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실존 인물과 지나치게 닮은 포켓몬 TOP 5
게임메카 류종화 기자
2024.08.01 16:35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포켓몬스터는 자연계에 존재하거나 상상 속 동식물들을 모티브로 삼았다. 파이리는 도마뱀, 꼬부기는 거북이, 나옹이는 고양이 같은 식이다. 아무래도 자연계만으로는 한계가 있기에, 기계나 유령, 슬라임 같은 대중문화 캐릭터들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도 있다. 자석을 모티브로 한 코일, 유령을 모티브로 한 고스트와 팬텀, 슬라임을 연상시키는 질뻐기나 마자용 등이 대표적이다. 포켓몬을 보며 '저 포켓몬의 모티브는 뭘까?'를 생각해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그런 포켓몬 중에는 사람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도 있다. 주로 이름이 널리 알려진 유명인을 기반으로, 이와 어울리는 동물이나 캐릭터를 붙여넣는다. 그 중에는 대놓고 이름에서부터 모티브로 삼은 사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인물과 너무나도 흡사한 경우도 존재한다. 오늘은 실존 인물을 닮은 포켓몬들을 한 자리에 모아 보았다.
TOP 5. 시라소몬&홍수몬-사와무라 타다시&에비하라 히로유키
포켓몬 1세대부터 등장한 시라소몬과 홍수몬은 각각 발차기와 펀치를 주종목으로 삼는 격투기형 포켓몬이다. 인간형이라기엔 뭔가 동물 같아 보이지만, 인간들이 사용하는 격투기를 주종목으로 쓴다는 점에서 나름 사람다운 포켓몬들이다. 이들의 일본 원어 명칭을 보면, 시라소몬은 사와무라, 홍수몬은 에비하라다. 이름만 들어도 일본인 이름을 따온 것이라는 짐작이 든다.
실제로 시라소몬의 모티브는 일본의 전설적인 킥복싱 챔피언 '사와무라 타다시'이고, 홍수몬의 모티브는 일본의 전설적인 복싱 챔피언 '에비하라 히로유키'다. 다만 한국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이기 때문에, 김두한과 함께 당대 최고의 주먹으로 불렸던 시라소니, 그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복싱 챔피언 홍수환을 대입했다.
TOP 4. 타격귀-최영의
극진공수도 창시자인 최영의(최배달)는 그 드라마틱한 일생 때문에 많은 매체에 등장했다. 가장 유명한 것만 꼽아봐도 만화 그래플러 바키 시리즈의 오로치 돗포, 전기 소설·영화 바람의 파이터,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의 오야마 스기하라 등 다양하다. 포켓몬스터도 영향을 받았다. 5세대 포켓몬 타격귀가 그 주인공이다.
실제로 타격귀는 한결같이 강해지기를 추구하고, 산에서 수행을 하고, 바위와 나무를 치는 등 최영의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한다. 한쪽 눈썹이 없는 것 또한 최영의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 '공수도 바보 일대'의 주인공을 오마주 한 것. 참고로 그 라이벌격으로 등장한 던지미는 최영의의 친우이자 당대 최고 유도가로 불렸던 기무라 마사히코를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터라 순위권에 들진 못했기에 여기에 짧게나마 언급한다.
TOP 3. 마임꽁꽁-찰리 채플린
1세대 포켓몬인 마임맨. 삐에로처럼 생겨서 팬토마임을 한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오랜 기간 동안 진화형이 없어 진화 없는 포켓몬으로 여겨졌다. 그러던 중, 8세대 가라르도감에 리전 폼 진화형이 등장했다. 모자를 쓰고 콧수염과 지팡이를 짚은 데다 복장도 마치 정장처럼 바뀌었는데, 동서고금 최고라 불리는 희극인 '찰리 채플린'을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마임꽁꽁은 찰리 채플린을 모티브로 삼았다. 예를 들어 마임꽁꽁 속성이 얼음 타입이고 그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은 영화 '모던 타임즈'에서 찰리 채플린이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을 오마주 한 것이며, 갈지자 걸음 역시 찰리 채플린의 우스꽝스러운 연기를 떠오르게 한다. 참고로 영문판 이름은 Mr.Rime인데, 이 역시 찰리 채플린의 영화 '라임라이트'를 떠오르게 한다. 먼 훗날엔 미스터 빈을 형상화한 포켓몬이 등장할 지도 모르겠다.
TOP 2. 윤겔라-유리 겔라
포켓몬 1세대부터 출연한 에스퍼 타입 포켓몬 윤겔라. 노련한 초능력자처럼 생겼는데 뜬금없이 숟가락을 들고 있다. 어린 포켓몬 트레이너들은 이걸 보고 '밥 먹으려고 그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90년대를 뒤흔든 초능력자(호소인) 유리 겔라를 패러디 한 것이다. 훗날 초능력이 아니라 마술사라고 인정하긴 했지만, 손을 대지 않고 숟가락을 자유자재로 구부리는 그의 모습은 매우 높은 인기를 끌었고, 결국 윤겔라로 화한 것이다.
참고로 윤겔라 진화 전 형태인 케이시는 미국 예언가 '에드거 케이시', 진화형인 후딘은 역시 미국 마술사 '해리 후디니'에서 영감을 따왔다. 다만 여기서는 이름만 따왔고 형태까지 닮은 것은 윤겔라가 유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겔라를 먼저 디자인한 후 앞뒤 캐릭터들의 이름을 과거 유명했던 마술사들에게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아, 참고로 유리겔라는 이 건으로 한동안 닌텐도에 소송을 걸었는데, 2020년에야 이를 인정했다고.
TOP 1. 형사구스-도널드 트럼프
몽구스를 모티브로 한 포켓몬 영구스. 그 진화형인 형사구스는 표면적으로는 몽구스에 형사 캐릭터를 더한 캐릭터다. 귀여웠던 외모가 마치 바바리 코드를 입은 노련한 형사처럼 변하는데, 가만 보고 있으면 떠오르는 실존 인물이 하나 있다. 그렇다. 미국 45대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다. 등장 시기도 2016년 포켓몬스터 썬·문으로, 트럼프가 대통령 선거 운동에 나서 힐러리 클린턴을 누른 시기인지라 제대로 겹친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형사구스는 단순히 트럼프를 닮은 포켓몬 정도로 여겨졌지만, 얼마 전 트럼프가 차기 대통령 선거 유세장에서 암살당할 뻔 한 일을 겪은 후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트럼프는 총알이 귀에 스치는 경상을 입고 귀에 반창고를 붙인 채 다녔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형사구스의 귀도 상처를 입은 것처럼 푹 파여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어둠의 닌텐도가 형사구스와 트럼프를 닮게 하려고 벌인 짓이냐'라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만약 형사구스의 진화형이 또 등장한다면, 트럼푸스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