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소녀를 그려줘] 포켓몬 태그를 넣어, 팰월드
게임메카 진석이
2024.01.30 10:31
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는 역시 '팰월드(Palworld)'지. 오픈월드 크래프팅 샌드박스 게임으로, 귀여운 몬스터 팰을 잡아 함께 싸우는 것부터 농사, 벌목, 채광, 건축도 함께하는 상호작용이 특징이야. 출시하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모았지만, 포켓몬과의 디자인 유사성이 끝없이 지적되면서 '지금 아니면 못 한다'는 분위기까지 퍼져 아주 화끈하게 게임계를 달궜지.
시작은 그 논란거리들을 섞어보는 걸로 하자. 포켓몬(P), 아크 서바이벌(A), 젤다의 전설(L)에 개인적인 감상인 호라이즌 제로던을 섞어서…
“바닷가에서 눈을 뜬 원시인 복장의 소녀, 옆에 있는 ‘팰’은 파란색 펭귄, 펭키!”
이건 그냥 파란색 펭귄이야. 좀 더 포켓몬 같으면서 둥글둥글한 느낌이 필요해.
어설프게 해서는 원하는 귀여움을 얻을 수 없다!
“포켓몬을 더 강조하면서, ‘팰’, 파란색 펭귄, 펭키!”
갑자기 진화의 3단계가?
초기형은 펭귄, 1차 진화형은 펭기인, 2차 진화형은 마음은 소녀인 원시인...
일단은 1번으로 부탁드립니다만, 이대로 가면 저 원시인이 자꾸 등장하겠지?
"문제가 되는 원시인을 삭제하고 다시!"
그래! 이런 느낌이야!
포켓몬을 많이 섞을수록 팰월드스러운 비주얼이 나온다니, 당연하겠지만 기분이 묘하군.
어째저째 펭귄은 성공했지만, 사실 펭귄은 모티브로 한 캐릭터가 많으니 구현이 어렵지 않은 편이지.
다른 팰들도 잘 나오는지 봐야겠어.
“다음 팰은 양 ‘도로롱’과 닭 ‘꼬꼬닭’!“
아니, 양에 닭다리가 달리고 벼슬이 생겼네? 키메라 몬스터가 돼버렸어.
다리 4개짜리 닭도리탕과 양꼬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팰도 나쁘진 않지만, 모티브가 되는 동물은 하나씩만 잡아야겠군.
나는 양고기보다 치킨이 더 좋으니... 꼬꼬! 너만 나와라!
“팰을 잡으려면 먼저 체력을 줄여야 하지! 꼬꼬를 나무 몽둥이로 내려친다!”
꼬꼬에 팔이! 닭에 팔이 달리고 무기를 쓰면 전혀 다른 게임 캐릭터야!
좀 더 둥글게 그려! 나의 숙원은 오래 사는 것! 꼬꼬의 피를 마시고 건강을 챙겨주마!
“꼬꼬에 귀여움 추가!”
하나도 안 귀여워! 이건 몬스터 헌터잖아!
귀엽게 그리라는 말을 대체 어떻게 알아들은거야? 아니, 일부러 반항하는거냐?
“귀여움을 강조! 그리고 몬스터 헌터, 완다와 거상 금지!”
그래, 그런 느낌이야!
이제 몬스터 볼을... 아니 팰 스피어를 던진다!
"파란색 구체로 빨려 들어가는 꼬꼬!"
강제로 나와 친구가 되어라!
이제 평야에 기지를 짓는다!
“까부냥이, 고양이, 인간형, 분홍색, 참고할 포켓몬 나옹! 건축을 도와줘!”
어째 고양이는 한 번에 잘 나왔네? 퍼리 캐릭터를 그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가? 고마워요 수상하고 돈 많은 퍼리!
이제 팰들이 자발적으로 벌목, 채굴, 농사 등 잡일을 하는 동안 플레이어는 더 많은 팰을 잡으러 모험을 떠난다!
제일 먼저 잡을 팰은 타고 다닐 수 있는 신령 사슴!
“신령 사슴, 보라색, 엘크, 참고할 포켓몬은 제르네아스”
저절로 신앙이 생길 것 같이 거대한 사슴! ‘신령’ 사슴이라서 큰 건가?
그렇다면 좀 더 작은 팰, 멜파카다.
“멜파카, 분홍 피부의 알파카!”
수상하게 생긴 알파카 수인, 그리고 머리가 둘 달린 알파카...
아까 위에서 퍼리에게 감사했던 거 취소! 팰월드를 퍼리월드로 만들지 마!
“퍼리 금지! 동물! 알파카 한 마리!“
알파카의 눈빛이 수상할 정도로 그윽하게 나와…
퍼리 금지로 지정한 거 맞지?
다음은 적, 밀렵단!
“복면, 총기로 무장한 밀렵꾼, 검은 방탄”
밀렵단이 직접 자기들 기지를 소개까지 해 주네... 그럴 필욘 없는데.
아무튼 밀렵단은 팰들을 잡아서 파는 이들이야. 극악무도한 존재들이지.
팰들은 공짜로 집을 만들어주고, 농사를 지어주고, 물건을 만들어주고, 폭탄이 되어주고, 배고프면 고기가 되어주기까지 하는 소중한 동료들이거늘!
“나와라! 큐룰리스! 풀속성 다람쥐! 참고할 포켓몬은 파치리스! 전투다!”
풀속성 다람쥐를 소환했는데, 물속성 포켓몬 어니부기를 닮은 무언가가 나왔다?
색 지정부터 포켓몬까지 완전히 달라! 파치리스 유명한 포켓몬 아닌가?
“풀 속성, 초록색 피부, 하얀 꼬리 강조!”
이건 오크…? 고블린…?
몬스터를 쓰면 진짜 괴물이 나와버리니, 포켓몬을 더욱 강조해야겠군.
"포켓몬 강하게 추가!"
일단은 팰 같은 캐릭터가 나오긴 했지만, 큐쿨리스나 파치리스와는 비슷하지도 않구나.
그냥 초록색인걸로 합의를 보고 넘어가자.
아무튼 밀렵단을 물리치고 케이지에 갇혀 있는 팰을 구한다! 갇혀 있는 팰은 찌릿도치!
“찌릿도치, 전기, 고슴도치, 노란색 털, 참고할 포켓몬은 고지!”
케이지가 너무 좁아! 애가 찌그러져 있잖아.
잔인한 밀렵꾼놈들...
"케이지에서 꺼내 줘! 케이지 태그 삭제!"
케이지에서 꺼내니 작아지는 건 뭐야?
이제 보스를 잡으러 간다. 보스를 잡으러 가는 길에 보이는 팰은 루나티!
“붉은 눈, 보랏빛 털, 사막여우, 참고할 포켓몬은 이브이, 에브이”
젠장, 방심해서 퍼리 금지를 풀었더니 어김없이 나오는군.
게임메카 모 담당자는 좋아하겠지만, 여긴 어울리지 않아.
"노 휴먼! 노 퍼리! 예스 애니멀!"
그래, 짐승이면 짐승답게 사족보행을 해야지.
이제 필드 보스를 만날 시간이다.
“파란색 수속성 족제비, 베비뇽!”
완전히 틀렸어! 족제비가 주인공인 만화도 있어서 나름 잘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잠깐, 다시 보니까 뒷다리 사이에 뭔가 조그만 게 있잖아!
그거야! 그거라고!
“베비뇽은 파란색! 털이 없고 포켓몬 미끄래곤을 참고!”
베비뇽이 아니라 배불뇽이 나왔네. 살을 좀 빼야겠구나. 거점에서 노동할 자유를 주마.
거점으로 돌아가는 길에 있는 몬스터는 그린모스!
“그린모스, 이끼가 몸을 덮은 코끼리! 맘모스!”
너무 정직하게 등에 이끼가 자란 코끼리!
물론 코끼리 자체도 위협적이긴 하지만...
“포켓몬, 귀여움, 데포르메를 강조하면서, 이놈이 내 집을 부쉈어요!”
집이...! 그러고 보니 왜 초반 거점 만드는 곳에 필드 보스가 있는 거야?
어떻게든 다시 지어놨더니, 이젠 팰의 거점 습격이!
“헬고트! 지옥 염소! 모티브는 조로아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