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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의 음색을 무선으로 즐긴다, MM550 TRAVEL

근거리형 무선 통신 블루투스와 젠하이저의 만남?

주변에 자주 쓰는 근거리 무선 통신에 무엇이 있냐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블루투스를 언급 할 것이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피처본부터 줄곧 쓰여온 블루투스는 이제 무선 통신에서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 되었다. 어떤 기기든 유선에서 무선으로 바뀌었을 때의 편리함은 중독성이 있다. 코 앞의 TV도 버튼을 누르기 보다 리모콘을 먼저 찾는다는 농담이 더 이상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편한 무선 기능의 대표주자인 블루투스가 지금껏 뚫지 못했던 분야가 있다. 바로 사운드 시장이다. 사운드 솔루션을 무선으로 구축하면 음질과 음색이 변하기 때문에 사운드 매니아들에게 많은 천대를 받은 것이다. 그나마 아웃도어 시장이 활성화된 덕분에 음질과 함께 편의성이라는 부분에 무게가 실리면서 블루투스 사운드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아마도 많은 유저들이 블루투스 헤드셋이 있으면 편할 것 같긴 한데 딱히 떠오르는 물건이 없어 막연한 상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명색이 블루투스 헤드셋을 살 텐데 이름도 잘 모르는 회사의 물건을 구했다가 실망하면 돈도 돈이지만 처분하기도 마땅치 않은 애물단지가 되어버릴테니 말이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딱 알맞은 헤드셋을 확보했다. 역시 사운드 하면 누구나 예상했을 그 곳, 젠하이저에서 선보였던 블루투스 헤드셋, MM550 TRAVEL을 면밀히 분석해보았다.

젠하이저 MM 550 TRAVEL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제조사 젠하이저
헤드폰 타입 스테레오 마이크 내장, 밀폐형 헤드셋
플러그 타입 블루투스 2.1+EDR 또는
ㄱ형 3.5㎜ 스테레오 플러그 (니켈 도금)
주파수 대역 15 - 22,000㎐
임피던스 100Ω
음압레벨 107dB
무게 179g
보증기간 2년
특수기능 SRS WOW HD™, NoiseGard™ 2.0, TalkThrough™


다양한 기능으로 무장한 젠하이저 MM550 TRAVEL

전체적인 디자인은 젠하이저의 보편적인 블랙 컨셉을 따르고 있다. 다만 구조적인 외형면에서는 자칫 머리가 커보일 수 있는, 통칭 "요다현상"의 그림자가 엿보인다. 마치 옴(Ω) 기호를 연상케 하는 헤드밴드의 형상을 하고 있다. 요다현상이 덜한 집합(∩) 형태의 헤드밴드를 가진 헤드폰에 비하면 이어패드의 밀착도가 높아져 차음성이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패드의 촉감이나 재질은 모두 우수하다. 내부에 채워진 솜은 충분히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쿠션감을 제공한다. 특히 고급형 모델답게 이어패드나 헤드패드를 고급스러운 재질로 처리해 내구성과 촉감을 높였다. 저가 인조가죽을 쓴 이어패드들이 속칭 "김가루"라고 하여 땀이나 피부기름으로 딱딱하게 굳거나, 피혁 표면이 조각나 떨어지는 현상을 방지해준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스위블 기능으로 인클로저를 파손 위험이 적은 각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젠하이저 MM550은 폴딩과 스위블이 가능하다. 폴딩은 인클로저 부분을 헤드밴드 쪽으로 꺾을 수 있는 기능을 말하고, 스위블은 인클로저를 바깥쪽으로 회전시키는 기능을 말한다. 둘 다 휴대편의성을 위한 기능이다. 폴딩기능의 편의성은 PX-200II 시리즈에서 검증된 바가 있다.

폴딩 기능은 인클로저를 접어 부피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스위블 기능은 휴대 도중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졌을 때 파손의 위험에서 보다 안전할 수 있다.

헤드폰의 측면 모습이다. 테스트용 샘플이라 약간 지워져 있지만 모델명과 함께 좌우측 구분 이니셜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왼쪽에는 3개의 점이 있지만 오른쪽에는 없어 어두울때도 좀 더 간단하게 좌, 우를 구분할 수 있다. 좌우를 구분해주는 부분의 위쪽 구분선에서 폴딩 기능이, 아래쪽 구분선에서는 스위블 기능이 구현된다. 앞서 본 사진과 같이 두 기능을 동시에 구현도 가능하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MM550 인클로저의 모습, 정 중앙이 아닌 귀 구멍의 위치를 고려한 다이어프램이 보인다.

 

무선 기기의 영원한 숙제는 역시 배터리 충전이다. MM550도 배터리의 숙명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다만 충전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키기 위한 노력만큼은 칭찬해 줄 만하다. 사진은 MM550의 충전단자와 충전 상태를 나타내는 알림표시등(LED)다. 어디서 많이 보던 단자와 비슷하게 생겼다고 생각한다면 정답이다.

이 단자는 b타입의 MicroUSB 단자다. 갤럭시 시리즈나 옵티머스 등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표준 격에 해당하는 충전단자와 호환된다. 스마트폰 충전이 일상화 되면서 예비 케이블 정도는 언제든지 휴대하고 다닐 뿐 더러, 카페 같은 곳에서 충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곳도 많다.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김에 젠하이저 MM550도 충전하면 배터리가 모자랄 일은 없을 성 싶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핸즈프리 기능도 가능한 MM550은 통화만 할 경우 20시간 동안 사용할 수도 있다.

배터리는 인쪽 인클로저에 착탈하는 형태다. 이미 사진으로도 보았지만 아주 자연스러운 형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MM550에 끼워놓은 채로 충전할 수도 있고, 분리한 상태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라이프는 노이즈가드없이 사용할 때는 10시간, 노이즈가드를 사용하면서 음악을 들으면 8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블루투스의 절전기술과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특성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작은 모양을 구현했다.

왼쪽 인클로저는 오른쪽의 배터리와 균형이라도 맞추려는 듯 다양한 기능 버튼들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이해를 돕기위해 상태표시등(LED)가 모두 들어오는 장면을 촬영했지만 실제로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LED는 꺼진다. 색상이나 배치가 튀지 않아 전체적으로 통일감 있는 디자인을 형성하게끔 만들어졌다.

인클로저의 하우징 꼭대기에는 네비게이터(조작버튼)가 자리잡고 있다. 어지간한 모바일 미디어 플레이어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기능들로 구성되어 있다. 좌우 버튼은 각각 이전/다음 곡을, 위/아래는 볼륨 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젠하이저의 로고가 새겨진 중앙 버튼은 재생/일시 정지 기능을 수행한다.

중앙 버튼은 그 외에도 일정시간동안 꾸욱 누르고 있으면 전원 버튼 및 페어링 기능을 수행한다. 약 3초 정도 누르고 있으면 파란색 LED가 점멸하면서 전원이 켜진다. 그 상태로 손을 떼지 않고 2초 간 더 누르고 있으면 파란색 LED와 빨간색 LED가 번갈아 반짝이면서 페어링 상태로 들어간다.

블루투스 기기를 쓸 때는 가장 먼저 호스트 기기와 페어링을 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MM550을 사용하기 전에 페어링 방법은 꼭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인클로저의 테두리 부분에는 3가지 버튼이 보인다. 파란색 LED는 블루투스 버튼이다. 연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표시하는 LED다. 범위를 이탈해서 연결이 끊어졌을 때 블루투스 버튼을 3초간 꾸욱 눌러주면 다시 소스신호를 보내 자동으로 연결해준다.

빨간색 LED는 MM550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대표적인 기술 중 하나인 노이즈가드 기능 버튼이다. 노이즈캔슬링을 젠하이저식으로 표기한 노이즈가드 기능은 외부의 소음의 파장을 마이크로폰으로 인식, 같은 파장을 만들어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주변 소음을 완전히 상쇄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주기적으로 낮고 일정한 노이즈, 예를 들면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의 웅웅거리는 소리나 지하철, 버스에서 들리는 주행음과 웅성거리는 소리, 바람이 강하게 불 때 들리는 공명음을 획기적으로 제거해준다.

특히 노이즈가드가 빛을 발할때는 혼잡한 곳에서 핸즈프리 기능을 사용할 때다. 사람이 없는 조용한 지하철에선 의외로 전화소리가 잘 들릴 것 같지만 지하철 자체가 주행하면서 만드는 소음도 무시할 것이 못된다. 지하철을 타고 있으면 덜컹거리는 소음 때문에 내 목소리는 잘 들리지만 상대의 목소리는 안들리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노이즈가드 기능을 켜면 효과적으로 전화통화가 가능하다.

이 노이즈가드를 역으로 사용한 TalkThrough 기능에서 젠하이저의 센스가 돋보인다. TalkThrough는 헤드폰을 쓴 상태에서 외부의 소리를 마이크로폰으로 들려주는 기술이다. 이 기능은 직접 사용해보지 않고는 그 유용함을 체감하기가 무척 힘들다. 잘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기술이지만 인간의 호기심으로 똘똘뭉친 생물이다. 젠하이저가 설명하는 헤드폰을 쓴 상태에서도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우리나라의 예절상 다소 괴리감이 있지만 그저 TalkThrough 기능을 썼을 뿐인데 옆에서 어떤 달콤한 말을, 또는 웃기는 말을 하고 있는지 들려오는 것은 불가항력이 아닐까? 단, TalkThrough를 사용하는 동안은 네비게이터에 빨간색 표시등이 들어온다.

노란색 LED는 SRS WOW HD 음장기술을 적용해 입체감을 더해주는 기술이다. 이 기능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개인취향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크다. 입체감의 종류 중에서도 공간감 보다는 거리감을 조절하는 느낌을 주는 기술로, 가까운 소리는 더욱 가깝게, 먼 소리는 멀게 느껴지도록 만들어주는 듯한 느낌을 주어 음원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2.5-3.5파이 케이블을 연결해주면 유선 헤드폰으로도 동작하는 재주까지 있다.

블루투스 헤드셋의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젠하이저

청음후기

특별한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자체 다이어프램으로만 작동시킨 MM550의 음색은 전통적인 그 것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풍부하게 울려퍼지는듯한 저음이 단단하게 변하고 중음이 명료해졌다. 고음부의 표현력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준수한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보컬의 가사에 집중할 수 있어 전반적인 가요들에 어울리는 음색을 들려주었다.

SRS WOW HD 기능을 켜면 중음이 많이 묻히는 대신 저음과 상당히 강화된다. 고음은 강화되기 보다는 명료해지는 느낌을 준다. 이렇게 평가하면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음과 고음은 젠하이저 전통의 음색에 조금 더 다가서는 느낌이다. 단, 중음의 표현력이 심각하게 떨어진다. 좀 더 가까이 다가온듯한 느낌은 적은데 반해 보컬이나 일부 악기들이 뒤로 가버린 듯한 느낌을 강하게받았다. 상대적으로 보컬에 비해 인스트루멘탈의 극적인 표현이 요구되는 멜스메(멜로딕 스피드 메탈)에 사용했을 때 괜찮은 조합이라고 느껴졌다.

NoiseGard 기능을 켜도 음색에 변화가 있었다. 노이즈가드가 주로 제거해주는 주변소음은 중저음에 치중된 생활소음이다. 이 소음의 범주에 포함된 모든 음색의 표현이 감소해 날카로운 소리로 변한다. 고음 표현만 그대로 살아남은 셈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듣기엔 좋지만 주변이 조용한데도 이 기능을 켜는건 불필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SRS WOW HD와 NoiseGard를 동시에 작동시키면 왜 젠하이저가 두 기술을 동시에 적용했는지 감이 온다. NoiseGard를 작동시켰을 때 사라지는 중저음이 SRS WOW HD로 커버가 된다. 저음이 강화되고 고음이 명료해지는 과정에서 중음이 중화되어 전체적으로 균형잡힌 음색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청음 테스트간 놀라웠던 점은 유선과 무선의 음색차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음색이 그렇다는 이야기고 음질면에서는 전반적으로 치찰음이 조금 생기는 편이다. 조용한 실내에서 들었기 때문에 치찰음을 확인했지만 실외 이동 중에는 거슬리지 않을 정도의 치찰음이다. 사운드 매니아들 사이에서 블루투스 모델 중 가장 우수한 음질을 자랑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닌 모양이다.

총평 및 결론

MM550에는 TRAVEL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여행하기에 적합한 헤드셋, 즉 어떤 상황에서도 써먹을 수 있는 헤드셋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MM550은 편리한 무선기능을 강조한 헤드셋이지만, 유선으로 사용할 때도 충분히 값에 걸맞는 음질을 보여준다. 유선 기능은 배터리가 없어도 사용이 가능해 어쩌다 배터리가 떨어졌을때는 급한대로 유선으로 전환해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설령 유선 케이블이 끊어졌어도 귀찮은 서비스 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2.5-3.5mm 표준 케이블만 구하면 얼마든지 유선으로 다시 쓸 수 있다.

생뚱맞지만 젠하이저 MM550은 카메라로 치자면 하이엔드 모델에 해당하는 헤드셋이라 할 수 있겠다. dSLR에 필적하는 하이엔드 카메라의 기능과 같이 준수한 성능의 유선 음질을 가지고 있으면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컴팩트 카메라 같은 블루투스 무선기능과 간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특수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애매한 가격대 역시 하이엔드 카메라를 꼭 닮았다는 건 안타깝기 그지 없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팁을 말하자면 네비게이터가 있는 오른쪽 인클로저에 블루투스 모듈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테스트 도중 잠시 휴식을 취하러 회사 옆 공원에서 무선 블루투스 신호가 잡혀 청음을 시도 했을 때, MM550의 왼쪽 인클로저가 회사를 바라볼 때는 간간히 재생이 끊겼지만 오른쪽 인클로저가 회사를 바라보는 동안은 깨끗하게 음악이 재생되었다. 즉, 무선기능을 사용할 때는 호스트 기기를 MM550 오른쪽 편에 휴대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

▲ 젠하이저 MM550 TRAVEL - 유/무선 범용 블루투스 헤드셋
해외 어디에서도 충전해서 쓸 수 있도록 다양한 규격의 변환 플러그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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