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위분석] 한국인 입맛 사로잡은, 타르코프의 매운맛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1.03.17 18:56
최근 게임 흥행 공식은 어느 정도 굳어져 가는 듯 하다. 일단 플레이 목표가 직관적이어야 하며, 레벨 구조는 배우기는 쉽되 익히기는 어려워야 한다. 수준 높은 현지화와 맞춤형 마케팅은 기본이며, 게임을 구매하거나 결제하기 쉽도록 결제 수단이나 플랫폼 등 사업모델도 신경써야 된다. 너도 나도 이런 공식에 맞추려다 보니 다소 뻔한 맛의 밋밋한 게임들만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위의 공식들을 완벽하게 거스르는 게임이다. 처음 접속하면 뭘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특정 행위를 하려면 뭘 어떻게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지조차 까마득하다. 게임 가격은 상위 에디션 기준 18만원 정도로 매우 비싼 데다, 스팀 등 유명 플랫폼에 속해 있지 않아 공식 사이트에서 수수료를 내고 외화결제를 해야 하고 환불도 거의 불가능하다. 한글 패치는 2월에야 겨우 추가됐지만, 오류 투성이다. 국내 유저들을 위한 회사 차원 마케팅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유저 입장에선 이렇게 매운 맛이 더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어 게임메카 PC 온라인게임 순위 46위에 진입했다. ‘셰르파’라 불리는 도우미 유저들이 없이는 뭘 해야 하는지조차 모를 하드코어 요소는 인터넷 방송에서 그 자체만으로 수많은 에피소드를 만들어 냈으며, 약간이라도 밀리터리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세세한 상호작용과 액션은 게임성에 대한 입소문으로 퍼져나갔다. 서바이벌과 공포를 잘 조합시킨 긴장감 넘치는 전투는 몰입감을 배가시켰고, 그 맛을 느껴 본 이들은 친구들에게 이 고통을 맛보여 주기 위해, 혹은 같은 편을 만들기 위해 영업을 시작했다. 이런 모든 요소들이 조합돼 ‘맵지만 맛있는’ 게임의 맛을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듯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는 흥행 공식들을 대부분 어기고도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저 공식들만 갖춘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인기를 누릴 수 있다. 게임 구입과 QA를 비롯한 서비스 창구를 개선하고, 게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초보와 기존 유저를 위한 편의 시스템을 갖추고, 지역별 맞춤형 마케팅과 문의창구를 열고, 가격 정책을 현실감 있게 조절하는 등 발전 가능한 요소가 많다. 과연 타르코프의 마력이 국내에서 얼마나 통할 지 지켜보자.
‘마지막 방주’ 로스트아크 상승세 주춤, 메이플 순위는 변동 무
지난 주 게이머 사이에서 확률 관련 논란을 일으킨 메이플스토리는 꽤나 부침이 심했다. 2월 확률 논란 해명에 대한 유저 반발이 심화되자 인기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이었으나, 전 유저 대상 보상이 주어지던 시기에는 순위 및 사용량이 반짝 상승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 메이플스토리 순위는 지난 주와 같은 7위를 유지했다. 반대편에선 커피 트럭에 이어 인기 트럭까지 받으며 지난 주 3위라는 성적을 로스트아크가 이번 주 살짝 뒤로 밀린 6위를 기록했다.
중위권에서 눈에 띄는 게임은 디아블로 형제다. 3주 전 블리즈컨으로 잔뜩 촉발된 기대가 뚝 떨어져 디아블로 3는 3계단 하락한 27위, 디아블로 2는 4계단 하락한 39위에 각각 자리했다. 파이널 판타지 14의 경우 외전 퀘스트 ‘세이브 더 퀸’과 강화 단계 업데이트 등을 예고하며 기대감이 높았으나, 16일 업데이트와 함께 벌어진 접속 오류가 발목을 잡아 4계단 상승에 그쳤다.
하위권에서는 최근 활발한 업데이트와 함께 인터넷 방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포트나이트가 5계단 상승한 43위에 위치했으며, 13일 자정을 넘겨가며 십수 시간 릴레이 유저간담회를 실시한 마비노기의 검색량이 늘어나며 48위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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