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 체험기, 턴제 덱 전투와 실시간 액션을 '스위칭'

호연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호연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호연’은 오랜 기간 ‘프로젝트BSS’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게임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2023년도 지스타 시연 부스 외에는 거의 공개되지 않았으며, 심지어 정식 타이틀명 조차 출시 2달 전에야 확정됐다. 이에 일부 게이머들은 과연 호연이 어떤 게임인지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 6월 엔씨소프트는 호연에 대한 여러 정보를 공개하며, 턴제와 실시간 액션을 전환할 수 있는 ‘스위칭’ RPG라고 전했다. 다만 전투 방식을 스위칭 한다는 것이 다소 이해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여의 궤적’ 시리즈처럼 약한 적은 실시간 액션으로 싸우다가 강적이나 보스는 턴제로 진행하는 방식인지 조차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지난 21일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호연을 시연할 기회를 얻었다. 실시간과 턴제 전투에 더해 스토리 콘텐츠 등을 체험하며 전반적인 시스템을 확인할 수 있었다.

▲ 호연 캐릭터와 콘텐츠 소개 영상 (영상출처: 호연 공식 유튜브 채널)

플레이 기반이 되는 실시간 필드 전투

호연의 기본적인 전투 방식은 필드에서의 실시간 액션 전투다. 필드 전투는 지난 2023 지스타 시연버전과 큰 틀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 플레이어는 총 다섯 캐릭터로 파티를 구성하고, 이 중 한명의 리더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조작한다. 나머지 네 캐릭터는 사실상 스킬에 가까우며, 연쇄 효과 등 전투에서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필드 전투는 사실상 자동 사냥이 거의 불가능했다. 퀘스트 진행 등에서 캐릭터가 자동으로 이동하도록 설정할 수는 있지만, 전투에서는 조작이 요구됐다. 적의 공격은 크게 일반 공격, 차단 가능 공격, 차단 불가능 공격으로 나뉜다. 이 중 차단 가능 공격과 불가능 공격은 보스나 엘리트 몬스터가 주로 사용하며, 화면에 각각 흰색과 붉은색 시전 범위가 표시된다.

차단 불가능 공격은 범위 밖으로 나가거나, 직전 대시를 사용하는 ‘흘리기’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차단 가능 공격은 스킬을 연속으로 적중시킨 뒤 활성화할 수 있는 협력기를 활용해 파훼할 수 있다. 모든 적들은 역점 속성에 해당하는 스킬을 적중시키면 약화 시킬 수 있는데, 차단 가능 공격을 무효화하면 속성과 무관하게 약화 상태로 만들고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 스킬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적과 싸우는 필드 전투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턴제 전투, 짜임새 있는 시스템이 특징

필드 전투와 달리 덱을 활용한 턴제 전투는 ‘심상수련’ 등 파밍 콘텐츠나 일부 스토리 구간에서만 활용할 수 있었다. 즉, 메인 스토리는 대부분 필드에서 싸우는 셈이다. 덱 전투에서는 서브로 활용되는 캐릭터들도 직접 전투에 참여하며, 각각 스킬, 공격 속도, 스탯 등을 적용받아 진형을 갖추고 적과 싸운다. 전열에 있는 캐릭터는 공격 당할 확률이 높은 대신 공격력 상승 버프를 받고, 후열에 있는 캐릭터는 높은 치명타 배율을 얻는다.

진형 전투에 각 캐릭터는 세 스킬과 궁극기 하나를 사용할 수 있다. 스킬은 필드 전투에서 캐릭터가 사용한 스킬들과 효과가 유사하다. 각각 적에게 피해를 입히거나, 디버프를 주거나, 턴 순서를 바꾸거나, 캐릭터를 치유한다. 범위 스킬의 경우 1열 전체 피해, 주변 피해, 방사 피해 등으로 나뉘며, 적 또한 진형을 갖추고 나오는 만큼 적절한 사용이 필요했다.

▲ 진영과 공략, 상대 스킬 및 정보를 확인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모든 파티 캐릭터가 함께 싸운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여기에 더해 전술 전투에서도 협력기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충전 방식이 다소 독특한데, 플레이어 캐릭터가 연속으로 공격할 때 자동으로 협력기 게이지가 충전되는 방식이다. 필드 전투와 마찬가지로 3회 중첩할 수 있으며, 일부 공격 스킬 사용 직후 발동해 적에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덱전투는 분명 일부 콘텐츠에만 활용되는 한정적인 전투 방식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았고, 캐릭터 스킬이 잘 구현됐다. 또한 필드와 콘텐츠를 ‘스위칭’ 할 수 있다. 덱전투는 자동 진행이 가능하며, 필드에서 메인 스토리를 수행하면서도 진형 전투 콘텐츠로 자유롭게 전환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매우 편리했다. 다만 협력기 활용 방식이나 각 스킬 설명, UI는 직관성이 다소 떨어졌다.

▲ 캐릭터별 서로 다른 스킬과 조합을 활용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캐주얼과 고난도를 오가는 보스전

MMORPG의 꽃인 보스전 역시 체험할 수 있었다. 이번 시연에서는 1인 보스전인 싱글 네임드, 40인이 모이는 대형 레이드 보스전과 4인 보스 레이드 ‘보스 던전토벌령’을 플레이 했다. 1인 보스전의 경우 비교적 쉬운 응광삼과 더 어려운 나추옹이 등장했다. 나추옹의 경우 강시를 먼저 처치해야만 피해를 줄 수 있거나, 닿으면 즉사에 가까운 피해를 주는 독 안개를 설치해 이동을 제한하는 등 여러 기믹을 선보였다. 또한 죽기 직전에는 매우 큰 범위에 큰 피해를 주는 이른바 ‘발악 패턴’까지 사용했다.

대형 레이드 보스인 아싸가오리는 약 40명의 캐릭터가 달라붙어 전투를 펼쳤다. 패턴이 다양한 편은 아니었지만 범위가 매우 넓고 대미지가 높았다. 또한 협력기를 여러 캐릭터가 사용해야 보스 스킬을 방해할 수 있었고, 체력이 매우 높아 오랜 시간 전투해야 했다.

▲ 필드 보스 '아싸가오리', 다수 플레이어가 함께 싸운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4인 상위 레이드인 보스 던전은 이번 시연회의 하이라이트였다. ‘폭열왕 카이람’에 맞섰는데, 고난도 레이드인 만큼 매우 다양한 패턴과 기믹이 등장했다. 특정 플레이어를 묶은 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즉사시키는 패턴, 십자가 모양 광역 공격, 광역 브레스 등을 사용했다. 특히 플레이어 하나를 묶는 패턴은 다른이가 이를 해제해야 하는데, 체력이 절반 이상 떨어졌을 때 사용하는 잡몹 소환과 겹치면 시각적으로나 물리적으로 상당히 난이도가 올라갔다.

전반적으로 싱글 네임드는 캐주얼한 MMORPG 유저가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고난도 레이드인 ‘보스 던전’의 경우 숙련자들이 즐길 수 있도록 꾸며졌다. 보스 던전은 하드 모드도 준비됐는데, 특정 스킬은 탱커가 어그로를 끌지 않으면 즉사하는 등 더 악랄하고 도전적인 패턴이 준비됐다고 개발진은 밝혔다.


▲ 상위 레이드 '보스 던전', 캐릭터를 적절하게 성장시켜야만 한다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메인 스토리와 캐릭터 스토리 등, 전투 외 콘텐츠

이번 시연에서는 전투 외에도 초반부 스토리와 지역 도전과제, 강호록 등 전투외 콘텐츠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스토리는 미지의 인물에게 공격받아 멸문당한 호연문의 ‘유설’이 새로운 가문을 세우는 이야기를 다룬다. 유설은 가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인지 돈을 밝히는 캐릭터로 그려져 소소한 웃음을 자아냈다.

메인 스토리 초반부는 유설이 새로운 가문을 세우고, 의뢰를 받아 돈을 버는 내용으로 그려졌다. 그 과정에선 전투 외에도 적에게 들키지 않도록 잠입하거나, 각종 지역 특산물을 모으는 과제 등을 수행했다.

▲ 강호록, 캐릭터별 스토리를 감상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또한 각 캐릭터의 배경 스토리를 짧은 플레이를 통해 체험하는 ‘강호록’도 준비됐다. 이번 시연회에서는 기억을 잃은 기공사 ‘홍비’의 과거를 체험했는데, 두 번의 짧은 퀘스트를 통해 홍비가 기억을 잃게 된 과정과 왜 유설과 함께하는지를 간략하게 설명했다. 위와 같은 콘텐츠를 통해 엔씨소프트가 전투 이외에 캐릭터와 스토리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호연은 기대보다 우려가 많았던 게임이다. 오랜만에 엔씨소프트가 직접 개발하는 블레이드 앤 소울 IP면서, 캐릭터 보다는 MMORPG에 집중하겠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플레이해본 호연은 분명 아쉬운 점도 많았지만, 분명 매력 포인트가 있는 타이틀이다. 보스전은 도전적인 재미가 있었고, 스토리와 캐릭터에도 많은 노력이 들어간 모습이 역력했다.

▲ 인연 관리, 간단한 스토리와 패시브 효과까지 (사진제공: 엔씨소프트)

▲ 탐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는 자동 콘텐츠 (사진제공: 엔씨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