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이돌 육성게임 만드는 인도네시아 개발사를 만났다

▲ KISS: K-POP 아이돌 스토리즈 게임스컴 2023 출전 이미지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지난 23일(현지 기준)에 독일 쾰른에서 개최된 게임스컴 출장을 준비하던 중 독특한 게임을 발견했다.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인 위사게니 스튜디오(Wisageni Studio)가 제작하는 K-POP 아이돌 육성 시뮬레이션 신작 ‘KISS: K-POP 아이돌 스토리즈 – 로드 투 데뷔(KISS: Kpop Idol StorieS - Road to Debut, 이하 KISS)다. 인도네시아에서 K-POP을 비롯한 국내 콘텐츠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현지 게임사가 이를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는 점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에 제작진이 올해 게임스컴에 출전한다는 점을 포착하고, 사전에 일정을 잡은 후 독일 현장에서 직접 만나 게임을 직접 시연해보고, 궁금한 점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선 위사게니 스튜디오는 2015년에 설립된 인도네시아 게임 개발사로 직원은 10명 내외다. 기존에는 모바일게임 및 웹게임을 만들어왔고, 이번 신작은 처음으로 ‘프리미엄 게임’을 지향하며 준비 중이다.

▲ 위사게니 스튜디오 루디 수마소 COO(좌)와 바니아 마리타 CEO (우)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인도네시아 게임사가 일본이나 미국 등이 아닌 한국 대중가요인 K-POP을 소재로 한 타이틀을 만들자고 결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위사게니 스튜디오 바니아 마리타(Vania Marita) CEO는 “ K-POP 그룹은 때때로 48명에 달하는 많은 멤버로 구성되는 J-POP 아이돌 그룹과 달리 10명 내외이며, 미국에서는 솔로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솔로도 아니고 멤버 수가 적은 편이기에 더 친밀하면서도 각 캐릭터를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적정하다”라고 밝혔다.

이어서 마리타 CEO는 “게다가 K-POP은 이미 하나의 현상이 되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한국인이 아닌 해외 멤버가 포함된 그룹도 많다”며 “이 부분은 제작진이 K-POP은 전 세계 젊은이를 표현하는 매체라고 생각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 게임은 놀라운 K-POP에 보내는 우리의 러브레터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제작진 역시 K-POP을 좋아한다. 마리타 CEO는 “제작진 중 일부는 트와이스와 (여자)아이들의 팬이며, 두 그룹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라며 “아울러 제작 과정에서 K-POP에 대해 조사하며 블랙핑크, 뉴진스, 베이비몬스터 등을 참고했다”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래 역시 허니 스튜디오, 쇼렐(Shorelle) 등 K-POP 업계에서 아이돌 그룹 음악을 만들어온 파트너와 협력해서 개발했고, 노래는 게임 내에 여러 국적 멤버가 섞여 있는 만큼 한국, 영국, 홍콩, 인도네시아 가수가 맡았다.

이어서 아트는 웹툰과 비슷한 스타일로 구성했고, 멤버들의 패션과 게임 내 거리 일부에도 K-POP 관련 요소를 반영했다. 위사게니 스튜디오 루디 수마소(Rudy Sumarso) COO는 “게임 내 패션과 배경은 핀터레스트, 구글, 한국 패션 관련 웹사이트 등에서 기본적으로 관련 이미지를 참고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개발 단계부터 국내 파트너사와 협력하여 한국어 번역, 문화적으로 민감하게 여길 수 있는 부분을 살펴보며 현지화에도 공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이돌 마스터와 프린세스 메이커를 합쳤다

▲ KISS 알파 버전 트레일러 (영상출처: 위사게니 스튜디오 공식 유튜브 채널)

현장에서 시연해본 KISS는 아이돌 마스터 등 아이돌 육성 게임과 프린세스 메이커와 같은 딸 키우기 게임을 결합한 듯한 게임성을 지니고 있었다. 전반적인 흐름은 아이돌 키우기 게임과 비슷하다. 거리 캐스팅이나 오디션 등을 통해 재능 있는 인물을 발굴하고, 노래와 춤 연습으로 실력을 갈고 닦아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것이다.

마리타 CEO는 “전반적인 내용은 멤버들이 아이돌 그룹이 되기까지 우여곡절을 다루며, TV에서 방영되는 한국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아주 비슷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수마소 COO는 “게임 내에서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팀을 육성하기에 일정을 잡는데 있어서 균형을 맞춰줄 필요가 있다. 춤 연습을 예로 들어, 멤버 중 한 명이 춤 실력이 낮은 편이라면 이 부분도 일정 계획에 고려하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 멤버 물색, 일정 게획, 트레이닝 등을 토대로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과정을 다룬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다만 대화를 통해 캐릭터와 친밀도를 높이는 것도 가능하며, 유저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춤 연습 파트를 4키 리듬게임으로 풀어내는 등 훈련 과정을 풀어낸 미니게임도 포함된다. 각 멤버 일정은 물론 회사 자금, 건강, 스트레스 수치 등을 관리해야 하며, 매주 예상치 못한 이벤트가 벌어지기도 한다.

특히 식습관 3가지 중 하나를 골라 다이어트 정도를 조정하거나, 주 단위로 스케줄을 잡아주는 대목 등에서 프린세스 메이커가 떠오르기도 했다. 실제로 마리타 CEO는 “화산의 딸, 아이돌 매니저, 프린세스 메이커 등, 딸을 키우거나 많은 멤버가 포함된 아이돌 그룹을 육성하는 타이틀에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설명했다.



▲ 아이돌에 도전하는 멤버들의 우여곡절을 스토리로 풀어내며, 선택에 따라 여러 엔딩을 볼 수 있다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한국 게이머에 대한 인사말을 전했다. 마리타 CEO는 “저희 게임을 기다리고, 찜 목록에 넣고, 플레이에 도움을 주신 한국 게이머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게임은 현재 스팀을 통해 공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된다”라며 “제작진이 한국 문화를 즐기는 만큼, 여러분 역시 게임을 플레이해주시길 고대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