팀 데스매치보다는 본격적인 팀플레이라는 느낌이 강하고, 전술 슈팅을 앞세운 프로젝트 아크가 지닌 진면모를 한 판에 압축적으로 맛볼 수 있었다.

다만 시연 버전 기준으로 점령전은 공격보다는 수비가 매우 유리했다. 공격은 바깥에서 안으로 들어가지만, 수비는 지켜야 하는 목표물 근처에서 시작하기에 상대가 들어올 만한 입구를 조기에 파악해 바리케이드나 철조망 등을 설치해 막아둘 수 있다. 이렇게 하면 공격 입장에서 진입하기 굉장히 어려워진다. 공격보다 수비가 적절한 대응법을 빨리 찾아내기 쉬워서 이 부분은 양 팀 간 균형을 좀 더 맞춰줄 필요가 있다.

멀티플레이로의 집중은 옳았다

▲ 멀티플레이 중심으로 전략적인 탑뷰 슈팅의 재미를 살려냈다 (사진출처: 공식 게임플레이 트레일러 갈무리) 

이렇게 지스타 2024에 출전한 크래프톤의 신작 ‘프로젝트 아크’를 찬찬히 살펴봤다. 전작인 썬더 티어 원에서 매끄럽지 못하다고 지적됐던 싱글 플레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멀티플레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반적인 방향성을 전환한 것이 생각보다 꽤 유효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이야기한 공수 밸런스 등 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첫인상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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