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코어 액션 카잔 "접근성 위해 이지 모드 계획 중"

지스타 2024 인터뷰에 참석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좌)와 윤명진 총괄 프로듀서(우)
▲ 지스타 2024 인터뷰에 참석한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좌)와 윤명진 총괄 프로듀서(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은 콘솔게임으로의 던전앤파이터 IP 확장을 알리는 첫 작품인 만큼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울라이크가 떠오르는 하드코어 액션 RPG를 내세웠다는 점에서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지난 유저 테스트와 각종 오프라인 행사에서 직접 게임을 플레이한 일부 유저는 어려운 난이도로 인한 진입장벽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개발진은 꾸준히 유저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를 다듬는 중인데, 이번 지스타 2024에서 진행된 개발자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 내용과 개발 방향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었다. 인터뷰에는 윤명진 총괄 프로듀서와 이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참석했다.

Q. 난이도가 어렵단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숙련자를 위한 하드코어 모드나 초보자를 배려한 이지모드 등 난이도 세분화 계획은 없는가?

윤명진 프로듀서: 다른 인터뷰에도 받은 질문이다. 이전에는 이지 모드는 출시 계획이 없다 밝혔는데, 어려운 난이도 때문에 힘들어 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이에 내부적으로 이지 모드를 계획 중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지만, 스태미나 수치만 조금 완화해도 난이도 체감이 확 느껴졌다. 이를 토대로 접근성을 높여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의 재미를 알아갔으면 좋겠다.
Q. 게임스컴 도쿄게임쇼 등 여러 오프라인 행사에 출품했는데, 국가별 반응이 궁금하다. 그리고 지난 테크니컬 테스트에는 어떤 피드백이 왔고 어떻게 적용 예정인가?

윤명진 프로듀서: 사실 국가별 차이가 크지는 않은데, 전 세계적으로 반응이 굉장히 좋은 상태다. 테크니컬 테스트는 하기 정말 잘했다 싶을 정도로 많은 피드백을 받았고,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이준호 디렉터 : 지난 세 번의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며 유저분들의 감각적인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테크니컬 테스트에서는 오프라인 행사와 달리 각자 집에서 편안한 환경에서 깊게 게임을 즐기시다보니, 더 많은 피드백을 얻었다. 이를 고려해 출시 전까지 더 좋은 게임을 만들도록 논의하고 개선하겠다. 
Q. 시프트업이나 네오위즈 등 콘솔 시장에 뛰어드는 개발사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업계 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윤명진 프로듀서: 온라인게임을 오래 개발했지만, 패키지게임을 만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개발자 대부분이 비슷한 입장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어렸을 때 패키지게임 세대였지만, 개발자가 된 이후에는 패키지 제작에 대한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다만 이번에 패키지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 과정의 차이를 굉장히 많이 느낀다. 개인적으로 온라인게임과 달리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로 느껴졌다. 이후 작품이 패키지게임이 될지 온라인게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카잔도 패키지 게임으로 만든 것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카잔으로 기대하는 성과가 있다면?

윤명진 프로듀서: 판매량이나 메타크리틱 점수 등 수치적인 부분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 게임을 만들 때 집중한 포인트는 카잔이 처한 처절함을 전달할 수 있는 아트, 어렵지만 합리적인 느낌을 주는 게임성이었다. 이러한 부분을 유저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느냐가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요소에 대한 유저 평가가 좋다면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반대로 나쁜 평가가 나오면 실패라고 여길 것 같다. 
Q. 카잔을 처음 봤을 때 카툰 렌더링으로 어둡고 처절한 세계를 묘사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이러한 아트를 잘 구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을 했는지 궁금하다.

윤명진 프로듀서: BBQ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그 인력들이 만든 게 카잔이다. BBQ에서 카툰 렌더링을 사용했었는데, 저희 AD님이 그로테스크하고 유혈 표현 같은 것을 좋아하신다. 반대로 나는 좀 더 밝은 표현을 좋아하는 데,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다 '카툰 렌더링으로 깊이를 표현해 보자'라는 쪽으로 합의를 봤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성인용 애니메이션처럼 표현을 하거나, 캐릭터는 만화처럼 만들고 배경을 좀 더 딥하게 만들어 조화시키려는 노력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독창성과 임팩트 모두 가지고 있는 결과물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Q. 테크니컬 테스트를 깊게 즐겼는데, 보스전은 재밌었지만 그 곳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웠다. 일반 필드의 레벨 디자인에 관련된 개선 사항이나 방향성이 있는가?

이준호 디렉터: 테크니컬 테스트 이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테크니컬 테스트 버전은 이전 게임쇼에서 받은 피드백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라, 오프라인 행사와 테크니컬 테스트를 통해 여러 가지 부분에서 피드백을 받았다. 출시 버전은 보스까지의 과정이 매끄러워질 수 있도록 밸런스와 레벨 디자인 등 가이드라인을 개선했다. 파밍과 성장에 관련된 부분도 많이 부족했는데, 이런 부분이 종합적으로 많이 발전했다. 
Q. 카잔 이후 풀어내고 싶은 원작 이야기가 있다면?

윤명진 프로듀서: 이어질 작품에 대해 아직 얘기할 수는 없지만, 카잔을 제작할 때 록시와 아간조 이야기도 후보에 있었다. 다만 카잔 증후군이 원작 이야기가 시작되는 근원이기 때문에, 이 이야기부터 풀어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카잔을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원작 캐릭터 각각의 이야기가 모두 깊은 편이다보니,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Q. 엔딩까지의 플레이타임은 얼마나 되는가?

윤명진 프로듀서: 게임 난이도가 높다 보니 유저마다 격차가 커서, 숫자로 플레이타임을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다만 유저마다 주어진 시간을 즐기는 방법이 굉장히 달랐다. 일부러 보스를 안 잡고 반복 플레이하는 유저도 계셨고, 맵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대사를 하나하나 읽는 분도 계셨다. 이야기드릴 수 있는 건 카잔은 같은 비용의 게임 중에서도 플레이 타임이 긴 편이라고 생각한다.
윤명진 프로듀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윤명진 프로듀서가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