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솔 게임 가격, AAA급 일반판 8만 원대 형성되나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20.09.03 19:01
2020년 말 출시를 예고한 차세대 콘솔을 앞두고 게임 가격이 오를 조짐이 보인다. 국내에서 현재 AAA 타이틀 콘솔 버전은 6만 5,000원에서 7만 원 사이다.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피파 21 스탠다드 에디션이 7만 2,000원에 예약 판매 중이다. 그런데 차세대 콘솔 출시를 발판 삼아 해외 주요 게임사가 게임 가격을 올렸고, 이 흐름이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게임 가격이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거론되는 가격은 69.99달러, 한화로 약 8만 3,000원이다. 해외에서 69.99달러로 상승한다면, 한국에서도 8만 원대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
미국에서 콘솔 AAA 게임 가격은 15년 간 59.99달러를 유지해왔다. PS3와 Xbox 360 출시에 맞춰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 주요 게임 가격이 49.99달러에서 59.99달러로 올랐고, 현재까지 이를 유지해왔다. 국내에서도 PS3 당시 AAA 타이틀 가격은 4만 원 후반에서 6만 원 초반 사이였고, PS4로 넘어온 현재도 6만 원 중후반대로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그간 물가 인상률을 생각하면 상승폭이 낮다.
그런데 차세대 콘솔을 발판 삼아 게임 가격을 인상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움직인 곳은 액티비전이다. 액티비전은 오는 11월 출시되는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 콜드 워 차세대 콘솔 스탠다드 에디션을 기존보다 10달러 높은 69.99달러에 판매한다. 59.99달러에 예약 판매 중인 PS4와 Xbox One 버전으로는 차세대 콘솔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다. 아울러 PS4와 PS5, Xbox One과 Xbox 시리즈 X에서 모두 플레이가 가능한 세대 호환 번들 가격은 69.99달러, 국내에서는 8만 5,000원에 판매 중이다.
아울러 해외 매체 넥스트웹(nextweb.com)은 액티비전이 차세대 콘솔로 출시되는 모든 게임 스탠다드 에디션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 답변했다고 전했다. 콜 오브 듀티 최신작을 포함해 액티비전이 내는 차세대 콘솔 게임 가격이 기존보다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보다 먼저 차세대 콘솔 게임 가격 인상을 공식 발표한 게임사가 있다. 스포츠 게임 다수를 보유한 2K 게임즈는 지난 7월에 자사 신작 NBA 2K21을 현 세대 콘솔과 PC는 59.99달러, PS5와 Xbox 시리즈 X는 69.99달러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NBA 2K21은 국내에서도 판매 중인데 PS4와 Xbox One은 6만 5,000원, 현재 예약 판매 중인 Xbox 시리즈 X 버전은 7만 6,000원이다.
여기에 2K와 함께 GTA 시리즈로 유명한 락스타 게임즈를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는 테이크투 스트라우스 젤닉(Strauss Zelnick) CEO는 영국 게임 전문지 게임스인더스트리(gamesindustry.biz)와의 인터뷰를 통해 게임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어감에도 정말 오랫동안 가격 인상이 없었다”라며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와 차세대 콘솔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플레이 경험을 고려하면 이 가격(인상)은 적정하다”라고 말했다. 높아진 가격을 납득할 정도의 품질을 갖춘다면 가격 인상에 대해 소비자를 설득하기 쉬워질 것이라 덧붙였다.
주요 게임사 중 차세대에 대해서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곳도 있다. 유비소프트가 대표적인데 연말 출시를 앞둔 와치독 리전과 어쌔신 크리드: 발할라 PS4와 Xbox One 버전을 차세대 콘솔에서도 추가 비용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 여기에 두 게임 PS5 타이틀 가격 역시 현재 수준인 59.99달러다. 이 외에도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 히트맨 3, 피파 21, 사이버펑크 2077 등이 현 세대 버전에 대한 차세대 콘솔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게임사마다 차세대 콘솔 게임 가격에 대한 입장은 다르지만 현지 업계에서 게임 타이틀 가격을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는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 오사키 요시오(Yoshio Osaki) CEO는 게임스인더스트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사 파트너사인 주요 게임 퍼블리셔 중 차세대 콘솔 게임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곳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게임 개발 비용은 기존보다 200%에서 300%가 상승했고, 69.99달러로 가격을 올리더라도 영화, TV 등 다른 콘텐츠보다 가격 인상폭이 낮은 편이라 설명했다.
만약 차세대 콘솔 게임 인상이 확대되며 AAA 타이틀 일반판이 69.99달러로 굳어질 경우 전체적인 게임 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 이는 콘솔을 넘어 스팀 등을 통해 판매되는 PC 게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대중적으로 생각하는 가장 비싼 게임 가격이 69.99달러로 상한선이 올라가면 그보다 규모가 작은 게임도 가격 인상을 모색해볼 길이 열린다.
그리고 해외에서 게임 가격이 오를 경우 국내에 유통되는 게임 가격도 같이 오를 수 있다. 현재 국내 게이머들이 마지노선이라 생각하는 7만원 선이 무너지고 AAA 게임은 8만 원대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가격이 오른다면 차세대 콘솔로 출시된 게임이 상승한 가격에 비례하는 완성도와 재미를 보여주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초심을 잃지 말자. 하나하나 꼼꼼하게.risell@gamemec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