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레전드를 뽑아라, 게임 서바이벌 오디션 '롤 더 넥스트'

▲ 향후 10년 간 롤 e스포츠를 이끌 스타를 찾는 프로그램 '롤 더 넥스트'가 공개됐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한때, 우리나라에 오디션 열풍이 불었던 적이 있다. 가수나 아이돌은 물론이고, 디자이너, 개그맨, 축구, 농구 등 분야와 장르를 막론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쏟아졌었다. 하지만 이런 돌풍 속에서도 프로게이머 지망생을 대상으로 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제대로 나온 적이 없다. 게임을 좋아하고 e스포츠를 사랑하는 팬 입장에선 충분히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2020년 7월,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은 끝났지만 게이머들의 아쉬움을 달래줄 만한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라이엇게임즈에서 기획한 국내 최초 게임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롤 더 넥스트(LoL THE NEXT)'가 그 주인공이다. 27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8월 2일 방송을 시작하는 롤 더 넥스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롤 더 넥스트' 제작 발표회가 27일, 서울 강남에서 열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롤 e스포츠 레전드가 뽑는 미래의 레전드

롤 더 넥스트는 라이엇게임즈가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롤 프로게이머나 게임 전문 방송인을 꿈꾸는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국민 오디션이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이한 롤 e스포츠를 기념해 추후 10년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롤 스타를 뽑는 것이 기획 의도다. 제작을 담당한 라이엇게임즈 여지희 퍼블리싱 팀장은 "10년 동안 롤 e스포츠를 이끈 스타들이 다음 10년을 이끌 선수를 찾아보는 게 어떨까 해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최종 5인을 뽑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지난 5월 말 미드 시즌 컵이 끝난 직후부터 지원자를 모집했다. 모집 대상은 한국 서버 티어 다이아 1 이상이었으며, 11일의 서류 접수 기간 동안 1,000명에 가까운 플레이어가 지원했다. 서류를 통해서 100명을 선정한 이후 심층 면접으로 40명의 본선 지원자를 뽑았다. 본선 참가자들은 다양한 미션을 거친 후에 두 팀으로 나눠졌으며, 이후 끝에는 팀당 5인이 남아 5 대 5 라이브 매치를 진행하게 된다.

행사의 사회는 현 LCK 해설진 중 한 명인 성승헌 캐스터가 맡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행사의 사회는 현 LCK 해설진 중 한 명인 성승헌 캐스터가 맡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번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한 '울프' 이재완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번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한 '울프' 이재완은 "기획 의도가 좋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폰' 허원석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폰' 허원석은 "제자를 키워보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멘토로는 롤 e스포츠에서 정점을 찍어본 적 있는 4명의 전설적인 선수들이 뽑혔다. 우선 롤드컵 우승을 수차례 견인했던 전 T1 선수 '울프' 이재완과 LCK와 LPL, 롤드컵 등을 모두 우승한 페이커의 영원한 라이벌 '폰' 허원석이 한 팀이 되어 멘티를 이끈다. 또한 LCK 원조 원딜러이자 교수님이란 별명을 지닌 '프레이' 김종인, LCK는 물론 롤드컵 등에서 활약한 롤 역사상 최고의 탑 라이너 중 한 명인 '마린' 장경환'이 한 팀이 되어 멘티들을 이끈다. 

각 멘토는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마린' 장경환은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좋은 취지로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고 해서 참가하게 됐다"며 기획 의도가 맘에 들었다고 밝혔으며, '울프' 이재완 또한 "내가 가진 영향력으로 e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고 아카데미 선수나 일반인도 조명하고 싶었는데, 그런 취지에 걸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들어서 섭외를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교수님이란 별명을 지닌 김종인은 "누군가에게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 같아서 멘토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 '프레이' 김종인은 "누군가를 가르쳐보는 일을 하고 싶어서 참여했다"고 전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린' 장경환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 와서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예능과 다큐멘터리가 혼합된 대국민 오디션

경쟁이 주가 되는 프로그램이지만, 방송 전반적으로는 그다지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진행된다. 팀을 구성하는 과정 등은 랜덤 매칭과 이벤트 매칭 등으로 재밌게 구성했으며, 경기에 임하고 멘토들이 피드백하는 과정은 진지하게 다뤄진다.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한 5명에게는 5,000만 원의 상금과 별도의 혜택이 있을 예정이다. 여지희 팀장은 "우승팀에는 상금 외에도 라이엇게임즈만이 줄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는 공개하기 힘들지만 8월 말 정도에는 본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마찬가지로 롤 더 넥스트에도 유저 투표가 들어가 있다. 하지만, 3분이나 5분 안에 실력을 완벽하게 가늠할 수 있는 노래나 춤과 달리 게임은 화면을 통해 실력을 명확하게 드러내기 힘든 만큼 최종적인 선수 선발은 대결을 통해 결정된다. 최종 선발 기준에 대해 '울프' 이재완은 "1순위는 당연히 실력이며 2순위는 성장 가능성"이라고 답했으며, '프레이' 김종인은 "실력이 당연히 우선순위지만 팀원의 화합을 깨지 않는 인성 등을 선발 요건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 여지희 팀장은 "차기작 계획은 없으나 반응이 좋으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라이엇게임즈는 방송 중에 생길 수 있는 참가자들의 이력이나 악플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만반의 준비를 갖춘 상태다. 서류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만한 이력이 있는 참가자는 미리 걸러냈으며, 면접을 통해서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준비했다. 여지희 팀장은 "참가자 선발 과정에서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는 모두 걸러냈다고 생각한다"며 "진행 중에 문제가 생기거나 참가자들이 악플로 피해를 입는 경우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 물론 케이블에도 방송된다 

현재 롤 더 넥스트는 절반 정도 촬영이 진행된 상태다. 작년 10월부터 기획됐던 프로그램인 만큼 본래 3일 합숙부터 시작해 대규모 이벤트와 함께 진행하고자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로케이션을 대폭 축소하고 라이엇게임즈 내부에서만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여지희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대규모 이벤트를 열 수는 없지만, 상황이 좋아진다면 얼마든지 개최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롤 더 넥스트는 오는 8월 2일 첫 화가 방영된다. LCK가 시작되기 1시간 반 전인 오후 3시 반에 방송이 시작되며 유튜브와 트위치, 네이버, 아프리카TV 등의 인터넷 플랫폼은 물론 아프리카TV 케이블 채널을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 '롤 더 넥스트'는 오는 8월 2일 첫 방송된다 (사진제공: 라이엇게임즈)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