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롤린이가 자라기 좋은 세상! 롤 와일드 리프트

▲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명실공히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롤)'도 10년차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쌓인 콘텐츠로 높은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 되었다. 151명에 달하는 챔피언의 특성도 알아야 하고, 수십 수백 개에 달하는 아이템과 그 효과, 5개의 역할 군, 복잡한 룬 조합 등 게임 한 판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 익혀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높은 진입장벽 덕에 최근에는 싹도 틔우지 못한 채 포기하는 '롤린이'들이 많다.

지난 8일부터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이하 롤 와일드 리프트)'는 그런 롤린이를 위한 게임이다. 복잡했던 시스템들을 최대한 쉽고 빠르게 익힐 수 있도록 수정하고 또 수정한 기색이 역력했으며, 게임의 핵심 재미를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하는 데 성공했다. 모바일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했던 조작감은 덤이다. 그야말로 롤은 하고 싶지만 엄두를 내지 못했던 롤린이에게 딱 맞는 게임이었다.

▲ '리그 오브 레전드: 와일드 리프트'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소소하지만 세세한 차이점이 눈에 띈다

롤 와일드 리프트는 최초 공개 당시에 라이엇게임즈에서 발표했던 것처럼 원작을 그대로 이식한 작품이 절대 아니다. 특히 캐릭터 모델링에 있어서는 유니티 엔진으로 아예 처음부터 새롭게 개발한 작품이다 보니, 외형부터 스킬 효과, 승리 포즈 연출과 맵 크기 등에서 원작과 많은 차이점을 보인다. 트위스티드 페이트, 애쉬, 마스터이, 애니처럼 오래된 캐릭터는 그 차이를 금새 눈치챌 수 있는 편이다.  

맵 구조도 소소하게 바뀌었다. 지급되는 기본 골드가 초당 1.6에서 4로 늘었으며, 위치에 따라서 체력과 능력이 달랐던 포탑은 체력 3,000에 모두 세 개의 방패를 들고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아군의 슈퍼미니언을 생성하게 해주던 억제기가 사라지고 그 역할을 억제기 포탑이 대신하게 됐으며, 넥서스 포탑이 없어진 대신 넥서스가 직접 공격을 한다. 없어진 건물만큼 전반적인 맵 크기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졌고, 상대적으로 미니언의 크기가 커졌다. 

▲ 화려한 3D 모션에 압도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블루 진영과 레드 진영 모두 똑같은 시점에서 게임을 진행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미니언의 크기도 묘하게 크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미니언의 크기도 묘하게 커진 기분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모바일 환경에 맞게 챔피언의 설정도 달라졌다. 본래 18이었던 최대레벨은 15로 감소하고 궁극기 습득 레벨도 5, 9, 13으로 바뀌었다. 미니언 웨이브가 4마리로 줄었지만, 미니언이 죽을 때 근처에 있기만 해도 소량의 골드를 얻을 수 있고 웨이브 형성 타이밍이 빨라져 전체 골드 수급량은 오히려 늘었다. 기본 지속효과만 있던 캐릭터의 스킬에는 모두 액티브 효과가 추가됐다. 가령, 매 4번째 공격마다 추가 마법 피해를 입히는 패시브 스킬이었던 트위스티드 페이트의 ‘속임수 덱’은 원래 효과에 더해서 공격속도를 높여주는 능력이 더해졌다.  

이 밖에도 적이 죽었을 때 물건을 뿌리는 마커 기능, 충성과 달콤함 같은 오리지널 룬, 다이아몬드와 플래티넘 사이에 에메랄드 티어 등 원작에는 없는 것들이 다수 추가됐다.

▲ 와일드 리프트에서만 볼 수 있는 포로 상자는 무려 확률형 아이템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정확히 두 배 빨라진 게임 템포

앞서 설명한 롤 와일드 리프트가 갖는 원작과의 차이점은 게임의 속도를 빠르게 해주고 교전 횟수를 높여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일단 골드 수급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 주효하다. 모든 포탑에 방패가 있어 골드 채굴이 쉬워졌고, 미니언도 더 빠르게 나오기 때문에 훨씬 쉽게 장비를 장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여기에 힐 포션 같은 초반 액티브 아이템이 소환사 주문으로 바뀌게 되면서 오롯이 코어 아이템을 장만하는 것에만 골드가 소모되는 것은 덤이다.

굉장히 단순한 변화지만 이 덕분에 챔피언의 성장이 더욱 빨라졌다. 평균적으로 15분 정도면 3개의 코어 아이템과 각종 부가 효과가 달린 장화 등을 모두 장만할 수 있을 정도다. 이를 활용해 유저는 더욱 적극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원작보다 훨씬 더 빠른 타이밍에 더 많은 킬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최대 레벨은 감소하면서 레벨 대비 공격력 및 방어력이 향상한 점 또한 게임 템포를 끌어올리는 것에 큰 도움이 됐다.

▲ 맵의 외형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사진: 게임메카 촬영)

억제기와 넥서스 포탑이 사라지면서 그 크기도 분명히 작아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억제기와 넥서스 포탑이 사라지면서 그 크기도 분명히 작아졌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덕분에 5분이면 라인전 단계가 완전히 끝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맵의 크기가 작아진 것 역시 마찬가지다. 정말 약간의 축소지만, 이로 인해 정글러의 동선이 훨씬 짧아지고 라인에도 더욱 많이 개입할 수 있게 됐다. 물론 서포터나 미드 같은 포지션도 더욱 쉽게 다른 라인으로 로밍을 다닐 수 있게 됐으며, 이로 인해 라인전 속도가 한층 더 빨라졌다. 결과적으로 라인전은 5분에서 10분 사이에 끝나게 되고 이후 부터는 전령이나 용, 바론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전면 한타를 벌이게 된다. 말 그대로 게임의 템포를 두 배 올린 것이다.

▲ 다만 맵이 좁기 때문에 오브젝트를 획득하는 중에 역습을 당하는 경우도 더 많이 일어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초심자는 여기서 롤을 배우시면 됩니다

무턱대고 게임이 빨라지기만 한 것은 절대 아니다. 조작성을 쉽게 개선해 누구나 어렵지 않게 원작에 버금가는 화려한 컨트롤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매우 효과적이었다. 특히 원작의 논타겟 스킬을 버튼 터치만으로 가까이 있는 챔피언이나 락온한 대상에게 바로 발동할 수 있게 만든 점이 난이도를 낮추는데 큰 기여를 했다. 가령, 이즈리얼은 그냥 순서에 맞춰서 스킬과 공격 버튼을 빠르게 연타하는 것만으로도 적을 간단히 요격할 수 있으며, 야스오나 제드처럼 사용하기 힘든 것으로 유명했던 캐릭터가 이 게임에선 쉬워진 난이도만큼 OP 캐릭터로 군림하게 됐다.

▲ 애쉬 궁은 아예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런 의미에서 직선으로 뻗는 럭스의 궁은 다소 아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그런 의미에서 직선으로 뻗는 럭스의 궁은 다소 아쉽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와일드 리프트에서 제드는 명실공히 최강의 캐릭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와일드 리프트에서 제드는 명실공히 최강의 캐릭터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이템 체계가 훨씬 간단해진 것도 초보자를 위한 배려라고 할 수 있다. 1,000골드 미만의 초급 아이템과 2,000골드 미만의 중급 아이템 개수를 줄여서 초반 아이템 선택에 큰 고민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게임 중간중간 여러 버튼을 누르도록 만들었던 수은의 띠나 아이오니아의 그림자 같은 액티브 아이템이 모두 장화 아이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통합되면서 조작 버튼은 줄어들되, 구현할 수 있는 액션은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더불어 초보자 입장에선 복잡하기 짝이 없었던 룬 시스템이 매우 간결해졌다. 일단 63개에 달하던 룬 개수가 26개로 줄었으며, 정밀, 지배, 마법, 결의, 영감으로 구분되던 체계를 없애고 핵심 룬 8개와 보조룬 18개만 남겼다. 여기에 새로 추가된 룬 들은 대부분 그 효과가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고, 초보자가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 점에서도 롤린이에 대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 모든 액티브 아이템은 신발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통합됐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아이템을 미리 설정해 놓으면 원하는 아이템을 바로 바로 살 수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새로 추가된 룬은 다른 룬에 비해서 설명과 효과가 간결한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원작과 다를 바 없는 뛰어난 완성도

게임 속도는 빨라지고 롤을 처음 접해본 사람도 쉽게 익힐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급부로 밸런스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다. 위에서 말했듯 야스오랑 제드 같은 캐릭터는 본래 어려운 난이도로 강력한 성능을 억제해 놓은 캐릭터라고 볼 수 있었다. 헌데, 롤 와일드 리프트에서는 조작이 쉬워지면서 이 둘이 명실공히 강캐로 뛰어올랐다. 이 밖에도 가렌의 궁극기에 유도 및 돌진 성능이 붙거나, 애쉬가 궁극기를 사용할 때 방향을 조작할 수 있게 된 점은 게임을 쉽게 만듦과 동시에 캐릭터의 성능을 지나치게 좋게 만들면서 게임의 밸런스가 다소 혼란스러워진 감이 있다. 

게임의 밸런스와 양상이 롤과는 상반된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게임의 밸런스와 양상이 롤과는 상반된다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사실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사실 더 큰 문제가 하나 있다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PC에선 45분에 한 번씩 받던 패배의 스트레스를 여기선 20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PC에선 45분에 한 번씩 받던 패배의 스트레스를 여기선 20분에 한 번씩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렇게 미묘하게 다른 밸런스와 플레이 감각은 사실 이미 PC로 롤을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롤 와일드 리프트를 꺼리게 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어쨌든 롤 유저에게 있어서 주류 플랫폼은 PC일 것이고, 롤 와일드 리프트가 원작 롤과 상이한 플레이 감각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조작감도 다르고 네트워크 안정성도 떨어지는 모바일에서 깊게 게임을 파고들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반대로 롤 모바일에서 롤 PC로 넘어가는 신규 유저가 얼마나 될지도 아직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 와일드 리프트는 원작과 다를 바 없을 만큼 굉장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아직 테스트 단계라 텍스트 오류라던가 게임 내 출력 메시지가 시야를 가리는 문제들은 있지만, 비공개 테스트 기간에도 활발하게 패치를 진행하는 모습을 보면 금방 긍정적인 방향으로 수정될 것이라 예상된다. 

▲ 롤린이라면 여기서 승리의 기쁨에 취해보자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