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새 시즌에 PC방 버프까지, POE 상한가

이번 주 인기순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게임은 패스 오브 엑자일이다. 무려 27계단을 훌쩍 뛰어 13위를 차지했다. 그 기세가 국내 퍼블리셔이자 상장 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하다. 이번에 패스 오브 엑자일에는 커다란 호재 2개가 있었다. 하나는 지난 19일 인기몰이 전매특허로 자리 잡은 새 시즌이 시작됐다. 또 하나는 전면 영업정지였던 수도권 PC방이 지난 14일부터 영업을 재개한 것이다.

우선 새 시즌 ‘강탈’은 기존에 볼 수 없던 신선한 테마로 눈길을 끌었다. 핵심은 잠입과 강탈이다. 기존 패스 오브 엑자일이 전투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도둑 NPC를 데리고 다니며 곳곳에 숨겨진 물건을 찾아내고, 강탈하는 과정을 다뤘다 패스 오브 엑자일은 시즌마다 다른 콘셉트를 앞세웠는데 이번 시즌은 기존과 비교해도 변화가 상당히 컸다.

이와 함께 8월 중순부터 전면 영업정지에 들어갔던 수도권 PC방이 다시 문을 열었다. PC방 영업이 완전히 정상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가장 큰 수요가 있는 수도권에서 PC방이 다시 문을 열며 전체적인 PC방 이용률이 지난주보다 늘었고, 특히 피크라 할 수 있는 주말 이용량이 크게 증가했다. 새 시즌과 함께 인기를 단번에 끌어올릴 필요가 있었던 패스 오브 엑자일 입장에서는 PC방 영업재개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통했다.

다만 좋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단점이 악재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일각에서 제대로 플레이하기 힘든 수준이라 지적되고 있는 서버 불안이다. 이 문제는 강탈 전에도 꾸준히 이야기됐고, 패치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강탈 자체에 오류도 다수 발견되어 유저 불만이 쌓이고 있다. 이와 함께 생각해볼 부분은 시즌 시작과 끝물을 비교했을 때 순위 낙폭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싶다면 시즌 후반에도 일정 이상 순위를 유지할 지구력이 요구된다.

수도권 PC방 영업정지 직후 인기 순위가 한 번 크게 뒤집어진 적이 있다. 50위에 있던 포트나이트를 필두로 큰 변동 없이 제자리를 유지했던 도타 2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도 덩달아 뛰었다. 상대적으로 국내 이슈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외 대전 게임들이 갑자기 상승한 것이다.

이러한 상승세는 PC방 영업재개와 함께 끝났다. 앞서 이야기한 해외 게임 3종 순위가 크게 내려갔고, 반대로 영업정지 직후 순위권 밖으로 이탈했던 테라와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43위와 50위로 복귀했다. PC방 영업정지를 기점으로 40위 밖으로 밀려났던 몬스터 헌터 월드도 39위로 상승해 기존 기세를 어느 정도 회복했다. 전체적으로 중하위권에서 수도권 PC방 영업재개 효과가 뚜렷하게 드러난 주였다.

상위권에서는 발로란트가 3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하며 5위에서 9위까지 내려갔다. 신작 FPS가 살아남기 힘든 국내 시장에서 TOP10을 지키고 있다는 부분은 꽤 선방했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이제는 신작이라 보기 힘든 출시 4개월 차에 접어들었기에 TOP10을 굳히고 싶다면 국내 유저를 사로잡을만한 필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긍정적인 부분은 경쟁작 오버워치보다 업데이트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중위권에서는 아이온이 4주 연속 순위 상승을 기록하며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번 주 순위는 19위인데, 아이온이 올해 20위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온은 지난 8월 말에 신규 무기를 추가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벤트를 이어가며 인기 파밍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이벤트로 올린 순위는 금방 내려가는 경향이 강하기에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면 신규 콘텐츠가 보강되어야 한다.

하위권에서는 파이널 판타지 14가 35위까지 상승했다. 가장 직접적인 요인은 지난 2일 진행된 5.2패치에 맞춰 신규 유저에게 30일 이용권을 50% 할인해서 판매한 것이다. 여기에 국내에 개봉하지 않은 비장의 무기도 있다. 지난 8월에 글로벌 서버에 적용된 5.3패치다. 이 패치를 통해 니어: 오토마타 신규 던전이 추가되고, 첫 확장팩(60레벨)까지 이용권 결제 없이 무료로 할 수 있게 풀린다. 이번 주 파이널 판타지 14는 다가오는 큰 레이드를 앞두고 전투력을 끌어올린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