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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조립PC 편견의 벽을 허무는 A/S 집중탐구!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컴퓨터는 우리 삶에서 TV처럼 필수 가전기기로 자리잡았다. 문제는 이 컴퓨터를 천년만년 쓸 수 없다는 점이다. 여러 의견을 종합해보면 짧게는 2~3년, 길게는 5년 정도 사용하는 가정이 많은데 그 동안 컴퓨터가 고장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

어떤 PC라도 관리를 잘 해주면 5년 이상이라도 고장없이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 불량이 일어날 수도 있고, 열악한 환경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여러가지 부품이 조합되는 탓에 고장났을 때 수리할 수 있는 구성원이 없는 세대에서는 컴퓨터를 구입할 때 가격만큼이나 A/S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대기업PC를 선택하느냐, 조립PC를 선택하느냐의 분수령이 바로 가격+A/S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적인 부분은 열이면 열, 조립PC의 손을 들어주지만 A/S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사실 조립PC 시장을 잘 알고 있는 매니아들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오히려 A/S 때문에 조립PC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매니아들은 왜 지인들에게 대기업PC를 추천하는 경향이 있다. 왜그럴까?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귀찮기 때문이다. 솔직히 대기업PC를 사면 조금 이상해도 참고 쓰거나, 인터넷을 찾아보거나, 출장비를 주고서라도 사람을 부른다. 그런데 조립PC를 사면 그냥 조립해준 사람을 먼저 찾으니 누구라도 달가워 하지 않는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용산의 A/S는 믿을만할까? 여러분의 이런 의심을 불식시키기 위해 브레인박스에서 직접 용산의 조립업체들을 탐방하며 서비스 과정을 살펴보았다.

고객을 생각하는 A/S의 기본, 방문서비스

방문서비스는 용산의 모든 조립 업체의 딜레마다. 깨어있는 조립 업체들이 A/S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기업에 버금가거나, 혹은 그 이상의 고객 응대를 위해 힘쓰고 있다. 용산 조립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소비자를 응대하고 있는 컴퓨존이 바로 용산의 조립업체들의 최종 목표를 대변한다고 봐도 되겠다.

용산에서 다년간 재직할 경우 "저절로"라고 할 정도로 쌓이는 상담원들의 노하우는 물론이고, 규모가 제법 큰 일부 업체들은 신입사원들을 교육하는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다. 용산의 네트워크가 갖춘 IT트렌드와 이슈, 트러블에 대한 정보 공유는 대기업의 그 것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무엇이 있다.

특히 최근에는 블로그나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소문의 전파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인식하면서 용산의 모든 업체들이 바른 상담자세를 갖추기 위해 사원들을 독려하는 한편, 고객응대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친절도 향상을 당부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조립 업체들이 활약하는 지역이 서울권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다.고객 지원에 필요한 사전지식이나 친절도 등 상담원의 자질은 오히려 조립 업체에서 근무해 온 전문가의 지식이 더욱 풍부하지만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점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 용산 PC 조립 유통 전문업체, (주)컴퓨존 방문고객 대기실
용산의 몇몇 업체들은 방문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대기업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트렌드에 부합하는 택배A/S를 제공하는 용산 조립 업체

물론 소비자들도 저마다의 직장이 있는데 서비스 때문에 일을 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용산의 조립 업체들도 방문서비스가 힘든 고객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도 A/S를 제공한다. 여기서 대기업과 용산 업체들의 방향이 달라진다.

대기업에서는 출장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출장이라 함은 회사측에서 고객측을 방문하여 편리를 도모하는 차원의 서비스지만 실제로 출장서비스를 받아보려면 계륵같은 존재가 되는 경우도 생긴다. 학교도 가고 학원도 가느라 집에 있을 시간이 없는 학생들, 맞벌이 하느라 집을 비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출장 서비스 가능 시간에 맞출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몸이 편하다 해도 대기업의 출장 서비스시간에 맞추기 위해 소비자가 없는 시간을 짜내야 한다는 점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용산 조립 업체들의 A/S는 어떨까?

용산의 조립업체들은 출장서비스 대신 택배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소한 문제는 당일 해결도 가능한 출장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최소 3일 가량 시간이 소요되는 점이 아쉽지만, 소비자가 일일이 영업시간을 고려할 필요 없이 택배발송을 하면 A/S입고와 마찬가지기 때문에 영업시간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택배를 보낼 수 있으니 사실상 입고는 24시간 가능한 셈이다.

▲ 조립PC 전문 업체의 A/S 물류 대기실
입고 제품은 진행상황에 따라 적절한 물류 대기실로 분류되어 신속, 정확을 추구한다.

철저한 사전검수로 높은 신뢰도 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A/S

고객지원에는 친절과 봉사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전문성이 요구된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사전지식도 필요하지만 이론과 실전은 다르다.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시스템이 그렇게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애프터 서비스가 존재하는 것이다.

먼저 대기업 출장서비스의 경우는 시간대별로 예약이 되어있기 때문에 장시간에 걸쳐 발생하는 문제에 취약한 경우가 많다. 인터넷 상에 "내가 할 땐 안되는데 서비스 센터만 오면 잘 된다", "방금 서비스 센터에서 왔다 갔는데 또 안된다" 라는 후기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일어나곤 한다.

용산의 택배서비스는 신속성에서 소비자의 양해를 구하는 대신 철저한 사전검수를 추구한다. 규모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업체 자체에서 사전검수를 통해 최대한 불량 증상을 선별해내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대다수의 불량 부품이 걸러져 해당 부품의 제조사(유통사)의 서비스 센터에서 신속하게 교체가 이루어진다.

사전검수에서 걸러지지 않아도 제조사(유통사)의 A/S에서 최종적으로 교체가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필요에 따라 이중으로 검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기업 서비스에 비해 높은 A/S신뢰도를 제공한다.


▲ 조립PC 전문 업체의 본체 시스템 A/S 사전검수 장면
시스템을 통째로 입고한 경우 입고시 증상확인 검수, 출고시 정상작동 검수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 부품단위 A/S를 위한 즉석 테스트 시스템 구축장면
기자의 취재에 협력해준 업체는 고객지원팀 전원이 즉석에서 테스트 시스템을 꾸밀 수 있었다.

부품에 문제가 있다는 의뢰가 들어올 경우 빠른 처리를 위해 즉석에서 테스트 시스템을 구성한다. 컴퓨존에서는 기본적으로 누구나 이런 능력을 갖추도록 신입사원을 교육시킨다. 시스템 구축 이후 해당 증상이 발견되면 역시 제조사(유통사)의 A/S센터에서 처리를 받아 출고검수 이후 소비자에게 발송된다.

이 과정을 잘 살펴보면 조립 업체와 제조사(유통사)간의 최종적인 책임분담이 눈에 보인다. 조립 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받는 A/S 수량도 많지만 그 조립 업체들의 물량이 모두 모이는 제조사(유통사)의 A/S 수량도 그에 못지 않게 많다 보니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원인분석이나 장시간 검수 대신 자사 기준에 맞춘 기계적인 서비스 검수가 이루어진다.

이런 점에서 보다 면밀하고 전문적으로 검수를 담당하는 용산 조립 업체들의 마인드가 용산의 서비스 인식을 바꾸고 있다. 여러 인터넷 포털들을 통해 각각의 조립 업체들의 A/S후기들이 속속 올라오는가 하면, 대기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처리를 칭찬하는 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선입견이라는 것이 정말 무서운 법이다. 언제까지 조립PC의 서비스가 나쁘다는 고정관념이 이어질지 필자는 아직도 의구심이 든다.

사실 아주 약간의 노력으로도 대기업보다 우수한 A/S가 가능한 것이 조립PC 시장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의심이 되는 부품을 택배서비스로 보내기만 하면 사실상 처리과정을 휴대폰 문자 등으로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다. 용산의 A/S 인력들의 인심도 대기업에 비하면 훨씬 후한편이다.

다만 소비자가 용산을 어려워하는 또다른 이유 중 하나로 동일한 브랜드에 다수의 유통사가 관리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에서는 ASUS나 ASRock이 대표적인데, 이 부분 역시 용산의 조립업체들이 활약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단순히 제품명만 들어도 어떤 유통사로 보내야 하는지도 파악하고 있다.

더 이상 조립PC를 산다고 해서 A/S로 고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용산 조립업체들이 제공하는 모든 부품들이 2년, 짧게는 3년의 무상보증을 제공한다.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1년보다 훨씬 길다. 소비자가 이런 권리를 누리기 위해 필요로 하는 것은 택배를 안전하게 보내는 법만 알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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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1년 A/S인 대기업과 달리, 조립업체에서 구입하면 각각 3년 및 5년간 A/S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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