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PC냐 콘솔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지난 2일, 엔비디아가 PC 시장을 뒤흔들 만한 깜짝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신세대 GPU인 RTX 30 시리즈를 덜컥 공개해버린 것이죠. 이번에 나온 제품은 총 3종으로 RTX 3070, 3080, 3090인데요, 모두 4K 혹은 8K 게이밍, 스트리밍 서비스에 특화된 것이 특징입니다.

성능은 말할 것도 없이 뛰어납니다. 가장 저가형 모델인 RTX 3070이 전 세대 최고 사양 제품이라 할 수 있는 2080 Ti와 비견되는 성능을 지녔을 정도니까요. 더 놀라운 건 RTX 3070 가격이 고작 499달러(한화 약 60만 원)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최고사양 제품인 RTX 3090 또한 전 세대 최고 사양 제품 RTX 타이탄보다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는데, 가격은 1,000달러나 저렴하지요. 가성비가 굉장히 좋아진 셈입니다. 

RTX 30 시리즈의 등장으로, PC는 차세대 게임기와의 경쟁에서 또 다른 무기를 갖게 됐습니다. 게임시장에서 콘솔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하면 안정성과 독점작 같은 부분 외에도 PC에 비해 월등히 싼 가격을 들 수 있습니다. 심지어 차세대 콘솔들은 고사양 PC에 준하는 성능을 지니게 되면서 성능 면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이번 RTX 30 시리즈로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가격을 반값에 맞출 수 있어 콘솔 입장에서는 뒤통수 한 대 얻어맞은 격입니다. 실제로 얼마전까진 차세대 콘솔인 Xbox 시리즈 X에 준하는 PC를 맞추기 위해선 그래픽카드에만 100만 원 중반 대의 거금을 들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RTX 30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비슷한 성능을 갖추기 위한 가격 부담은 대폭 감소했습니다. 게이밍 PC와 콘솔을 놓고 무엇을 사야 하나 고민하던 유저 입장에선 아무래도 솔깃할 부분입니다.

게이머들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최근에 RTX 20 모델 산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할 정도로 가격이나 성능 모두 잘 나왔네", "이번엔 콘솔 한 번 사볼까 생각했는데, 그럴 필요 없겠다" 등의 의견이 그것이죠. 한 게이머는 "역시 위협적인 경쟁자가 있어야 발전하는 건가?"라며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AMD 활약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한편으론 "아직까진 독점작도 있고, 가격도 월등히 싼 콘솔이 게임과는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번 발표를 계기로 PC와 콘솔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은 콘솔 진영에서 공세를 퍼부었다면, 이번엔 PC 진영에서 다음 게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를 꺼내든 셈이죠.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 경쟁이 싫지 않습니다. 덕분에 더 좋은 게임 환경과 제품을 만나볼 수 있게 됐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끌리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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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