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신체개조, 과연 어디까지 가능한가?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0.11.24 16:26
사이버펑크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신체개조다. 팔다리는 기본이요, 얼굴과 몸 곳곳을 각종 기계장치로 대체한 이들이 자연스럽게 거리를 나다니는 것이야말로 이 장르의 최대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까지 신체개조가 가능할까? 일단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가 개조 가능한 부위는 총 11곳이다. 손, 팔, 다리, 안구, 외피, 골격 등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부터, 전두피질, 순환계, 면역계, 신경계, 운영체계 등 드러나지 않는 곳까지 포함한다. 게임 시작 시점에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어느 정도 외형적 개조가 가능하며, 나머지는 진행 도중 리퍼닥을 찾아가 돈을 내고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관 내에서는 이보다 더 다양한 부위를 개조할 수 있다. 앞서 기사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애니멀 갱단에서는 인공배양 근육을 몸에 이식해 근육 갑옷을 두르기도 한다. 근육은 생물학적 강화기술을 응용한 '바이오웨어'에 속한다. 기계에 비하면 성능은 다소 떨어지지만, EMP 공격이 통하지 않고 스캐너로 감지가 불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외피와 근육, 골격을 잘 바꾸면 아예 로봇처럼 보이는 것도 가능하다. 2077년의 연예인이나 브레인댄스 셀럽들이 주로 이런 극단적인 개조를 많이 하는데, 전신을 황금색 금속으로 도배한다거나 입을 세 개, 눈을 여섯 개로 만드는 등의 행위도 가능하다. 신경계와 골격 개조를 더하면 팔을 두세 개 정도 더 붙이거나 날개를 다는 것도 가능할 듯 한데, 아직까지는 그런 사례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가면, 몸 전체를 기계로 바꾸는 사이보그화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인물이 키아누 리브스가 모델을 맡은 조니 실버핸드를 살해한 인물, 아담 스매셔다. 그는 2023년 아라사카 타워 폭발에 휘말려 죽음에 두 발을 들여놨지만, 아라사카 그룹에 구출돼 전신 사이보그 수술을 받았다. 어찌저찌 생명은 건졌지만, 사실상 그의 몸에 인간으로서 남아 있는 부분은 거의 없다. 성격마저도 인간적인 면이 거의 사라졌고,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은 채 아라사카의 명령만을 수행하는 기계에 가까운 존재가 되었다. 어찌 보면 영화 바이센테니얼 맨의 정반대 케이스에 가깝다.
이토록 신체 내/외부를 가리지 않는 개조에는 많든 적든 돈이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인간의 몸은 어떤 의미에서 귀중품처럼 취급된다. 이를 전문적으로 노리는 집단이 바로 스캐빈저다. 사람들을 납치해 장기와 사이버웨어를 모두 적출해 암시장에 팔아넘기는 사회악으로, 이들에게 당한 희생자(그들의 언어로는 '기증자')는 말 그대로 뼈도 못 추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참고로 스캐빈저는 불법 사이버웨어의 주 공급책으로, 암시장에서 산 중고 사이버웨어는 대부분 이런 과정을 통해 유통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이버펑크 2077 발표회에서 게이머들이 그토록 묻던 '중요부위에 총을 다는 개조'는 어떨까? 비록 게임 내에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CD 프로젝트 레드 마르친 블라하 스토리 디렉터에게 문의한 결과 엄청나게 비실용적이긴 해도 어쨌든 가능은 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중요부위에 총을 다는 개조는) 게임에서는 불가능하지만, 사이버펑크 장르 자체에서는 이런 임플란트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혀 실용적이지는 않겠죠"라며 "느와르 장르 영화에서 나오는 '네 주머니에 있는게 총이야, 아니면 그냥 날 보는게 반가운거야?' 같은 대사의 매력도 너무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내포되어 있는 은은한 성적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없겠죠. 또한, 그곳에 총을 부착한 사람에게 경찰이 '총 내려!'라고 외친다고 하더라도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겠네요"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임플란트의 비실용적인 성격은 거대 기업의 R&D 부서들이 성기에 부착할 수 있는 화기 기술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지 않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탈모 치료 개발처럼 훨씬 더 실질적이고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들도 있기 때문이죠"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