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셔틀] 백년전쟁, 서머너즈 워가 실시간 전투로 바뀌면?

▲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대기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지난 2017년,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를 포켓몬스터 같은 글로벌 IP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에 등장하는 450종이 넘어가는 캐릭터를 활용해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소설, 코믹스 등을 선보이며 IP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는 와중에도 정작 게이머들이 바라는 후속작은 나오지 않아 많은 팬들이 아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지난 21일,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이하 백년전쟁)'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꽤 큰 편이다.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출시된 지 만 6년이 훌쩍 넘어서 나오는 신작인 데다가, 수집형 RPG였던 전작과 달리 실시간 대전 위주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과연 백년전쟁이 기대할 만한 게임인지 알아보기 위해 직접 체험해봤다. 

▲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공식 트레일러 (영상출처: 게임 공식 유튜브)

서머너즈 워가 해석한 클래시 로얄

백년전쟁은 턴제 RPG였던 전작과 달리 클래시 로얄이나 매직 더 개더링: 마나 스트라이크와 비슷한 실시간 PvP 전략게임이다. 서머너즈 워의 캐릭터를 활용해 덱을 구성하게 되며, 캐릭터 고유 스킬도 그대로 도입됐다. 8장의 카드와 최대 3장의 소환사 스펠을 덱에 추가할 수 있으며, 천천히 충전되는 마나를 적절한 타이밍에 사용해 적 캐릭터를 먼저 몰살하는 것이 기본적인 게임의 룰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서머너즈 워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 외에는 위에서 언급한 게임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보면 백년전쟁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굉장히 많다. 일단, 보통 패에 있는 카드를 꺼내서 유닛을 소환하는 다른 게임과는 달리 백년전쟁은 8명의 캐릭터가 모두 필드 위에 등장한 채 시작한다. 게임의 룰 또한 적의 타워나 본진을 공격하는 것이 아닌, 적 캐릭터를 모두 전멸시키는 쪽이 승리한다. 

▲ 클래시 로얄이 떠오르는 마나 게이지와 캐릭터 카드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덱 구성이라는 핵심 요소도 상당히 비슷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덱 구성이라는 핵심 요소도 상당히 비슷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필드 위에 소환된 캐릭터는 적 선봉 캐릭터부터 순서대로 기본 공격을 가하는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마나를 소모해 캐릭터들의 고유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스킬에는 적 선봉을 공격하거나 기절시키는 것부터, 적을 얼리거나 우리 팀을 일정 시간 무적으로 만드는 등의 능력이 있다. 해당 캐릭터가 죽으면 그 캐릭터의 스킬은 패에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 

뛰어난 전략의 다양성과 깊이

백년전쟁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하면 역시 서머너즈 워의 기본 공식을 게임에 잘 녹여냈다는 점이다. 불, 물, 바람과 빛, 암의 속성 관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기절과 방어력 공격력 감소, 지속 피해 등의 스킬 효과도 있다. 상대 스킬 효과를 무시하는 면역과 그걸 없애주는 면역 해제도 건재하다. 이 스킬들은 특정 시간 동안 효과가 유지되기 때문에 내가 유리하고 불리한 타이밍을 계산해서 공세를 유지할지 아니면 마나를 아끼고 방어에 집중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속성과 효과를 활용한다는 서머너즈 워의 기본 전략 구성을 자연스럽게 묻혀낸 셈이다. 



서머너즈 워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8등신으로 변신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서머너즈 워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8등신으로 변신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속성과 스킬도 비슷하게 구성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 기본 전략에 깊이를 더해주는 시스템이 바로 카운터 스킬과 소환사 스펠이다. 백년전쟁에선 상대방이 스킬을 사용하는 동안 나도 스킬을 발동할 수 있는데, 이를 카운터 스킬이라 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적이 회복 스킬을 사용하는 순간 회복 불가 효과를 카운터 스킬로 발동시키거나, 상대방이 특정 캐릭터에게 공격력과 가속 버프를 거는 순간 상대의 이로운 효과를 뺏는 스킬로 이를 강탈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스킬을 먼저 사용할지, 아니면 카운터로 발동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잘 사용하면 일발 역전 같은 극적인 상황도 연출할 수 있다.

소환사 스펠 또한 게임의 박진감을 높여주는 요소 중 하나다. 소환사 스펠은 필드에 있는 캐릭터와 별개로 소환수가 직접 사용하는 스킬로, 전체 캐릭터 회복부터 일정 시간 동안 적이 주는 피해를 회복으로 전환해 주는 등 굉장히 강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강력한 능력은 게임에서 딱 한 번만 사용할 수 있고, 다른 스킬과 마찬가지로 카운터도 가능해 어느 타이밍에 사용해야 할지 심혈을 기울여 판단해야 한다. 

전략성과는 별개로 캐릭터들이 지니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잘 표현했다는 점도 매력이다. 조커를 비롯해 리자드맨, 물 페어리 엘루샤 등 각각의 캐릭터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으며, 스킬 또한 조커의 절단이나 엘루샤의 회복처럼 상징적인 것들로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전황을 한 방에 파악할 수 있는 각종 효과도 뛰어나다. 기절의 걸린 캐릭터의 스킬 카드에 빨간색 오라가 감돈다거나, 빙결에 걸린 캐릭터는 스킬 카드도 같이 얼어붙는 등 여러 효과를 통해 8 대 8이라는 복잡한 전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 상대방 스킬이 발동하는 순간 내 스킬을 발동하면 나오는 카운터 스킬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공격이 당하는 순간 카운터 어택으로 힐을 줄수도 있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소환사 스펠로 전황을 뒤집을 수도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서머너즈 워 몰라도 재밌는 게임

굳이 아쉬운 점을 고르자면, 생전 처음으로 서머너즈 워를 접해본 사람을 위한 튜토리얼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다. 면역이나 의지, 저항 같은 서머너즈 워 특유 스킬 효과에 대한 설명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으며, 스킬 효과 또한 가독성과 가시성이 부족해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이 캐릭터의 효용성을 가늠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초보자 입장에선 덱 구성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어렵사리 구성한 덱을 테스트하고 연습해볼 곳이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다른 CCG 게임과는 달리 이 게임엔 싱글 모드가 있긴 하지만, 해당 모드의 난이도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연습용으로는 활용이 불가능하다. 결국 다른 유저와의 PvP를 통해서만 덱을 연습할 수 있다 보니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초보자는 잇다른 패배에 급격히 흥미가 식을 수 있다. 이 밖에도 그래픽이나 최적화 같은 게임의 기본적인 완성도도 약간은 아쉬운 편이다. 

▲ 싱글 콘텐츠가 있지만 마음 놓고 덱을 연습하기엔 솔직히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스펠과 스킬의 사용법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채 PvP를 진행하게 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물론 이런 단점들은 게임이 주는 독특한 재미에 비하면 매우 소소한 단점에 속하며, 향후 정식 서비스시 쉽게 개선될 수 있는 부분이다. 백년전쟁은 서머너즈 워를 아는 사람은 물론 이를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며, 무엇보다 여러 게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룰의 독특한 변주와 개성 넘치는 오리지널 시스템을 결합해 지금까지 나왔던 게임들과 다른 색다른 재미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간만에 테스트 단계에서 정식 출시가 기다려지는 게임이었다.

▲ 간만에 정식 출시가 기대되는 게임이 나왔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재오 기자 기사 제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