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토리얼 굴레 벗은 플랫포머, 아스트로 봇 체험기

아스트로 봇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PS 스토어 홈페이지)
▲ 아스트로 봇 대표 이미지 (사진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홈페이지)

아스트로 플레이룸(Astro Playroom)은 2020년 PS5 테크데모이자 듀얼센스 컨트롤러 기능을 안내하는 튜토리얼 무료게임이었다. 듀얼센스를 최대한 활용한 조작감, 재미있고 유쾌한 이스터 에그, 다채로운 스테이지 등으로 무료게임임에도 호평을 받았다. 다만 PS5와 컨트롤러 소개가 주 목적인 만큼 수집요소는 PS 주변기기에 한정됐고, 전체적인 분량과 스테이지 구성에도 한계가 있었다. 튜토리얼을 위한 게임이었던 만큼 고난도 플랫포밍 요소도 적었고, 보스전 역시 난이도가 낮았다.

이러한 아스트로 시리즈 신작이 튜토리얼을 넘어 제대로 된 게임으로 등장한다. 오는 9월 6일 출시되는 아스트로 봇(Astro Bot)은 풀프라이스 단일 타이틀이다. 전작이 지닌 듀얼센스 튜토리얼 무료게임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모양새다. 과연 아스트로 봇이 풀프라이스 단일 타이틀다운 내실을 갖췄을 지, 18일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코리아(SIEK) 본사에서 직접 체험해보며 살펴봤다.

▲ 아스트로 봇 공개 트레일러 (영상출처: 플레이스테이션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

거대해진 스테이지 구성과 다양해진 게임플레이

아스트로 봇은 전작 아스트로 플레이룸과 비교해 스테이지 수가 크게 늘어났고, 규모도 커졌다. 전작 지역은 크게 4개(최종 보스 포함 5개)고, 지역 내 세부 스테이지가 4개에 그쳤다. 반면 이번 작품에는 5~6개 은하계가 존재하고, 각 은하계에는 수많은 세부 스테이지가 자리한다. 스테이지 수가 늘어난 만큼 각 분량은 짧아졌지만, 밀도가 더 높다. 이번에 체험할 수 있었던 스테이지는 총 5개로, 튜토리얼 스테이지 '스카이가든 튜토리아', 일반 스테이지 '컨스트럭선 데브리', 보스전 '와코 타코', 챌린지 스테이지 2개였다.

스테이지 목표는 도착지점까지 가는 것과 게임 내에 등장하는 여러 '봇(Bot)'을 구출하는 것이다. 전작에서 주요 수집 요소는 PS 주변기기에 그쳤고, 봇과의 상호작용이 거의 없었다. 반면 이번 작품은 아스트로 봇이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등장하는 봇이 핵심이다. 일반적인 봇부터 라쳇 & 클랭크의 라쳇과 리벳, 갓 오브 워의 크레토스와 아트레우스 등 플레이스테이션 대표 캐릭터를 본뜬 여러 봇을 만나볼 수 있다.

라쳇 구하기 (사진제공: SIEK)

▲ 라쳇 등 여러 플레이스테이션 까메오 캐릭터들을 구출한다 (사진제공: SIEK)

전작과 비교하면 스테이지별 기믹이 훨씬 다양해졌다. 이번에 체험한 5개 스테이지 중 4곳에서 새로운 도구와 기믹이 등장했다. 활과 화살, 총 정도에 그쳤던 전작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몸을 풍선처럼 부풀리는 문어, 빠르게 돌진하는 불독 로켓 가방, 개구리 권투 장갑 등이 나온다. 도구 외에도 시간을 잠시 멈추거나, 물감으로 발판을 만드는 등 전작에는 없었던 요소도 다수 자리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튜토리얼 게임이라는 전작의 한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단일 플랫포머 게임으로서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점이다. 스테이지에 불필요한 빈 공간이 사라져 밀도가 높아졌고, 전작 대비 난도도 상승했다. 난이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와코 타코 보스전으로, 전작 최종 보스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패턴을 선보였다. 보스전에서는 전투에 적합한 개구리 권투 장갑으로 타격할 수 있으며, 새총처럼 발사해 피해를 주는 액션도 활용해야 한다.

챌린지 스테이지는 전작 스피드런을 계승하는 고난도 콘텐츠로, 하나를 클리어하면 다음 챌린지가 개방된다. 총 2개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전작 스피드런보다 스테이지별 분량은 짧았다. 첫 챌린지 스테이지 경우 철퇴를 휘두르는 적을 피하는 것이 주였고, 길이가 짧았던 만큼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반면 두 번째 챌린지 스테이지는 시간을 멈추는 기믹을 활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지형을 정확한 타이밍에 건너야 했고, 상당히 어려웠다.

▲ 불독 가방을 사용한 돌진 (사진제공: SIEK)

▲ 개구리 권투 장갑을 활용한 새총 공격 (사진제공: SIEK)

▲ 물감을 활용해 발판을 만드는 퍼즐 (사진제공: SIEK)

전작에서 이어받은 유쾌함과 탁월한 조작감

아스트로 시리즈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밝은 분위기와 귀여운 캐릭터다. 아스트로 봇 역시 등장하는 캐릭터가 적과 아군 무관하게 모두 귀엽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밝고 유쾌하다. 전작보다 스테이지별로 등장하는 봇은 적지만, 배경과 주변 동식물 묘사가 더 세밀해졌고, 더 다양한 장치와 플랫포머 요소로 빈 곳을 채웠다.

여기에 튜토리얼이었던 전작과 마찬가지로 PS5 듀얼센스 손맛이 매우 뛰어났다. 빙판을 움직일 때 살짝 떨리거나, 타격할 때 손에 주는 진동, R2로 적을 조준할 때 피드백 등이 탁월하다. 조작감 역시 훌륭하기에 원하는 대로 봇을 조종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고, 컨트롤 방식이 전작과 거의 같아 적응하기 쉬웠다.

▲ 밝고 유쾌한 스테이지 분위기 (사진제공: SIEK)

▲ 파리파 더 래퍼 캐릭터를 구출했다 (사진제공: SIEK)

전작 핵심 재미 요소였던 플레이스테이션 관련 이스터 에그도 다수 만나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타이틀에서는 전작과 달리 봇을 구출하는 만큼 좋아하는 캐릭터와 상호작용하는 감각이 강조됐다. 이번 체험에서는 라쳇, 리벳, 크레토스, 아트레우스, 파라파 더 래퍼, 저니 여행자 등 여러 봇을 직접 구할 수 있었고, 특히 파라파 더 래퍼와 같은 고전 타이틀 캐릭터는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아스트로 봇은 무료 테크데모였던 전작에서 풀프라이스 단일 타이틀로 넘어오는 강수를 뒀다. 실제 체험해본 아스트로 봇은 원래도 뛰어났던 전작을 넘어 제대로 완성된 게임이 될 가능성을 보였다. 스테이지 구성이 상당히 치밀했고, 보스전은 예상보다 도전적이었다. 특히 스테이지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기믹에서는 어 햇 인 타임, 슈퍼 마리오브라더스 시리즈 등 좋은 평가를 받았던 플랫포머 타이틀이 생각나기도 했다. 출시 때도 위와 같은 완성도를 유지한다면, 어엿한 플랫포머 IP로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듯 하다.


▲ 훌륭한 플랫포머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 '아스트로 봇' (사진제공: SIE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