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주식 시장 버금가는 이적의 재미, 마구마구 2020

▲ '마구마구 2020 모바일'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출시된 지 15년이 넘은 장수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스피드 하게 진행되면서도 실제 야구를 방불케 하는 경기 그 자체의 재미이며, 다른 하나는 선수를 조합하고 강화하며 나만의 덱을 완성해가는 재미다. 마구마구는 이 두 가지 요소를 적절히 배합해 야구는 물론 스포츠게임을 통틀어도 전례 없는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다.

8일 출시된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그 두 재미 중 덱을 꾸리는 재미를 크게 강화했다. 물론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마구마구 리마스터와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는 경기의 재미 또한 인상 깊었지만, 이적 시장과 2주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는 라이브 카드시스템을 통해 덱을 구성하는 재미가 훨씬 더 깊어진 점이 가장 눈에 띄었다.

▲ '마구마구 2020 모바일'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넷마블TV 유튜브)

마구마구 리마스터 뛰어넘는 완성도

사실, 마구마구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은 2010년부터 꾸준히 출시됐다. 그 중에서도 마구마구 2013은 상당한 완성도를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하지만, 원작 마구마구를 제작한 넷마블앤파크에서 직접 개발한 마구마구는 모바일 버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작품의 완성도는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마구마구 리마스터에 비견될 정도로 뛰어나다.

일단 이번 작품은 과거 만화 같은 느낌이 아닌, 보다 유려하고 보기 좋은 리마스터 버전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다. 캐릭터 카드 이미지나 구장 디자인, 캐릭터 액션이나 타격음, 효과 등도 원작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UI 디자인이나 관중, 날씨에 대한 묘사 등은 오히려 원작 이상으로 깔끔하고 보기 좋아졌다. 이쪽이 진정한 리마스터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비주얼이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 그야말로 살아 숨쉰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로비 (사진: 게임메카 촬영)

홈런의 짜릿함은 여전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홈런의 짜릿함은 여전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타격은 조금 쉬워졌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타격은 조금 쉬워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게임 시스템은 원작의 것을 약간 간소화하면서 자동 시스템을 추가하는 등 전반적으로 모바일 환경에 맞게 편의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구축됐다. 투구는 원작과 똑같이 구질과 코스를 정하고 게이지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수비 또한 점프, 슬라이딩과 송구 등 필요한 모든 것이 구현돼 있다. 다만 타격의 경우 타이밍을 알려주는 바가 생기고, 어퍼 스윙이나 밀어치기 같은 타법을 구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물론 볼과 스트라이크, 구질만 고르고 타이밍에 맞춰 스윙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는 초보자들을 위한 모드도 준비돼 있다.

아무리 쉬워져도 여전히 타이밍 잡기는 쉽지 않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무리 쉬워져도 여전히 타이밍 잡기는 쉽지 않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투구 타이밍은 오히려 더 빨라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투구 타이밍은 오히려 더 빨라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자도에 걸맞는 쉬운 모드도 존재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물론 자도에 걸맞는 쉬운 모드도 존재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적 시장과 라이브 카드가 만나면?

뭐니뭐니해도 이번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스템은 역시 이적 시장이다.  2012년에 출시된 마구마구 모바일에서 잠깐 등장했다가 8년 만에 부활한 이적 시장에선 자신에게 필요 없는 카드를 팔거나 다른 유저가 내놓은 선수를 사는 것이 가능하다. 카드 시세는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어떤 타이밍에 어떤 선수를 사고, 어떤 카드를 사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사만루 2019에 있는 이적 시장이나, 피파 온라인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이적 시장을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라이브 카드다. 원작에도 있었으나, 한층 더 강화되서 2주에 한 번씩 실제 선수의 성적에 따라서 능력치가 변화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여름엔 약하지만 후반이나 가을 야구에서 빛을 발하는 선수를 미리 확보한다던가 현재 성적에 비해서 실 능력치는 낮다고 평가되는 선수를 비싸게 팔아서 돈을 확보할 수도 있다. 실제 야구 스토브 리그의 '머니볼'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현재 이적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는 역시 20 구창모 라이브 카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현재 이적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카드는 역시 20 구창모 라이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카드를 조합해서 비싼 선수를 만들고 그걸 팔아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카드를 조합해서 비싼 선수를 만들고 그걸 팔아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자신만의 구단과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자신만의 구단과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인업을 구상하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라인업을 구상하는 재미가 굉장히 쏠쏠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두 시스템 덕분에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원작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역동적인 덱 구성 전략을 짤 수 있다. 기존에 있던 선수 조합 및 강화를 통해 이적 시장에 팔 만한 선수를 만들어 돈을 모으고 이를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좋은 자원을 구매할 수도 있고, 저평가를 받고 있는 라이브 카드로만 덱을 구성해 후일을 도모할 수도 있다. 이적시장과 라이브 카드만을 활용해 자금을 모아 꿈에 그리는 레전드 구단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종합하면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는 재미가 더욱 증가했다.

제 2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19 김광현 엘리트 카드를 뽑았을 때의 기분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제 2의 커리어 하이를 찍은 19 김광현 엘리트 카드를 뽑았을 때의 기분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부담 없이 혼자서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덱을 구성하는 재미를 놓고 보더라도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상당히 재밌다. 원작의 조작체계를 훌륭히 이식한 만큼 정교한 투구와 타구, 수비의 재미도 그대로 담겨있다. 여기에 투구 준비 시간 축소 및 타격 타이밍 표시와 같은 소소한 변화가 더해지면서 게임이 좀 더 빠르게 진행된다. 한 판 한 판의 집중도는 원작에 비해서 낮을 수 있지만, 그만큼 좀 더 많이, 자주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즐길 만한 콘텐츠가 많다는 점도 장점이다. 마구마구 2020 모바일에는 다른 유저와 맞붙는 실시간 경기 외에도 원작 싱글 리그를 좀 더 강화한 싱글 플레이와 비동기 대전인 시뮬레이션 리그 등이 마련돼 있다. 싱글 플레이는 다양한 난이도가 준비되어 있으며, 시즌을 풀로 즐길 수 있을 만큼 볼륨이 크기 때문에 오랫동안 깊이 있게 즐길 수 있으며, 시뮬레이션 모드도 마냥 경기를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타구 방향이나 작정 등 세세한 부분을 조정할 수 있어 실제 감독이 된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모든 모드들이 즐기는데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모든 모드들이 즐기는데 부담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특히 싱글 플레이의 볼륨은 꽤 큰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특히 싱글 플레이의 볼륨은 꽤 큰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시뮬레이션 모드도 상당히 재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시뮬레이션 모드도 상당히 재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같은 다양한 게임 모드들은 모두 이적 시장에 필요한 자원인 거니와 선수 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가치를 지닌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모드를 부담 없이 즐기고 여기서 얻은 자원을 토대로 자신의 덱을 꾸미게 된다. 이후 그 덱을 이용해 다시 다양한 게임을 즐기며 자금을 모으고 이적 시장에 선수를 팔고 사는 선순환이 자연스럽게 구현된 것이다. 싱글 플레이와 시뮬레이션 모드에서만 지원하는 자동 경기 또한 이 선순환을 더욱 강조하기 위한 수단이라 볼 수 있다. 

다양한 모드를 플레이하며 모은 자원을 바탕으로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다양한 모드를 플레이하며 모은 자원을 바탕으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새로운 카드를 마련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운 카드를 영입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초보자를 위한 배려가 없는 점은 아쉬워

여타 게임이 그렇듯 마구마구 2020 모바일도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다. 일단 원작과 비슷한 조작 체계를 구현하긴 했지만, 원하는 대로 정교한 조작을 펼치는 것은 꽤 어렵다. 특히 타격 시 원하는 지점에 예측 포인트를 두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만큼 조작감이 좋지 않다. 투구 시 정교한 코스 조절을 하기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다. 수비시 송구 버튼과 점프, 슬라이딩 등의 특수 행동 버튼 위치 등을 플레이어가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없다는 점도 이 게임의 조작 난이도를 높이는 요인 중 하나다. 

더불어 연습 모드의 부재라던가, 이적 시장이나 시뮬레이션 모드를 진행하는 데 있어 필요한 튜토리얼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싱글 플레이나, 각종 모드를 처음 진행하면 잠깐 설명이 등장하긴 하지만, 게임을 익히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기본적으로 마구마구라는 IP는 초보자들이 편한 마음으로 접근하기엔 굉장히 오래됐다. 초보자들이 좀 더 마음 편하게 연습하고 게임의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야 하는데, 이번 작품에선 그런 배려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공격 주루시 위치도 마찬가지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공격 주루시 위치도 마찬가지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수비 시 주루 플레이 위치도 그렇고, 모두 커스터 마이징은 불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수비 시 주루 플레이 위치도 그렇고, 모두 커스터 마이징은 불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미숙한 최적화도 아쉽다. 잠깐만 플레이해도 폰이 터질 듯이 뜨거워진다거나 배터리 충전 중에 지속적으로 프레임저하가 발생하는 등 게임 자체가 다소 불안정하다는 인상을 준다. 기자가 사용하는 아이폰 X를 기준으로 플레이 두 시간 만에 배터리가 방전될 만큼 전력 소모도 큰 편이다. 이 밖에도 과금 유저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구성된 이적 시장 또한 무과금 유저 입장에서는 분명히 불합리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타격 시 조작감은 정말 별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타격 시 조작감은 정말 별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금까지 출시된 모바일 마구마구 중에선 단연 최고

마구마구 2020 모바일은 확실히 원작 개발사에서 내놓은 작품답게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이적 시장의 추가와 이를 더욱 활성화시켜줄 라이브 카드의 조합은 전에 없던 덱 구성의 재미를 제공한다. 물론 아직은 출시 초기이기 때문에 이적 시장의 단점이나 게임 내 밸런스 문제 등이 드러나지 않았으며, 여러모로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인상만큼은 지금까지 모바일로 출시된 마구마구 중에선 가장 훌륭했다.

▲ 한국 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려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