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ㅊㅊ] 신년 맞아 한국어 패치 된 게임 5선
게임메카 신재연 기자
2024.02.12 10:00
※ [겜ㅊㅊ]은 매주 특별한 주제에 맞춰 게이머들이 즐기기 좋은 게임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절대 보내고 싶지 않은 설 연휴도 마지막날입니다. 일찍 집으로 돌아와 쉬기만 하자니 휴일이 아깝고, 그렇다고 뭔가를 하기에도 애매한 날이죠. 기존에 하던 게임을 하려니 흥미가 동하지 않고, 색다른 게임을 해보자니 찾는 게 영 내키지도 않을 분들도 계실 겁니다.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은 이상할 정도로 의욕이 사라지니 말이죠.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 주 [겜ㅊㅊ]에서는 오랜만에 최근 한국어 패치가 공개되거나 발표된 작품들을 모아봤습니다. 오늘 소개드릴 다섯 개의 게임은 모두 스팀 평가 ‘매우 긍정적’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장르 또한 비주얼 노벨, 리듬게임, TRPG, 플랫포머 등, 상황과 준비된 기력에 알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준비돼 있으니, 이 중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 연휴의 마무리를 함께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1. 헤일링 프롬 디 어비스(Hailing from the Abyss)
헤일링 프롬 더 어비스는 지난 1월 출시된 액션 리듬게임입니다. 여타 게임과는 달리 지난 7일 공식 한국어 지원을 시작하며 출시 약 보름 만에 한국어 업데이트를 추가하는 이례적인 속도를 보여줬죠. 출시 후 이렇게나 빠르게 한국어 업데이트가 이루어지는 경우는 드물어, 한국어 사용권 유저들 사이에서는 나름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액션 리듬게임이라는 독특한 포인트와 DDR을 연상시키는 상하좌우 화살표의 비주얼이 가져다주는 친숙함도 한 몫을 했지만요.
게임은 DDR처럼 떨어지는 노트에 맞춰 키를 누르고 적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사용 키는 ASKL 키라는 다소 낯선 배치이기는 하지만, 별도의 맵핑이 가능해 자신에게 익숙한 키로 언제나 변경할 수 있죠. 떨어지는 노트 중에는 간혹 여러 아이템이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이 아이템을 적절하게 사용해 전투에 도움을 받는 것이 핵심입니다. 플레이어는 이런 가지각색의 요소들을 적극 활용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고 앞으로 나아가면 되고요. 이를 위해 채보별로 빌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RPG 게임이 연상되기도 하네요.
2. 인격해체
인격 해체는 코스믹 호러 RPG로, TRPG 룰 중 하나인 ‘크툴루의 부름’을 연상시키는 게임입니다. 풍부한 스토리와 턴제 전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반복 플레이로도 즐기기 좋은 게임이죠.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만의 캐릭터를 커스텀할 수 있다는 점과 같은 시나리오를 진행하면서도 선택에 따라 매번 다른 엔딩이나 스토리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런 인격해체의 공식 한국어 지원 소식은 지난 3일, 스팀 공지를 통해 올라왔습니다. 정확히는 꾸준하게 업데이트되고 있던 기존의 유저 한국어 번역이 개발사의 인정을 받아 공식 한국어 번역으로 전환됐다는 소식이었죠. 원안은 총 다섯 명의 유저들이 모여 진행한 번역으로, 아직 모든 게임 텍스트를 커버하지는 못하지만 플레이에 지장은 없는 수준이라고 하네요. 독특한 도트 비주얼과 코스믹 호러를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과감히 도전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3. 슬레이 더 프린세스(Slay the Princess)
슬레이 더 프린세스는 방대한 대사와 선택지, 그리고 진실이 드러날수록 더욱 깊어지는 스토리로 주목 받은 게임입니다. 다만 출시 당시에는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아는 사람만 하는 명작’ 정도에 그쳤죠. 하지만 이 게임이 지난 12일, 네이버 블로그 ‘번역하는 흑끼’를 통해 공개되며 다시 한번 높은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슬레이 더 프린세스의 핵심은 선택과 내면의 묘사, 그리고 스토리인데요. 퀄리티 높은 번역을 통해 많은 유저들이 공주의 거짓말로부터 시작된 이야기에 매료됐다고 합니다. 연필로 그린 듯한 거친 비주얼과 어두운 배경 너머 숨겨진 진실이 궁금하다면 공주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담으로, 개발자가 직접 공식 한국어 번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니 공식 한국어화에 관심이 있다면 설문조사에 참가해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4. 마인드핵(MINDHACK)
다음으로 소개드릴 게임은 바로 마인드핵입니다. 화사한 비주얼과 다채로운 꽃만 보면 퍼즐이나 아케이드 게임이 연상되는데요. 사실 놀랍게도 이 게임의 주요 인물들은 ‘악인’입니다. 플레이어는 이들을 교화하는 천재 ‘마인드 해커’로서 악인들의 머릿속에 가득한 버그를 꽃으로 바꾸는 인물로 활약하죠. 게임의 주 콘텐츠 또한 플레이어가 해커로서 이들의 버그를 바로잡는 과정을 그립니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 악인들의 스토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데요. 그럼에도 한동안 한국어로는 출시되지 않아 많은 유저들이 아쉬움을 표했죠. 그러다 신규 스토리인 4장 업데이트와 함께 공식 한국어 지원이 시작됐습니다. 현재 앞서 해보기 중인 마인드핵은 약 8, 9장 분량의 스토리로 완결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천재 마인드 해커와 해커가 속한 집단 마인드핵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요?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5. VVVVVV
마지막으로 추천드릴 게임은 픽셀 플랫포머 VVVVVV입니다. 2010년 출시 후 지난 1월, 약 14년 만에 한국어 패치가 추가된 게임이죠. 플레이어는 우주선 ‘비리디안’의 함장으로서 곳곳에 흩어진 동료들을 되찾아야 합니다. 단, 이곳에서는 점프 대신 중력 반전을 활용해야 하는데요. 반전 중에는 다시 한번 중력을 뒤집기가 불가능해, 일반적인 플랫포머 게임이었다면 점프로 해결할 수 있을 것도 고통 속에 빠트리는 난관이 되고 마는 쉽지 않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은 제법 오래 전 출시됐기는 하지만, 시간 제한 도전이나 하드코어 모드 등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여러 모드가 준비돼 있습니다. 아울러 자신만의 필드를 만들 수 있는 독특한 레벨 에디터도 준비돼 있고요. 이를 통해 다양한 도전에 뛰어들 수 있으니 새롭게 추가된 공식 한국어 번역과 함께 영겁의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