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파묘 화림보다 세다, 게임 속 무당 TOP 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4.04.04 16:48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영화 '파묘'에 등장하는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무당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봉길은 법사지만, 세간에선 한국 고유의 전통 무속인을 통칭해 무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영화 속에서 화림은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이지만, 현실 기반 세계관이라 그런지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영화 전체적으로 볼 땐 상당한 능력자이긴 하지만, 손에서 뭐가 펑펑 나가고 하늘을 날아다니고 초인적 존재를 소환하는 그런 장면은 없다. 하긴, 그랬다면 영화 장르가 바뀌어버렸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무당이란 직업은 국내에만 존재한다. 외국의 경우 비슷한 직업들이 있지만, 형태가 다르기에 무당이라 불리진 않는다. 그래서인지 무당이라는 이름을 쓰는 캐릭터는 거의 한국 게임, 혹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게임에서나 나온다. 그 중에서는 게임적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이게 무당이야 마법사야' 말이 절로 나오는 강력한 무당들도 있다. '파묘' 같은 영화에 나왔다간 순식간에 밸런스를 파괴할 것 같은 무당들을 한데 모아 보았다. 아, 중원의 무당파는 제외다.
TOP 5. 부적을 써서 적을 태운다, 혜진(이터널 리턴)
이터널 리턴에 등장하는 18세 여성 무속인 혜진. 유명 세습무 집안의 외동딸로, 짧은 치마 개량한복과 몇 가닥만 땋은 머리 등으로 인해 얼핏 EBS MATH 수학강사 캐릭터인 '세미'와도 비슷해 보인다. 18세에 다가올 큰 고비를 넘기기 전까진 불운이 따라다닌다는 자신의 사주를 철저하게 믿고 전자기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전통적 이미지가 강하지만, 편하게 개량된 복장과 스니커즈, 양말 등으로 나름 현대적 요소를 절충한 것이 특징이다.
혜진의 주 공격은 부적이다. 적을 제압하는 제압부, 적을 가두는 흡령부, 적을 공격하고 본인의 위치를 바꾸는 이동부, 그리고 부적 5개를 소환해 도깨비불처럼 주변을 돌게 하는 오대존명왕진까지. 굿보다는 부적을 주로 쓰는 무당이라 보면 되겠다. 여기에 '삼재(三災)'라는 패시브로 적에게 공포를 심어주기까지. 부적을 잘 써서 귀신과 사람을 모두 물리치는 그녀야말로 싸우는 무당의 대표격 되시겠다.
TOP 4. 퇴마는 역시 물리적으로, 명정(방구석에 인어아가씨)
'방구석에 인어아가씨'에 등장하는 명정. 이름만 봐도 무당스럽고 사는 곳도 산 속 사당인데다 하는 일도 무당이지만, 사실 정식으로 신당명을 얻거나 무당 교육을 받지는 않았다. 일명 사이비 무당.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인녀 기질이 있는 윤씨부인을 모시며 접신강림에 빙의까지 하는 등 꽤나 본격적인 무당이기도 하다. 물론 윤씨부인에 물들어 시도 때도 없이 BL 지식과 섹드립을 일삼아 듣는 사람이나 귀신들로 하여금 질색팔색하게 만들지만.
그러나, 그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무력. 산에서 야생동물과 마주하며 살아온 데다 윤씨부인의 힘까지 받아 기본 전투능력이 작중 최강자에 속한다. 장수말벌 떼나 고라니는 기본이고, 국내 야산에서 가장 위협적인 야생동물인 멧돼지도 잡아대는데다, 설정 상 힘이 인간의 10배라는 어인족을 두 명씩이나 날려버린다. 모든 아이템을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 그러니까 '물리적 퇴마'가 가능한 무당이다. 아마 그녀 앞에서 어깨 펴고 있을 귀신은 거의 없을 것이다.
TOP 3. 귀신들도 동물에게 물리는 건 아파합니다, 신령의 하랑(사이퍼즈)
사이퍼즈에 등장하는 신령의 하랑. 흔치 않은 박수무당 캐릭터인데, 문신은 없지만 얼핏 파묘에 등장하는 봉길과도 이미지가 겹쳐 보일 정도다. 보통 무당이 신내림을 통해 힘을 얻는 것에 반해, 하랑은 꽤나 독특한 방식으로 힘을 사용한다. 수많은 령들과 싸워 그들의 힘을 쟁취해 활용하는 것이다. 일반 무당이 자체 버프형이라면 하랑은 소환형 캐릭터인 셈이다.
능력 또한 출중하다. 부적을 던져 원거리 공격과 함께 적을 제압할 수 있으며, 잔나비와 개, 쥐, 뱀, 호랑이 영령을 소환해 시야를 확보하거나 적을 공격하고 순간이동까지 할 수 있다. 사실 살아있을 때도 저런 야생동물은 꽤나 위협적인 존재인데, 귀신 입장이라고 다를까. 인간 귀신이라면 원숭이가 할퀴고 개가 물고 뱀에게 중독되고 쥐에게 고통받다가 호랑이에게 물려 또 다시 죽는 것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심지어 신화적 존재인 주작까지 부리니, 조작된 망령들에겐 카운터일지도?
TOP 2. 택티컬 전투로 귀신이건 사람이건 쓸어버린다, 프로젝트 무당
EVR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무당.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지청신 역으로 유명한 이홍내 배우와, 영화 '범죄도시'의 독사파 두목으로 활약한 허성태 배우를 디지털 휴먼으로 만들어 게임에 등장시키는 것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게임이 아직 나오지 않아 원래대로라면 이 목록에 올라올 근거가 부족하긴 한데, 석정현 작가의 웹툰 '무당'을 기반으로 하기에 대략적인 세계관 파악이 가능하다. 이에 따르면, 이 게임의 주인공들 역시 막강하다.
약간의 근미래적 밀리터리 SF가 섞여 있고, 귀신과 접신 등이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이지만, 전체적 기반은 현대적 대한민국이다. 한복을 입고 깃털과 방울을 흔들고 칼을 휘두르는 전통적 무당 이미지와는 달리, 이 세계관에서는 와이어 액션과 총기전이 벌어지는 다소 택티컬한 무당의 전투가 그려진다. 현재 공개된 티저 이미지와 영상 역시 총기와 드론, 폭발물이 뒤섞인 특수부대의 전투에 가깝다. 사실 이 정도 화력이면, 전통적인 귀신들은 무서워서 나타나지도 않을 것이다.
TOP 1. 내가 아직도 무당처럼 보이나, 쾌타천(슈퍼스트링)
신암행어사에 등장하여 슈퍼스트링에까지 진출한 쾌타천. 겉으로는 깃털 장식을 단 꼬마 무당처럼 생겼다. 어린아이처럼 해맑게 달을 바라보거나, 들판을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어린 나이에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된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만화나 슈퍼스트링 프로젝트 등에서 굿을 한다던가 북을 두드리고 퇴마를 하는 등의 장면은 비춰지지 않았기에 대체 왜 1윈가 싶겠지만, 실제 모습은 퇴마가 아니라 마의 지배자에 가깝다.
쾌타천의 정체는 신암행어사 세계를 위협한 악수들의 우두머리이자 모체인 존재다. 그를 저지하기 위해선 제국 단위의 국가가 군사력을 총집결시켜도 가능할까 말까한 수준이다. 슈퍼스트링에서는 인류 멸망을 막기 위해 차원의 문을 열자 그곳에서 나온 차원의 요괴라는 설정으로, 웬만한 귀신보다 훨씬 무시무시한 존재인 악수들을 손가락 하나로 부리며 인간계를 멸망시키려 든다. 밸런스 파괴를 넘어 세계를 포스트 아포칼립스물로 만들 법한 캐릭터인데다 현재 서비스 종료된 슈퍼스트링 게임에서도 위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했기에, 1위를 내주기에 아쉬움이 없다.
번외. 꼭 보고 싶었는데... 프로젝트 하우스홀드
얼마 전 라인게임즈에서 퇴사한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가 개발 중이던 프로젝트 하우스홀드에는 전작들이 매번 그래왔듯 매력적인 캐릭터가 다수 등장한다. 이들 중 일부는 초능력자나 무당으로 알려졌는데, 개발이 취소되며 상세 설정과 활약상 등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말았다. 만약 제대로 나왔다면 최소한 2~3위쯤은 하지 않았을까 싶은 아쉬움에 번외로 넣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