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파 카드팩 위법' 오스트리아, 2심서 판결 뒤집어

▲ 피파 23 스크린샷 (사진출처: 스팀 공식 페이지)

작년에 1심에서 오스트리아의 도박법을 위반했다는 판결을 받은 EA의 피파 23(현 FC 시리즈) 카드팩에 대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법원이 도박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고등지방법원은 EA의 피파 23의 확률형 아이템이 자국 도박법을 어기지 않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유저가 이익을 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지 게임에 사용하기 위해 피파 얼티밋 팀 팩(선수 카드팩)을 구매하고, 경제적인 위험 요소가 존재하지 않기에 도박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파 23은 우연이 아니라 실제 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기에, 카드팩 역시 게임과 분리해서 고려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 1심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여러 하급심 법원에서 관련 민사소송이 제기됐다. 작년부터 1심 판결이 나왔고, EA가 승소한 소송도 있지만 패소한 건도 있다. 그 중 작년 3월과 8월에 있었던 판결에서는 피파 23의 카드팩이 도박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하급심 판결이 엇갈리는 가운데, 고등법원에서 EA측 손을 들어주며 갈피를 잡았다. 이번 판결에 대해 EA는 영국 게임 전문지 게임스인더스티리.biz(gamesindustry.biz)를 통해 비엔나 고등법원이 방향을 설정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카드팩이 도박이 아니며, 유저가 이익이 아니라 게임을 하기 위해 이를 구매한다는 법원 판결에 만족한다고 언급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에서 확률형 아이템과 도박의 유사성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온 시점은 지난 2017년부터다. 이후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일부 게임에 포함된 확률형 아이템이 도박법을 위반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고, 그 과정에서 EA의 피파(FC) 시리즈는 관련 사건에서 빠지지 않고 언급된 주요 게임이기도 하다. 관련 내용은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상품으로 삼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의 현지 진출과도 무관하지 않기에 관심사로 떠오른 바 있다.

이번 오스트리아 고등법원 판결 외에도 지난 2022년 네덜란드 최고 행정법원은 피파 카드팩이 현지 도박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에 다소 부정적이던 유럽 지역에서 위반 사항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이어지는 현상이 현지 법제도 및 인식에도 변화를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