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나이츠2, 그래픽은 낯설지만 전작 매력은 그대로다

▲ '세븐나이츠2' 대기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처음 세븐나이츠2가 공개됐을 때 유저 반응은 다소 복잡미묘했다. 비주얼이나 게임 방식 등이 전작 세븐나이츠와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본래 세븐나이츠는 3등신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아기자기한 맛과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한 덱 구성이 특징인데, 세븐나이츠2는 8등신 캐릭터에 4명의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펼치는 액션에 치중한 모습이었다. 이런 급작스런 형태 변화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표했다.

다행히도 지난 18일 출시된 세븐나이츠2에서는 혁신보다는 익숙함이 더 느껴졌다. 캐릭터 조합의 재미를 지키기 위해 수동 조작의 비중을 줄이고, 대신 캐릭터 4명의 유기적인 움직임에서 나오는 파티 플레이에 집중한 것이다. 첫인상은 얼핏 어색하고 평범해 보이기도 하지만, 조금 진득하게 게임을 즐기다 보니 1편의 재미가 확실히 계승됐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 '세븐나이츠2'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MMORPG보다는 수집형 RPG에 가까운 게임

세븐나이츠2는 전작의 주요 사건이었던 강림의 날로부터 20년이 지난 뒤를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과거보다는 평행세계에 가깝다. 루디가 델론즈를 처치했으며, 에반과의 싸움에서 이기고 네스트라의 강림을 막아낸 뒤다. 이런 와중에 세븐나이츠의 일원 중 하나인 세인이 타락해 죽은 델론즈의 복제인간을 양산해 내면서 세계에 위험이 닥치게 되고, 주인공 렌이 나서서 이를 막는 것이 게임의 주요 스토리다. 

스토리 진행은 상당히 전개가 빠르고 파격적인 편인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토리 진행은 상당히 전개가 빠르고 파격적인 편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초반부터 주요 인물이 희생당하는 것도 부지기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재작년 지스타 2018에서는 수동 조작 액션에 집중한 MMORPG였지만, 출시된 버전은 오히려 스테이지 클리어 방식 수집형 RPG에 가까웠다. 물론 스토리 진행 방식이나 퀘스트, 필드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전투는 분명 MMORPG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캐릭터를 하나하나 조작하기보다는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서 필요한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점과 상황에 맞는 캐릭터 조합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수집형 RPG의 색이 강하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는 총 46명이며, 각 캐릭터는 각각 방어형, 공격형, 사수형, 지원형, 만능형으로 나눠져 있다. 이를 어떻게 배치하고 활용하느냐가 게임을 풀어나가는 주요 기제가 된다.

캐릭터는 5개의 타입으로 나눠져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캐릭터는 5개의 타입으로 나눠져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를 어떻게 조합할지 궁리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를 어떻게 조합할지 궁리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캐릭터 조합의 재미를 그대로 계승했다

일단, 게임에 익숙해지고 나면 이번 작품도 1편 못지않게 다양한 캐릭터 조합 연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령, 똑같은 탱커라도 패시브 스킬이나 능력치에 따라 적 디버프와 공격에 치중한 캐릭터가 있는 반면, 아군 버프나 방어력 및 적 시선 분산에 특화된 캐릭터도 있다. 이는 공격형 캐릭터나 지원형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캐릭터 특징을 정확히 이해하면 PvE나 PvP에서 적의 조합이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덱 조합을 더욱 빛내주는 요소가 바로 캐릭터의 유기적인 움직임이다. 세븐나이츠2 캐릭터들은 자신의 역할군과 진형에 따라서 행동하는데, 이 인공지능이 상당히 정교하다. 힐러는 적 공격이 안 닿는 위치를 곧잘 잡으며, 근접 딜러는 여러 적 중에서 가장 체력이 낮은 적을 먼저 찾아간다. PvP는 한층 더 정교한 편인데, 힐러가 공격당하면 같은 편의 다른 캐릭터가 모두 힐러를 지키러 온다거나, 상대편 탱커에 공격을 집중해서 녹이는 등 실제로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것보다 효율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 진형에 붙어있는 다양한 능력치를 강화하고 활용하다 보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생각보다 정교한 형태의 파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생각보다 정교한 형태의 파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는 PvP에서도 마찬가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와 별개로 게임 내에서 4명의 캐릭터가 함께 펼치는 전투 연출도 상당히 볼 만하다. 모든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기술을 쓰다 보니 전투 속도가 굉장히 빠르며, 기술 효과도 굉장히 현란해서 보는 맛도 충분하다. 특히 모든 캐릭터가 차례대로 궁극기를 쓰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보스전에서 제압기를 사용해 적의 일격기를 막을 때의 연출이나 컷신에서 보여주는 액션도 이 게임의 백미다. 

수집형 게임인데 모델링이 아쉽다니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우선 인게임 그래픽에 대해서는 혹평이 많다. 실제로 화면이 자글거려서 캐릭터가 흐릿하게 보인다거나, 프레임 저하까지 겹쳐져 눈이 아픈 경험이 자주 있었다. 더불어 캐릭터 모델링이 상당히 투박해, 일러스트 원화에서 느껴진 캐릭터 고유의 매력이 잘 담기지 못했다. 게임의 본질이 캐릭터 수집이라는 걸 생각하면 치명적인 단점이다.

▲ 이 캐릭터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 캐릭터는 동일 인물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전반적으로 모든 캐릭터가 흐릿하게 보인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액션 연출에 비해 다소 부족한 타격감도 거슬리는 부분이다. 여러 캐릭터가 동시에 전투를 펼치고 한 번에 최대 4개의 기술이 난무하는 전투환경을 생각하면 캐릭터 하나하나의 타격감을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분명 힘든 일이긴 하다. 하지만 제대로 된 피격모션조차 없는 적들과, 싱글 카메라로 한 캐릭터만 보고 있을 때조차도 그 흔한 진동 하나 제대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분명 아쉽게 다가온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가장 답답한 부분은 과도하게 긴 튜토리얼이다. 이 게임은 5시간을 꾸준히 플레이해도 튜토리얼이 끝나지 않는다. 스토리의 극 초반 부분인 3장이 되면 전투력 부족으로 게임 진행이 한 차례 막히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도 튜토리얼 중이다. 이와 별개로 무료 뽑기나 리세마라도 없이 스테이지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새로운 패키지를 두고 지나친 과금 유도라고 불편을 호소하는 유저들도 종종 있다.

▲ 이 게임은 화려한 연출과는 별개로 타격감이 굉장히 안좋은 편인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궁극기가 적에게 제대로 들어갔는지 조차 체감하기 힘들 정도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튜토리얼이 정말 오랜시간에 걸쳐서 진행된다는 것도 단점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1편의 장점을 계승하다

종합해보자면, 세븐나이츠2는 캐릭터 모델링이나 타격감 등에서 다소 아쉬움을 드러낸 작품이지만, 1편의 캐릭터 조합 연구라는 기본 재미를 실시간 전투에 잘 녹여내는 것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완벽하게 만들어진 게임은 아닐지라도 1편의 장점을 계승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이다.

▲ 어찌되었건 1편의 장점을 계승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