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오공을 꿈꾸며, 중국 콘솔 게임의 굴기
게임메카 김미희 기자
2024.07.27 19:16
작년 게임스컴에 출전했던 ‘검은 신화: 오공(이하 오공)’은 서유기 종주국인 중국이 만드는 서유기 기반 게임에, 손오공의 특징을 잘 살린 액션으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로부터 약 1년 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제 2의 오공’을 꿈꾸는 중국 콘솔 신작 다수를 만나볼 수 있었다. 소니가 8년간 지원해온 중국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개발 지원 프로그램인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에서 탄생한 주역들이다.
실제로 소니는 올해 차이나조이를 맞이해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지원을 받은 중국 플레이스테이션 신작 7종을 선보였다. ‘쿵푸 펑크’라는 별칭으로 잘 알려진 무협 소재 액션 RPG ‘팬텀 블레이드 제로’를 비롯해, 무협을 토대로 한 소울라이크 느낌이 물씬 풍기는 ‘코드네임: 금의위’ 등이 있다. 오공과 마찬가지로 중국 느낌이 물씬 나는 무협을 토대로 글로벌에 진출하겠다는 패기가 느껴젔다.
기존 게임에 변주를 더한 타이틀도 눈길을 끌었다. 가령 언엔딩 던은 카툰 렌더링 그래픽에, 세키로처럼 캐릭터가 한 번 죽으면 살아나지만 더 성숙한 모습으로 변신하는 변칙을 줬다. 이 외에도 전반적인 플레이는 오버워치와 비슷하지만, 캐릭터가 정면을 보면 3D, 측면을 바라보면 얇은 종이인형처럼 변하는 독특한 슈팅 타이틀도 자리했다. 콘셉트도 독특하지만 몸 자체가 얇아지면 구석을 파고드는 등 색다른 전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바일과 PC로 발매된 '명조: 워더링 웨이브'의 PS5 버전도 출품됐다.
소니는 2017년부터 중국 게임사의 콘솔 게임 개발을 지원하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시작해왔다. 선정된 개발사에는 개발비와 함께 개발 노하우 공유, 무료 QA, 멘토링 등을 포함해 100만 위안(약 2억 원)에 달하는 지원을 제공한다. 1,2기에 이어 3기에도 10개 게임을 선발할 예정이며, 이를 토대로 소니는 중국 시장과 글로벌 양쪽에 통할만 한 플레이스테이션 독점작을 계속 확보하고 있다. 올해 소니가 제법 큰 규모로 차이나조이에 단독 부스를 낸 것이 이해되는 부분이다.
이 외에도 중국 외 여러 콘솔 게임사가 차이나조이에 출전했다. 소니는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 외에도 아스트로 봇, 헬다이버즈 2 등 자사 대표작 다수를 출품했다. 유비소프트는 디비전 2, 페르시아의 왕자: 잃어버린 왕관 등을 앞세웠고, 아크시스템웍스는 열혈시리즈 난세풍운, 더블 드래곤 리바이브, 블레이블루 엔트로피 이펙트를 현지 게이머에게 선보였다. 온라인과 모바일 강세였던 중국에서 콘솔이 새로운 분야로 떠오르며 이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 것이다.
아크시스템웍스 아시아지점 김용현 담당은 “더블 드래곤과 열혈시리즈 신작 두 타이틀이 중국에서 잘 팔릴수 있다고 판단해 차이나조이에 출전했다. 판호는 아직 받지 않았지만, 이 타이틀이 중국에 정말로 먹힐지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다”라며 “한국도 그렇지만 중국에서도 콘솔 게임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 이 흐름에 맞춰서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판호를 받지 않은 더블 드래곤 리바이브에 대해서는 "문신표현 같은 것이 중국 내에서 금지되어 있어 이에 맞춘 체험판을 제작해 운영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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