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원, 카트라이더에 '작은 한국' 만드는 넥슨

▲ 카트라이더 코리아 테마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넥슨)

그간 카트라이더는 중세도시, 올림포스, 싱가포르 등 특정 도시를 테마로 한 업데이트를 선보여왔다. 다만 17년 간 서비스를 이어온 카트라이더에 하나쯤 나왔을 법한 그 도시는 없었다. 카트라이더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다. 지난 4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발표된 ‘코리아 테마’를 많은 팬들이 반가워한 이유도 ‘카트라이더라면 한국이 있어야지’라는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마음은 제작진도 마찬가지였다. 니트로 스튜디오 조재윤 카트라이더 디렉터는 게임메카와의 인터뷰를 통해 “카트라이더는 한국 게임인데, 한국 테마가 없는 것이 아쉽다고 생각했다. 카트라이더를 즐겨 하시는 유저 분들도 한국이 있다면 좋겠다는 의견을 주셨다”라며 “저 역시 카트 개발자로서 한국 테마는 꼭 해보고 싶었고,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코리아 테마를 통해 가장 오래된 숙원사업 하나를 완료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 카트라이더 구명회 트랙 레벨 디자이너(좌)와 조재윤 디렉터(우) (사진제공: 넥슨)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콘텐츠가 추가되는 코리아 테마는 크게 트랙, 배경 스토리, 카트바디로 구성된다. 우선 트랙으로 서울, 부산, 전주, 제주, 인천까지 5종이 공개됐고, 배경 스토리에는 구미호, 홍길동, 전우치, 일지매까지 한국 설화 및 고전소설로 잘 알려진 인물이 출연한다. 마지막으로 호랑이와 도깨비불을 소재로 한 카트바디 2종이 발표됐다.

코리아 테마를 개발하며 제작진이 중점을 둔 부분은 고증보다는 친숙함이다. 한국 도시라는 실제로 존재하는 지역을 배경으로 했기에, 제작 과정에서 각 지역 대표 건축물 등에 대한 많은 자료를 참고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실제 한국을 그대로 게임에 옮기는 것보다는 카트라이더에 어울리는 모습으로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조재윤 디렉터는 “카트라이더는 실사 그래픽을 추구하는 게임이 아니기에 17년 간 유지해온 특유의 그래픽 스타일에 맞춰서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코리아 테마 트랙을 디자인한 구명회 트랙 레벨 디자이너 역시 “한국 도시를 카트라이더 풍에 맞춰서 게임에 가져오는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카트라이더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유저들이 트랙을 달리며 예전에 가봤던 곳, 아는 곳이라는 점을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표현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라고 말했다.



▲ 카트라이더 코리아 테마 서울, 부산, 전주 트랙 (사진제공: 넥슨)

친숙함이라는 키워드는 신규 캐릭터와 카트바디에도 반영됐다. 조재윤 디렉터는 “실존하는 위인보다는 누구나 아는 친숙한 캐릭터를 선정했다. 구미호, 전우치, 홍길동, 일지매는 한국적이면서도 어린 친구부터 높은 연령대까지 배경, 설정 등을 익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라며 “카트바디는 전우치, 구미호와 연결되면서도 한국적인 색이 드러나도록 했다. 특히 호랑이를 소재로 한 ‘산군 V1’은 예전에 한국 사람들이 호랑이를 ‘산군’이라고 부르던 부분에서 이름을 따왔다”라고 설명했다.

친근하게 다가간다는 기조는 플레이에도 연결된다. 두 부분 모두 신규 및 복귀 유저가 어렵지 않게 시도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우선 트랙에 대해 구명회 디자이너는 “코리아 테마 트랙은 자동차를 타고 달리는 실제 한국을 기반으로 했기에 차를 운전하며 주변을 구경하는 감성을 그대로 담았고, 전반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어려운 구간을 만들거나 컨트롤적인 부분을 강조하기보다 기본 주행에 충실한 트랙이다”라고 말했다. 카트바디에 대해서는 조재윤 디렉터가 “카트바디의 경우 유저에 따라 체감하는 난이도가 달라서 딱 잘라서 이야기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코리아 테마를 계기로 새로 입문하시거나, 복귀하신 분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코리아 테마는 앞서 이야기한 콘텐츠가 끝이 아니다. 조재윤 디렉터는 “코리아 테마를 통해 게임에 ‘작은 한국’을 만들어보고 싶다. 공개된 도시 외에도 경주, 강릉, 춘천 등 한국에는 좋은 도시가 많지 않나”라며 “발표된 트랙이 순차적으로 열린 이후, 미공개 트랙이 추가될 예정이다. 이후에도 주기적으로 하나씩 업데이트해서 진짜 ‘작은 한국’을 완성시키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카트바디 역시 쇼케이스에서 공개된 2종 외에도 코튼, 세이버, 플라즈마, 폭스 등을 기반으로 한 신규 카트가 준비되어 있으며, 22일 이후 순차적으로 추가된다.

▲ 카트라이더 코리아 테마가 발표된 온라인 쇼케이스 영상 (영상제공: 넥슨)

게임 밖에서도 한국을 느낄 수 있다

코리아 테마는 게임 내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한국이라는 테마에 맞춰 각 지역 특산품을 선물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조재윤 디렉터는 “한국 테마 관련 플레이를 진행하면 참여자에게 각 지역 특산물을 보내드리는 이벤트를 한다. 단순한 이벤트보다는 그 지역을 현실에서도 경험해볼 수 있는 방향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라며 “보통 다른 지역에 여행가면 특산물을 선물로 사오지 않나. 코로나로 인해 여행하기 힘든 지금, 게임에서라도 조금이나마 대리만족을 느끼실 수 있도록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제작진의 아쉬움도 서려 있다. 조 디렉터는 “본래는 서울, 부산, 전주 등 주요 명소에서 사진을 찍는 이벤트를 하거나 플래시몹 등을 준비하다가 코로나 확산세가 커지며 취소됐다. 지역기반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에서 뭔가 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시기상조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개발자로서는 아쉽다. 그럼에도 유저 분들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것을 제공하는 것이 개발자의 역할이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코리아 테마와 함께 도입되는 ‘카트 패스’에도 유저가 필요로 할만한 것을 제공하려는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기존에도 카트라이더에는 시즌패스가 있었는데, 이번에 패스가 6종으로 분할된다. 기존에 있던 일반 패스, 프리미엄 패스에 럭셔리 패스, 스페셜 패스, 이벤트 패스, PC방 패스가 추가되고, 각 패스마다 특화된 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조재윤 디렉터는 “기존에 시즌패스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여러 의견을 주셨다. 패스를 달성했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모르겠고, 원하지 않는 보상도 섞여 있고, 선호하지 않는 플레이가 강요되는 부분 등이 지적됐다. 이에 패스를 6종으로 나누고, 원하는 패스 위주로 진행하여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부터 추진해온 방향대로 향후에도 확률형 아이템은 최소화화고, 시즌패스 중심 BM을 가져갈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