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조이 한국 부스에 몰린 중국 게이머

▲ 차이나조이 2024 현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 상태에 도달했다는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나왔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게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한동안 판호가 발급되지 않으며 진출 자체가 요원해진 바 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스팀이나 콘솔 등을 토대로 그간 진출하지 않았던 신흥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거세졌다. 그러나 올해부터 한국 게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판호 발급이 시작되며 국내 게임업계 역시 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차이나조이 2024 현장에서도 읽을 수 있었다. 올해 차이나조이에 B2C로 단독 출전한 국내 게임사는 없다. 다만 넥슨은 퍼블리셔를 통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를 출품했고,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프리스타일, 드래곤네스트 등 곳곳에서 한국 게임을 만나볼 수 있었다.

던전앤파이터의 경우 무대 행사에 발 디딜 틈이 없는 수많은 인파가 몰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검은사막 역시 테스트 버전을 시연해보려는 참가자들이 꾸준히 방문했다. 기존작은 물론 국내 신작에도 중국 유저들이 적지 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검은사막 중국 출시를 앞둔 가운데 펄어비스 관계자는 “퍼블리셔와 함께 중국 모험가들의 성장 속도와 서버 상황에 따라 최신 버전을 빠르게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비엔비 모두 인기를 끌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중국 출시를 앞둔 검은사막도 차이나조이에 시연 버전을 출품하며 시장 반응을 체크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프리스타일, 드래곤네스트 등 여기저기 숨은 한국 게임이 꽤 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한국 게임에 대한 관심은 B2C와 함께 B2B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새로운 파트너사를 찾고자 B2B관에 단독부스를 차린 웹젠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MMORPG를 포함해 SLG, 미니게임 등이 변형을 거치며 굉장히 빠르게 변화하는 것 같다”라며 “판호 발급 정책이 완화된 것도 고무적이라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웹젠을 포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한국공동관에 출전한 게임사 모두 하루에 2~30개 가량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냈다. 미팅을 소화하느라 점심을 걸렀다는 관계자도 종종 만나볼 수 있었고, 모든 관계자가 미팅 중이라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기다린 경우도 많았다. 부스에 방문한 바이어 중 많은 곳은 중국 퍼블리셔이지만, 중국 외에도 중동, 베트남, 대만, 홍콩, 동남아시아 등 중국 외 국적을 지닌 업체도 있었다.

▲ B2B에는 웹젠 단독 부스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공동관이 자리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한국공동관에는 총 7개 게임이 춢품됐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꽉 찬 미팅으로 인해 점심을 거른 관계자도 제법 많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열렙전사 키우기로 차이나조이에 출전한 슈퍼플래닛 우지희 사업 매니저는 “공통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완성도가 높다는 것이었다. 열렙전사가 네이버 웹툰 IP인데, IP를 알지 못해도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라며 “저희는 미드코어를 지향하는데 하이퍼캐주얼이나 완전한 MMORPG가 아니어서 퍼블리셔를 찾기 어렵지만, 계약하고 싶어하는 회사가 다행히 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수라장을 출품한 디자드 김동현 대표는 “한국은 사실 PvP 게임이 워낙 많이 실패해서 마케팅 대비 매출을 낼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평점도 높고 테스트 평가도 좋은데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가 애매하다는 반응이다”라며 “그러나 중화권은 그런 부분은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 게임 마케팅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일수도 있고, 아직 MMORPG 일변도 시장이 아니어서일 수도 있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중국 퍼블리셔 중에는 자신들이 이러한 식으로 판호를 받을 수 있다는 부분까지 상담한 곳도 있을 정도였다.

▲ 열렙전사 키우기에 대해 설명 중인 슈퍼플레인 우지희 사업 매니저 (사진: 게임메카 찰영)

▲ 아수라장을 선보인 디자드 김동현 대표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앉아서가 아니라 직접 몸을 움직이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딤을 출품한 투핸즈인터렉티브 정경문 팀장은 “디딤을 출시한 지는 4년이 됐으나 중국은 카피를 우려해 배제하고 있었다. 그러나 여러 나라에 출시하며 이제는 중국에 진출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중국에 처음 왔는데도 저희를 카피하기 시작한 업체들이 있더라. 저희가 해외 전시는 많이 나갔는데 거기서 보고 유사하게 만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번 차이나조이에 30개 미팅을 목표로 잡았는데, 이를 훌쩍 넘겨 50개 이상을 달성했다.

차이나조이 현장에서 느낀 바에 따르면 한국 게임은 여전히 인기 있고, 현지 유저는 더 다양한 소재와 재미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부분은 국내 게임 시장 포화에 부딪힌 게임사에 또 다른 길을 모색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익명을 요청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도 예전보다 개발사가 많이 줄어들지 않았나 싶다. 그렇다면 중국 퍼블리셔는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한국, 일본, 대만 업체를 찾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한국이 수혜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현재 한국 게임사들이 모두 힘들다. 내수가 많이 무너졌고, 직원을 고용하는 것도 어렵다. 그 활료를 적극적으로 해외에서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 체감형 게임 디딤, 개구리를 발로 밟아서 상대편에 더 많이 보내는 게임이다, 이 외에도 몸을 쓰는 미니게임 다수를 갖추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고 밝힌 디딤 정경문 팀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