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동성] 트위치족의 대이동



작년, 국내에만 720p로 화질을 낮추고 VOD 서비스를 중단하며 수익성을 확보하려고 했던 트위치가 결국 내년 국내에서 전면 철수 소식을 밝혔습니다. 트위치 CEO 댄 클랜시는 라이브를 통해 “운영을 종료하게 된 핵심 원인은 단적으로 망 사용료 때문”이라고 언급했죠. 망사용료를 둘러싸고 벌어진 복잡한 갈등에서 누구의 잘못인지를 단적으로 짚긴 어렵지만, 일단 국내 트위치 방송인과 시청자들은 기존의 터를 버리고 유튜브와 아프리카TV 등으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에 더해 네이버의 '치지직'이 오는 19일부터 테스트를 시작한다고 밝히며 대안 후보군에 이름을 올렷습니다. 아직 테스트 단계인 만큼 좋은 대안이 될지는 의문이지만 말이죠. 게임메카 ID DIVINITY 님의 “아프리카TV는 트위치의 대체제는 될 수 있어도 대안은 안 될겁니다. 애초에 아프리카에 싫증나서 튀어나온 스트리머들을 주축으로 플랫폼을 키워 나갔으니까요”라는 말과 같이, 플랫폼마다 각각의 방향성과 이해관계, 문화 등이 달라 내년 초 스트리밍 문화에는 다소 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트위치 한국 철수로 인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앞으로는 트위치를 통한 게임사들의 배포 아이템인 ‘드롭스’를 국내 유저들만 얻을 수 없게 됐고, 기존에 활동하던 커뮤니티도 떠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게임쇼나 e스포츠 대회 중계 접근성 또한 크게 떨어지게 됐습니다. 지난 1월 LCK와의 국문 중계권 계약이 불발됐던 당시 게임메카 ID 곰곰 님의 “트위치는 이대로 접으려는 걸까요... 보던 방송들이 이주 할 곳이 마땅치 않아보이던데 걱정되네요”라는 말이 현실이 된 셈이죠.

어쨌든, 이번 일로 인해 게임계 주류 문화였던 스트리밍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전망입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있는 젠지 e스포츠 아놀드 허 CEO는 “한국 트위치 스트리머가 국내 스트리밍을 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스트리머들을 돕겠다”고 밝히는 등 각 MCN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조치를 발표하고 있죠. 이번 사태로 인해 트위치 스트리머들과 게이머들은 어디에 터를 잡게 될까요? 그 이후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