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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XBA-1iP 밸런스드 아머쳐를 대중화시키다

소니에서 선보이는 밸런스드 아머쳐 이어폰, XBA-1iP

최근들어 이어폰과 헤드폰 시장이 상당히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고, 브레인박스 여러분이라면 그 이유는 이제 두 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스마트폰의 성장과 함께 아웃도어 헤드폰 시장의 성장이 빠르게 이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특성상 아직까지는 아웃도어용 음악감상 기기로는 헤드폰보다 이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면 프리미엄 이어폰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으니까 적당한 브랜드를 선택하면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답은 "No" 다. 헤드폰과 달리 현재 이어폰 시장의 사운드 성향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 리뷰들에서 간혹 언급된 바 있지만, 바로 다이내믹 트랜스듀서(DT)와 밸런스드 아머쳐(BA)로 드라이버 유닛으로 나뉘어 같은 브랜드의 제품이라도 현저하게 다른 음색을 제공한다.

다이내믹 트랜스듀서(DT)는 여타 사운드 기기의 형태와 유사한, 진동판을 울려서 소리를 내는 방식으로 저음 특성이 뛰어나지만 기술력에 따라 해상력이 천차만별이다. 반면에 밸런스드 아머쳐(BA)는 원래 보청기에 쓰이던 작은 전자기 유닛을 사운드 모니터링 수준으로 끌어올린 케이스로, 고음 특성이 좋고 명료한 해상력을 자랑하는 유닛이다.

두 모델간의 특징이 이렇다보니 자신이 원하는 음색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단순히 좋다는 추천을 받고 구입했다가 실망을 금치 못하는 일도 없지 않다. 직접 들어보는 것에 비할수는 없지만, 음색에 대한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가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브레인박스에서 처음으로 밸런스드 아머쳐를 사용한 이어폰 리뷰를 맡게 되었다. 다이내믹 트랜스듀서 기반 MDR시리즈에 이어 새로이 출시되는 XBA 이어폰 라인업은 소니의 특색을 녹여낸 자체 개발 밸런스드 아머쳐를 탑재했다고 알려졌다.

과연 소니의 밸런스드 아머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지금부터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제조사 소니 (SONY)
이어폰 타입 인-이어 타입 (커널형)
플러그 타입 L형, 4극, 3.5㎜ 스테레오 플러그
주파수 대역 5 - 25,000㎐
임피던스 24Ω
케이블 길이 1.2m
음압레벨 108dB
무게 3g
가격 69,000원 (2012년 3월 26일, 공식 출시가)
보증기간 2년

소니 XBA-1iP 구석구석 살펴보기

소니 XBA-1iP는 XBA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모델이다. 약 7만원의 가격대로 가장 현실적으로 프리미엄 이어폰을 접할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저렴하다고 해서 구성물까지 저렴하게 구성하지는 않은 모양이다. 소니의 프리미엄 이어폰이라는 이름을 내건만큼 다른 프리미엄 이어폰들에 뒤지지 않는 구성물들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이어폰 본체와 케이블 클립은 물론이고 케이블 와인더(줄감개), 주머니형 케이스(파우치), 그리고 특별한 기술이 적용된 팁(슬리브, 소니에서는 이어버드라는 명칭을 사용)을 제공한다.

구성물 가운데 이어팁의 경우는 기능성을 부여해 타 제품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소니 자체적으로 이어버드(earbud)라고 명명한 번들 이어팁에는 소음 차단(noise isolation)기능이 추가되었다. 노즐과 실리콘 팁 사이에 우레탄 쿠션을 넣어 이어버드가 귀를 압박하는 현상은 최소화하면서 외부 소음이 덜 유입되도록 만들어주는, 일종의 메모리폼 역할을 하도록 했다.

▲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이어버드(earbud)
일반형 이어버드와 우레탄 쿠션이 포함된 소음 차단형 이어버드를 함께 제공한다. 각각 대, 중, 소 크기가 있으며 일반형 이어버드는 초소형(SS)사이즈도 있었다.

XBA-1iP 이어폰은 전체적으로 밸런스드 아머처 타입 이어폰의 표준을 보여주고 있다. 둥근형태의 진동판을 넣기 위해 세로로 길어지는 다이내믹 트랜스듀서와는 반대로, 크기는 상당히 줄어든 대신 길다란 진동판을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로로 긴 하우징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외형적 특징으로는 케이블이 있다. 아래의 전체 사진에서 케이블 두께가 들쭉날쭉하게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케이블의 두께가 다른 것이 아니라 일명 칼국수 케이블이라 불리는 플랫 케이블이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둥근 케이블에 비해 납작하게 생긴 플랫 케이블은 줄꼬임이 적어 실제 사용해 본 유저들 대다수가 선호하는 편이다.

XBA-1iP의 하우징은 이중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겉으로 볼 수 없는 내부 하우징은 액정 폴리머로 불리는 고강도 섬유로 제작되어 높은 금속 피로도를 제공하며, 외부 하우징 역시 특수처리된 ABS 재질로 충격에 강해 음색 왜곡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적인 요소로는 전체적으로 거울같이 미려한 투톤 크롬도금에 케이블 연결부의 포인트를 좌(블랙), 우(레드) 각각 다른 색으로 줬다. 이어폰을 끼우면 전방에서는 SONY 브랜드가 보이고, 후방에는 XBA-1 모델명이 보인다.

▲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인클로저
인클로저는 내부를 2중 구조로 제작해 음색이 왜곡되는 것을 방지했다.

젠하이저의 컨트롤톡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는 코드 어드저스터(Cord Adjuster)의 모습이다. 역시나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팟, 아이패드의 볼륨 기능과 연동되며 일반 스마트폰에 이용할 경우에는 마이크로 사용할 수 있다. 마이크 감도는 약간 작은 편이라 통화시 코드 어드저스터를 좀 더 가까이 할 필요가 있었다.


▲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코드 어드저스터
마이크는 기종에 상관없이 쓸 수 있으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제품이 구분되고 있으므로 자신이 사용하는 기종을 확인하여 알맞은 기종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플러그는 3.5mm 4극 단자로 금도금이 되어 있다. 마이크 기능이 없는 3극의 경우는 문제가 없지만 4극의 경우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나뉘어지며, 애플 i시리즈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소니 XBA-1은 미국식 4극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리지널 갤럭시S와 같은 유럽식 4극을 사용하는 모델에서는 마이크 기능이 사용되지 않을수도 있다.

최근에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대다수가 미국식 4극을 쓰므로 큰 문제없이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부수적인 악세서리로는 케이블 클립이나 와인더, 파우치가 있다. 의도하고 만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에일리언을 연상케 하는 케이블 클립의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이어폰 구성과는 달리 케이블 와인더(줄감개)가 제공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케이블 클립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저그 종족 유닛인 히드라리스크의 얼굴처럼 생겼다.

▲ 소니 XBA-1iP 싱글 밸런스드 아머쳐 케이블 와인더
이어폰 제품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케이블 와인더(줄감개)도 제공한다.


0에서 BA까지 소니 스타일로 대격변, XBA-1iP

청음후기
다이내믹 트랜스듀서(DT)를 주력으로 삼고 있던 소니가 자체 밸런스드 아머쳐(BA)를 만드는데는 다양한 일화가 있다. 최초 개발 당시 기존 DT 유닛이 자석의 세기가 강할수록 좋은 울림이 났던 것에서 착안해 강력한 자석을 썼다가 아예 붙어버려 소리가 안났다는, BA의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웃지못할 헤프닝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BA의 이름에 녹아든 밸런스(균형)에 대한 정의를 깨우친 뒤에는 본격적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해 비로소 XBA에 포함된, 음악 전용 BA 유닛을 생산하는데 성공했다고 한다. 주로 가수 자신의 목소리를 모니터링 하는데 쓰였던 BA 유닛들의 보편적인 특징과 달리 음악을 감상하는 관객 위주로 튜닝되었다고 하니 마지막으로 필자가 느낀 음색의 느낌을 전하고자 한다.

누구나 그렇게 느끼겠지만 꾸준히 DT 유닛의 음을 듣다가 BA를 들었을 때,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느낌의 명징한 표현력이 일품이라고 느껴질 것이다. DT에 비해 각종 음역대가 분리되어 들리는 느낌을 확실히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XBA-1iP는 특히 보컬의 노래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이어폰이다. 풀레인지 BA유닛 하나로 음을 재생하다 보니 맑고 명징한 소리는 칭찬할만하지만 공간감이 느껴지지 않아 극적인 느낌이나 생동감을 받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나 싶다.

결론
청음 후기에는 다소 아쉬운 소리를 늘어놨지만 소니 XBA-1iP는 저렴한 가격대에 비해 아주 매력적인 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웅장한 오케스트라나 클래식 감상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면 몰라도, 일반적으로 가요를 즐겨 듣는다면 추천할만한 이어폰이다.

처음 XBA-1iP를 들으면 DT에 비해 날카롭고 명료한 소리에 이끌려 고음 위주의 이어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XBA-1iP는 오히려 중음에 최적화된 이어폰이다. 저음과 고음부에서 특별히 극적인 느낌을 받기는 어렵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를 듣기에는 딱 알맞는 이어폰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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