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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전자파에서 해방을 꿈꾼다,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전자파 피하고 싶었어, 아무리 애를 써도 넌 내 곁에 있어

전자파가 건강을 위협한다는 사실은 더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학계의 가설 뿐만이 아니라 뉴스나 TV프로그램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전자파를 측정하고 위험성을 알려준다. 아직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몸 속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한 암 유발설부터 성기능 감쇠까지 다양한 가설들로 연일 화제에 오르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미 몸의 일부분처럼 떼어놓을 수 없는 스마트폰은 더더욱 집중공격을 받고있다. 실제로 한 TV프로그램에서 측정한 스마트폰의 전자파 방출량은 상당히 높은 수치를 기록해 시청자들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스마트폰의 전자파는 통상적인 대기상태에서 7mV/m 가량이지만, 통화를 시도하면 약 500mV/m에 달하는 전자파가 나온다고 알려졌다.

전자기기라면 피할 수 없는 문제긴 하지만 유난히 스마트폰이 집중공격을 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실생활에서 인체와 가장 가까이 있는데다 떨어뜨려 놓기에는 너무나도 깊이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이어셋 같은 핸즈프리를 사용하면 된다지만 매번 전화를 받을 때 마다 주섬주섬 준비하기에는 불편하기 짝이 없다.

이 와중에 여느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전자파의 위협을 실감한 벤처기업, 이소닉에서 아이디어를 냈다. 나무 블루투스라는 조금 난해한 모델명을 가진 이소닉의 신제품이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브레인박스에서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ESONIC-W1, 나무 블루투스

제조사 이소닉(한국)
무선 사양 블루투스 2.1+EDR
무선출력 2.5mV/m, 10m 이내
배터리 성능 350mAh 리튬 폴리머 배터리(3.7v)
전화대기 최대 20일, 전화통화 최대 20시간
소재 나무
무게 23g
보증기간 1년(배터리 6개월)

패키지 뒷면의 간략한 스펙에 나와 있지만 나무 블루투스는 기존의 무선 핸즈프리 기술을 응용한 제품이다. 무선 핸즈프리 기술은 이어셋이나 헤드셋에 송수신기를 장착해 휴대폰/스마트폰과 떨어져 있어도 통화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문제는 귀찮음이다. 핸즈프리를 착용 중이라면 편리하겠지만, 항상 착용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아무리 가벼운 이어폰이나 헤드폰이라도 오랫동안 장착하고 있으면 귀에 피로를 주기 마련이다. 그 증거로 시중에 다양한 핸즈프리 제품이 있지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통화는 단말기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ESONIC-W1

나무 블루투스는 바로 그 점을 노렸다. 이어셋이나 헤드셋이 아닌, 단말기 형태의 핸드셋을 만든 것이다. 옛날에는 굳이 핸드헬드 단말기에 핸드셋을 만든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수도 있겠지만, 요즘처럼 전자파 위협의 실체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 시점에 전자파 덩어리인 스마트폰의 대용으로는 충분한 상품가치가 생긴 셈이다.

▲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esonic-W1
고급스러운 원목 하우징으로 남심을 잡고, 동글동글한 아이콘으로 여심도 잡는 디자인이다.

나무 블루투스는 350mAh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이 내장된 스마트폰들의 평균 배터리가 약 1300mAh (1230~1500mAh 사이) 라는 걸 생각해보면 그 가운데 블루투스 칩만 쏙 빠져나온 나무 블루투스의 배터리는 결코 적은편이 아니다. 실제로 스마트폰보다 훨씬 오래가는 배터리 수명을 가지고 있다.

충전포트는 MiniUSB(B-8pin) 타입 커넥터를 쓴다. 기본 제공되는 케이블을 PC나 USB 포트가 달린 어댑터와 연결하면 충전할 수 있다. 이 부분은 MicroUSB(b)타입을 썼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MicroUSB(b)타입은 안드로이드 및 윈도우폰 기반의 스마트폰에 표준으로 사용되는 커넥터로 과거 TTA-24pin 규격 이후로 가장 대중적인 충전 케이블이다.

▲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esonic-W1
충전단자 근처에서 마이크 구멍과 스트랩홀을 찾을 수 있다.

▲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esonic-W1
마이크가 내장된 부분의 뒤에는 통화품질을 향상하기 위한 덕트가 뚫려있다.

전원(통화) 버튼 부분에 있는 2개의 구멍에는 LED 불빛이 들어온다. 오른쪽에서는 빨간색 LED가 들어오며, 전원상태를 나타낸다. 충전하는 동안에는 빨간색 LED가 들어오고, 충전이 완료되면 LED가 꺼진다. 이 외에도 전원이 켜지거나 꺼질 때 두세번 반짝여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나무 블루투스를 사용하려면 단말기에 등록하는 페어링 과정을 거쳐야한다. 일단 연결한 휴대폰을 페어링(검색)모드로 만들어야 한다. 휴대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켠 다음 검색, 또는 찾기 버튼을 눌러 페어링 모드로 들어간다.

휴대폰이 페어링 모드에 들어가면 이소닉의 전원버튼을 파란색 LED가 들어올 때 까지 꾹 누르고 있는다. 파란불이 들어오면 휴대폰의 블루투스 목록에 esonic-W1이 있을 것이다. 선택하면 휴대폰과 esonic-W1의 페어링이 진행된다.

간혹 PIN코드(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하는 휴대폰도 있다. esonic-W1의 PIN코드는 숫자 0을 네 번 입력(0000)하면 된다. 휴대전화와 페어링이 완료되면 전원버튼의 왼쪽에 파란색 LED가 반짝인다.

가까이 하고 싶은 나무, 이소닉 나무 블루투스 W1

눈치빠른 독자들은 나무 블루투스도 전자파를 사용하는 무선기기인데 무슨 차이인가, 하고 효용성에 대해 의문을 품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나무 블루투스도 무선 네트워크를 사용하지만 스마트폰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머릿말에서도 언급했듯이 스마트폰은 평상시에 약 7mV/m, 통화시에는 약 500mV/m 이상의 전자파를 방출한다. 반면에 나무 블루투스는 거의 일정하게 2.5mV/m의 전자파만을 방출한다. 평상시와 비교해도 약 3배, 통화시 비교에서는 200배의 차이가 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디서든 터질 수 있도록 송출되는 휴대전화의 통신신호와 10m 이내에서만 신호를 잡으면 되는 블루투스의 송출신호의 세기는 다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전자파는 통화를 시작할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신호음이 울리기 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미리 알고 피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분석한 결과, 이소닉에서 출시한 나무 블루투스는 이동할 때도 스마트폰은 가방에 넣어두고 나무 블루투스만 휴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전자파는 거리가 멀면 세기가 약해지기 때문에 10cm만 떨어뜨려 놓아도 그 효과는 상당하다.

아이디어는 상당히 괜찮은 아이템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피처폰보다도 소형으로 휴대하기도 부담스럽지 않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부담스러운 5만원의 가격, 그리고 적어도 USB 충전 어댑터 정도는 제공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는 것 이다. 물론 요즘엔 USB어댑터 정도야 쉽게 구할 수 있지만 5만원이라는 가격에 달랑 본체와 케이블이 전부라는 점은 다소 부담으로 다가온다.

물론 최근의 추세를 보고 있지만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통신망의 속도만큼 신호세기도 강해질 것으로 보이니, 비싸도 울며 겨자먹기로 사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아무쪼록 이 한 몸 건사하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준비해 놓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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