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홍보 영상에 담긴 ‘군함도’ 논란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0.09.25 14:33
MS가 24일, 도쿄게임쇼 2020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2020' 업데이트를 소개했다. 오는 29일 진행되는 이번 업데이트는 일본에 초점을 맞춰, 일본 6개 도시를 고해상도로 구현했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2분 가량의 영상에서 공항, 도시, 자연, 건축물, 문화재 등을 차례차례 소개했다.
그 가운데 '군함도'라 불리는 나가사키 하시마 섬이 등장해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하시마 섬은 3초 가량 짧게 등장했으며, MS는 해당 장소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다. 그러나 2차 대전 당시 일본 정부와 기업이 조선인들을 강제 징용해 위험한 탄광에서 인권을 유린하며 노동을 시킨 장소를 다른 명소와 섞어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 게이머들이 특히 반발하는 이유는 하시마 섬을 둘러싼 일본 정부의 행동에 많은 이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하시마 섬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에서 일본 정부는 인권유린 사실을 숨기고, 강제징용 사실을 부정하거나 조선인 차별이 없었다는 등 역사를 왜곡하려 했다.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하시마 섬의 강제징용 관련 정보를 차단하거나 축소하려 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 같은 관점에서 미국 기업인 MS가 자사 게임 소개 영상에 하시마 섬을 집어넣은 행동은 일부 한국 게이머들로부터 반발을 샀다. 한 게이머는 "일본 정부나 게이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였든, 몰라서 집어넣었든 간에 명백한 잘못"이라며 하시마 섬 홍보를 지탄했다.
한편,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MS의 이번 영상이 일본 다양한 지역의 랜드마크나 자연 경관, 풍경 등의 묘사 정도을 보여주기 위한 기술 트레일러에 가까우므로, 지나친 해석이라는 주장이다. 오히려 이번 기회로 하시마 섬의 존재를 알린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에 얽힌 강제징용 역사 등을 접할 수 있지 않겠냐는 반론도 있다.
한편, 해외에서는 하시마 섬 소개가 별다른 논란이 되고 있지 않다. 하시마 섬이 강제징용 시설이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이에 한국 게이머들은 유튜브 댓글을 통해 하시마 섬의 가슴아픈 역사를 소개하는 위키디피아 주소 등을 링크하고 있다.
*업데이트(2020.09.25 16:30)
MS는 군함도 논란과 관련하여 공식 입장과 함께 해당 트레일러를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MS 입장문 전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한국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는 저희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드리며, 현재 MS 플라이트 시뮬레이터 팀이 해당 트레일러를 수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