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야 소녀를 그려줘] 원스 휴먼, 그건 제 잔상입니다

최근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툴이 다수 등장했지만, 누구나 고품질 일러스트를 뚝딱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원하는 그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딩에 가까울 정도로 세세한 상황과 요소 키워드를 입력해야 하는데요, 필자 [진석이] 님과 함께 AI 일러스트 프로그램의 현황과 다루기 어려운 점을 재미있게 묘사한 [AI야 소녀를 그려줘] 코너를 통해 확인해 보겠습니다.
원스 휴먼(ONCE HUMAN). 지난 10일 출시된 이 게임은 SF 호러 오픈월드 샌드박스 생존게임이야. 앞서 해보기 단골 태그들이 덕지덕지 붙어있지만, 앞서 해보기 없이 높은 완성도로 정식 출시된 점이 좀 놀라워.

주인공은 초자연적인 괴물들을 격리하고 문서를 ■■■■로 검열하는 로제타(ROSETTA)라고 불리는 단체의 시설에 감금되어 있지. SCP 재단이 모티브로 보이는 단체인데, 모종의 사유로 격리가 해제되며 탈출하게 돼. 주인공 복장은 영화 제5원소에 나오는 여주인공 옷처럼 생겼지만, 이걸 기사에 그대로 그렸다간 노출이 심해서 안 되니 하얀 바디 슈트로 합의를 보자고.

“SF, 격리가 해제된 소녀!”

나는 누구인가, 왜 격리되었는가
▲ 나는 누구인가, 왜 격리되었는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시작했지만, 이런 게임에선 주변에 있는 아이템 중 들 수 있는 건 전부 챙기는 게 진리지.
열심히 기지를 수색하며 물건을 챙기다 보면 주인공이 격리된 사유가 점유물 이탈 횡령죄로 수감된 게 아닌가 싶어.
그 도중에 똑같이 격리되었다가 풀려난 괴물 까마귀를 만나게 된다.

“레이븐, 괴물 까마귀, 몸이 굵은 선이 엉켜 있는 모양으로 된 까마귀”

뭔가 이상한데?
▲ 뭔가 이상한데?

선으로 된 까마귀...이긴 하군. 선이 나무뿌리같이 굵다고 해야 했었나?
레이븐은 다시 보게 될 테니 그때 추가적인 학습 자료를 더해 보정하자.

“이제 적이 등장할 차례다. 감시자. 머리가 무대 조명등으로 된 사람!”

분명 대머리일거야
▲ 분명 대머리일거야

인류를 멸망시킨 스타더스트 재앙 이후 변이체라고 불리는 괴물들이 나타났다고 해.
이 감시자에게 들키면 조명이 빨간색이 되는데, 그 화려한 조명을 받으면 정신력이 감소하게 된다!

“마체테를 들고 감시자를 공격!”

대머리라 불러서 화났나!?
▲ 대머리라 불러서 화났나!?

다짜고짜 공격이라니! 대머리라는 단어가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긴 하지만 네 문제는 그런 게 아닐텐데!
아무튼 감시자를 잡고 떨어진 조명을 염동력으로 조종하여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데, 화난 적이 이미 그걸 들고 있으니 얼른 도망가자.
그렇게 탈출구를 찾는 중에 종이로 만들어진 빨간색 나비를 발견하게 되는데…

“하얀 벽으로 된 공간에서 빨간색 종이 나비를 잡는 소녀”

나비를 잡으면 순간이동을 합니다
▲ 나비를 잡으면 순간이동을 합니다

빨간색 나비를 잡자, 주인공은 어느 산장으로 공간이동을 하게 된다.
그곳에는 미츠코라는 여성이 있었다.

“복장은 제5원소 여주인공 복장 위에 긴 치마를 입은 형태, 오른쪽 눈에는 하얀 나비 모양 레이스 안대”

오랜만에 대참사
▲ 오랜만에 대참사

다리가 세 개!
미츠코는 대단히 강력한 초능력을 가졌지만, 괴물은 아니라고! 왠지 이걸 보고 있자니 가슴이 3개인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 토탈 리콜이 떠오르는군.
괴물을 표현하기 위해 인체가 뒤틀림을 방지하는 태그를 지웠더니 그 틈을 노리고 이런 짓을!

“인체의 뒤틀림을 방지하는 태그를 넣고 다시!”

독특한 안대군
▲ 독특한 안대군

레이스 나비 안대라니… 특이한 액세서리를 추가하는 요령이 늘어나고 있네.
미츠코에게 적당히 세계관 설명을 듣고 생존의 튜토리얼을 시작하자.

“벌목! 채광! 물 뜨기!”

열심히 튜토리얼을 완료했다
▲ 열심히 튜토리얼을 완료했다

나무도 종류가 많이 있지만 모두 통나무. 
광석은 땅을 파고 들어가는 것이 아닌 원석이 지상에 덩그러니 있는 형태. 
물은 그냥 뜨면 오염수라서 바로 마시면 안 되고 가공이 필요.
다음은 모은 재료로 임시 텐트를 만들고 거기서 제공되는 제작대로 석궁을 만든다.

“목재 바닥 위에 세워진 임시 텐트, 작업대, 석궁을 만드는 소녀”

이게 뭐야!
▲ 이게 뭐야!

석궁이 다 뒤틀렸잖아! 뭘 자랑스럽게 들고 있어!
총기도 그렇고, 부품이 정해진 위치에 정확한 형태로 존재해야 하는 것을 그리는 것에 너무 약하군. 하지만 시간이 없다! 

“거대한 적이 온다! 머리가 라디오 타워로 된 거인! 사이렌이 온다!” 

혹시 라디오 타워 머리가 뭔지 모르니?
▲ 혹시 라디오 타워 머리가 뭔지 모르니?

열심히 노력은 했는데, 이건 아니야!
라디오 타워에 사람 머리가 달린 게 아니라, 사람 몸통에 머리가 라디오 타워야.

좋아!
▲ 좋아!

그래. 사이렌은 그렇게 생긴 몬스터야. 머리에 신호등이 달린 아종도 있지.
아무튼 발사가 영 좋지 않을 것 같은 석궁으로 사이렌을 물리치면 미츠코가 현실 세계로 돌려보내 주는데...

“상공 500m 지점으로 돌려보내 준다! 높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중!”

피떡 엔딩?
▲ 피떡 엔딩?

대체 왜 이 높은 곳에다! 설마 아공간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서?
아니면 게롤트처럼 무릎 관절이 약한 주인공에게 활강의 튜토리얼을 가르쳐주기 위해?

“레이븐, 괴물 까마귀의 다리를 잡고 활강!”

살아났지만 대참사!
▲ 살아났지만 대참사!

이때다 싶어서 또 다리를 3개로 만들어? 까마귀 다리가 3개도 아니고?

“사람 몸에 날개 금지! 괴상한 인체 금지! 까마귀 다리를 잡고! 활강!”

살았다!
▲ 살았다!

까마귀에 나뭇가지와 벌레를 섞으니 얼추 비슷한 형태의 신체 구성이 되었군.

“지상에 착륙하면 본 게임이 시작된다. 폐허가 된 마을!”

어디로 가야하오
▲ 어디로 가야 하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거점을 세울 장소를 찾는 것이다.
거점의 이전이 매우 쉽기 때문에 아무 데나 세워도 되지만 되도록 자원이 가깝고 많은 장소를 찾는 것이 좋겠지. 좋은 위치도 찾으면서, 각종 자원도 모으면서, 새로운 적들도 죽이면서!

“나와라! 까맣게 탄 광인… 이라고 불리는 좀비! 그리고 불타는 허수아비! 마체테로 공격!”

펀치!
▲ 펀치!

마체테는 뺏겼나? 그럼 주먹질이지.
주변 정리가 끝났으니, 이제 거점을 만들자. 거점에는 원스 휴먼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감염물 수용소를 만든다!

“나무로 만든 집, 작업대, 유리로 된 전시대, 전시대 안에는 빨간 종이 나비가 들어있다.”

이제 뭘 해야 하지?
▲ 이제 뭘 해야 하지?

플레이어는 감염물이라고 불리는 작은 괴물들을 포획할 수 있으며 각 괴물의 특성에 따라 전투를 같이하거나, 생산이나 채집을 도와주거나, 아이템을 만드는 소재를 채취할 수 있는 등 거점 건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어… 이거 팰월드?

"괴물들 포획해서 앞마당에 풀어놔"

날 위해 일해줄 귀여운 팰들
▲ 날 위해 일해줄 귀여운 팰들

나무도 사냥도 채광도 농사도 자동으로 해주는 애들을 잡아서 생활을 윤택하게 만드는 콘텐츠라니.
감염물은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채집, 채광, 탐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지.
새로운 감염물을 잡아 안전한 거점에서 밤낮없이 노동을 시키기 위해 엘리트 몬스터를 사냥해야겠어.

“근처에 있는 건, 버스에 팔다리가 달려서 기어다니는 괴물”

안심하세요, 안전합니다
▲ 안심하세요, 안전합니다

이 친구는 잡는 몬스터가 아니라, 정말로 이 동네 버스가 이렇게 생긴 건가 봐. 정해진 위치로 이동하고 정차하면 손님(몬스터)들이 내려.
택시가 아니기 때문에 원하는 장소로 이동할 수 없지만, 플레이어에겐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오토바이가 있지.

“오토바이를 타고 해안가 마을로 간다!”

해안가로 ㄱㄱ
▲ 해안가로 ㄱㄱ

사냥 목표는 머리가 우산이고 공중을 떠다니는 레인 셸이라고 불리는 인간형 몬스터.
비 오는 날 공중을 둥둥 떠다니는 머리가 우산인 귀신이지.

“머리가 빨간 우산인 귀신!”

전혀 아니야!
▲ 전혀 아니야!

빨간 우산을 든 고전적 귀신이 나왔군. 하얀 천을 뒤집어쓴 사람을 보았을 때 아시아 문화권 사람들은 식탁보를 뒤집어쓴 사람이라고 먼저 인식하지만, 서양 사람들은 바로 귀신이라고 생각한다는 설을 들은 기억이 나.
아무튼 그건 그거고, 완전히 틀렸어.

“귀신(ghost)이 아니라 빨간 우산을 든 인간형 괴물이야”

이게 뭐야!
▲ 이게 뭐야!

우산을 머리에 쓰고 알몸에 빨간 넥타이를 맨 괴인이 나왔군.
알았어. 복장과 몸에 대한 세부적인 설정을 해줄게.

“빨간 정장 재킷에 하얀 치마(pencil skirt), 머리(head)가 없고 몸은 가는 선이 뭉쳐 있는 것처럼 되어있다”

어느 정도 근접했어
▲ 어느 정도 근접했어

이제 머리만 없어지면 될 것 같은데… 신체의 일부분을 다른 사물로 대체하는 건 학습된 자료들과 반대되기 때문에 안 되나?
그럼 뭘 기반으로 해야 하지? 원래 없는 목이 없는 기사 듀라한? 파리 올림픽에 나온 마리 앙투아네트?
아니야… 그런 거 섞었다간 또 안드로메다로 빠져버리겠지.

"머리를 직접 지우고 보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좋았어!
▲ 좋았어!

이제야 총을 쏴도 정당방위로 보이는 괴물이 되었군!

“괴물 레인 셸에 총을 발사하는 소녀!”

어디다 쏘는거야!
▲ 어디다 쏘는거야!

방향이 틀렸어!

"소녀와 괴물의 위치를 바꿔줘"

왜 자꾸!
▲ 왜 자꾸!

아니.... 오른쪽을 봐야지! 등을 보이는 자세로!

"오른쪽을 보라고!"

총구도 돌려!
▲ 총구도 돌려!

몸만 돌리지 말고 총구 적방향! 총구 돌려!
진짜 시키는 것만 하나씩 하네! 진짜로! 호빵맨도 아니고 매번 머리를 교체하고 있는 사람도 생각해줘!

맙소사
▲ 맙소사

몸이 아니라 총구를 앞으로… 아니 진짜로 왜 이러는 거야!

키에에에엑!!
▲ 키에에에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