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속 칩 통해 생각만으로 게임하는 원숭이 영상 공개

▲ 생각만으로 게임하는 원숭이 페이저 (사진출처: 뉴럴링크 공식 유튜브 채널)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가 생각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원숭이를 담은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원숭이 뇌파를 감지하여 컨트롤 없이 커서를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고전게임 퐁을 뇌파만으로 즐기는 ‘마인드퐁’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 영상은 뉴럴링크가 지난 9일 자사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영상에는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한 원숭이 페이저(Pager)가 두 가지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담겼다. 하나는 커서를 움직이는 게임, 또 하나는 고전 탁구 게임인 퐁이다. 처음에는 원숭이가 조이스틱을 움직여 게임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조이스틱 코드가 빠져 있음을 보여주며 뇌 신호 감지를 통해 게임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원숭이 마인드퐁 시연 영상 (영상출처: 뉴럴링크 공식 유튜브 채널)

▲ 원숭이 마인드퐁 픽쳐 인 픽쳐(창 안의 창) 영상 (영상출처: 뉴럴링크 공식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원숭이는 기다란 대롱에 계속 입을 대고 있는데, 이는 대롱에서 바나나 스무디가 나오기 때문이다. 즉 바나나 스무디를 먹기 위해서 열심히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뉴럴링크는 원숭이 뇌에 몸 왼쪽과 오른쪽을 관장하는 운동 피질(motor cortex, 뇌에서 근육 운동을 통제하는 부분) 신호를 감지하고, 이를 컴퓨터로 전송하는 칩 2개를 이식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원숭이가 근육을 움직이는 생각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이 현실화된 것이다.

뉴럴링크는 기존에도 돼지 뇌에 칩을 심어, 돼지가 냄새를 맡을 때 전달되는 신호가 컴퓨터에 전달되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생각만으로 게임하는 원숭이’를 공개한 것이다. 이처럼 두뇌로 기계를 제어하는 기술을 뇌-기계 인터페이스, BMI(brain-machine interface)라고 부른다.

뉴럴링크의 목표는 자사가 개발한 BMI를 통해 몸이 마비된 사람에게 디지털 자유를 돌려주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컴퓨터 등을 움직여 의사를 전달하고,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고, 사진과 예술을 통해 창의성을 표현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울러 뇌 신호로 몸의 신경과 근육을 자극해 다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게 도와주는 영역도 포함되어 있다.

한편 뇌 신호를 게임 플레이에 접목하는 연구는 뉴럴링크 외에 여러 업체에서 시도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밸브다. 밸브 게이브 뉴웰 대표는 지난 1월 뉴질랜드 매체 1news와의 인터뷰를 통해 뇌 신호를 컴퓨터로 읽어 해석하는 BCI(두뇌 컴퓨터 인터페이스, Brain Computer Interface)를 게임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다만 밸브가 시도하는 BCI 접목은 뉴럴링크와는 방향성이 다르다. 뉴럴링크는 몸을 움직이기 힘든 사람이 생각만으로 기기를 다루는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면 밸브는 게임을 더 몰입도 있게 만드는 부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뉴웰 대표가 예로 든 것은 플레이어의 지루한 감정을 인식해 난이도를 소폭 높이거나, 플레이어의 감정과 표정을 읽어 이를 연구자와 개발자에게 게임 제작에 참고할만한 데이터로 제공하는 것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