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나이트 시티에 코로나19가 퍼진다면?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0.09.29 10:40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가 혼란에 빠진 지 벌써 8개월이 지났다. 코로나19 대응법과 혼란 정도를 보면 국가와 지역마다 천차만별인데, 미국이나 인도처럼 손 쓸 방도 없이 퍼져나간 경우도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대처를 잘 하며 버티고 있는 나라도 있다. 방역을 잘 하는지 못 하는지는 국가적 방역망과 외교 관계, 경제 상황, 시민의식, 공권력, 문화, 돌발 요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기업이 사실상 도시를 지배하는 2077년 나이트 시티에서는 어떨까? 만약 코로나19처럼 2077년 의학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치명적인 전염병이 퍼질 경우, 각 사회 계층과 기업은 어떻게 대처할까?
게임메카는 이 같은 전염병 사태가 벌어진다는 가정에 대해 CD 프로젝트 레드 스토리 디렉터인 마르친 블라하에게 물었다. 답변에 앞서 그는 나이트 시티의 사회 구조에 대해 설명했다. "나이트 시티는 단일 조직 사회가 아니다. 시장이 있지만, 일부 지역은 기업들이 소유 및 통치하고 있다. 이런 기업들은 이미 폭동 등 비슷한 상황을 처리한 적이 있다"는 설명처럼, 이미 나이트 시티는 여러 건의 긴급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명적인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기업들은 철저히 자신들의 이득을 지키는 방향으로 대응한다. 예를 들면 자신들이 소유한 개별 지역을 격리하거나, 건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거나, 모든 형태의 현장 방문 및 여행을 금지하는 등이다. 마르친 블라하는 "(기업에게 있어) 그것은 일도 아니다"라며 "부자들은 아마도 다른 사람들과 거리를 두거나 나이트 시티를 완전히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업 고위층이나 부유층이 아닌 일반 시민들과 가난한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슬프지만 많은 사람이 죽는 와중에도 사회적 안전망은 전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마르친 블라하는 "공공 의료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라고 답했다. 실제로 나이트 시티에서는 전염병 뿐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사적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중산층 이상은 돼야 한다. 진보한 의학을 바탕으로 금세 치료법이 나오더라도, 비싼 의료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 와중 자신들의 밥그릇을 챙기는 이들로 인해 사회는 더욱 난장판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정치인들은 도시에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서로를 비난하고, TV를 틀면 사태 확산과 안전불감증의 책임을 방송국 임원들에게 돌리는 프로그램이 나온다. 나이트 시티 외곽 황무지에 위치한 배드랜드에서는 노마드들이 "나이트 시티를 멀리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군"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이처럼 나이트 시티는 겉보기엔 발전된 미래 사회상이지만, 속은 한없이 썩어들어간 사회다. 이 모습들을 100% 픽션이라고 받아들이기엔, 2020년 현대 사회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어 씁쓸함이 전해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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