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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C, 파일런 PSU 냉각성능 실험결과 공개

신소재로 인한 성능향상! 있다, 없다?

신소재를 이용한 파워 서플라이 파일런(PYLON)이 출시된 뒤로 실질적인 성능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오가고 있다.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를 분해하면 서비스가 불가능할 뿐 더러, 분해한다고 해도 최소 100도를 넘는 부품들이 모여있는 파워 서플라이를 전문 장비도 없이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의견차도 저마다 분분하게 나뉘어져 있다.

분명한 것은 GMC에서 새롭게 시도한 신기술 TRS(Thermal Radiation Solution)가 파워 서플라이의 내부 온도를 낮춰 내구성을 향상시킨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확인할 방도가 없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뜻 구입하기엔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런 갑갑한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직접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열화상 카메라를 구비하기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브레인박스와 GMC가 함께 열화상 카메라를 대여해서 각 부위별 온도를 확인해 보았다. 말로만 신소재였는지, 정말로 신소재 효과가 있었는지는 다음장에서 직접 확인해보길 바란다.

FLIR 열화상 카메라 T-200
Thermal Imaging Camera

촬영방식
적외선 (Infrared)
해상도 200x150 (IR)
130만 화소
비디오 램프
1,000cd
열 민감도(NETD) 100mK (낮을수록 좋음)
TRS(Thermal Radiation Solution)이란 무엇인가?

일단 테스트에 앞서 GMC가 새롭게 선보인 파일런의 TRS 기술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원리로 작동되는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 브레인박스 2012년 상반기 뉴-트렌드 세미나에 참석했던 독자분이라면 당시 소개되었던 내용을 통해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GMC 파일런에 적용된 신기술 열 방사 필러는 특수도료로 방열판에 도장하여 냉각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려주는 기술이다. 열방사 필러가 방열판보다 높은 흡열/방열 능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외부 발열을 더 빨리 흡수하고 방열판의 발열은 더 빨리 외부로 방출할 수 있게끔 도와주는 것이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도료에 포함된 방사형 구조의 나노입자가 평판 구조에 비해 표면적을 극대화 시켜주기 때문이다.


과연 이론상의 성능이 실전에서도 통하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실제 제품으로 테스트하기에 앞서 TRS의 열전도율을 가늠해보기 위해 펠티어 소자로 간단한 실험을 해 보았다. 펠티어 소자의 발열면에 단순 알루미늄 방열판과 TRS방열판을 얹고 동시에 가열시켜 본 것이다.

펠티어 소자가 67.8도에 이르렀을 즈음 열 화상 카메라로 확인한 결과 굳이 측정하지 않아도 TRS 방열판은 발열의 대부분 흡수해 방열판 전체가 펠티어 소자와 비슷한 온도까지 달아올랐지만, 일반 알루미늄 방열판은 접촉 부위만 펠티어의 절반 정도로 달아오르고 발열원과 거리가 먼 부분은 냉각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TRS가 적용된 방열판(오른쪽)과 적용되지 않은 방열판(왼쪽)의 열전도율 비교
TRS기술의 적용여부에 따라 방열판의 열전도율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1. 파워 서플라이 내부 전체 온도 측정결과

간단한 실험으로도 방열판의 냉각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준다는 것을 확실히 피악할 수 있지만, 역시 실제 제품에 적용됨으로써 얻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찾아보기로 했다. 이 테스트를 위해 GMC에서 앤디슨 파일런 600W(PL-600A) TRS적용 모델과 국내에선 구할 수 없는 미적용 모델을 동시에 준비해 왔다.

외관상 큰 차이는 없었지만 실험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몇가지를 언급하자면 TRS미적용 제품은 방열판에 TRS 도료를 칠하지 않아 은색 알루미늄 색상 그대로 출고되었으며, 국내용 파일런과 달리 출력단의 캐패시터 패키징을 알루미늄 셸 대신 일반 필름 타입의 액상 전해 캐패시터를 사용하고 있었다.

▲ 정확한 발열 측정을 위해 PSU 케이스를 제거한 상태에서 진행되었다.
TRS 테스트를 위해 옷(?)을 벗은 GMC 파일런 PL-600A 모델의 내부 모습

일단 기본적으로 두 실험대상 모두 120mm 쿨링팬이 없는 상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안전을 고려, 50W의 부하만 걸리도록 설정했다. 아래 열화상 촬영본을 보면 알겠지만 50W의 부하만 준 상태임에도 일부 발열원은 140도에 육박하는 발열이 발생한다.

직접적으로 냉각성능의 영향을 받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만큼 파워 서플라이의 쿨링팬이나 방열판의 성능이 왜 높아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아래 내부 전체 촬영본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역시 방열판의 효율이다. 이전 페이지에서 진행한 간단 실험과 마찬가지로 열원 근처는 그나마 흡열이 되지만, 조금만 멀어져도 열을 흡수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또한 눈치 빠른 독자라면 트랜스포머의 발열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 : TRS미적용) ( : TRS적용)
(흑색/보라색 : 저온) (백색/노란색 : 고온)

2. 파워 서플라이에 설치된 방열판 온도 측정결과

이미 여러차례 확인했지만 파워 서플라이에 설치된 상태에서도 열 방사 도료가 제 역할을 하는지 확인차 실험을 진행했다. 이전 실험과 다를바 없이 TRS가 적용된 방열판은 온도가 고르게 분포되어 열을 효과적으로 떨어뜨리는데 비해, 미적용 방열판은 상단부로 올라가면 거의 방열판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방열판 아래쪽 발열원 근처 온도를 보면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것을볼 수 있다. TRS적용 방열판은 신속한 열 전도율로 발열원 부근에서도 자주색을 유지하며 비교적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미적용 방열판은 발열원 부근에서만 노란색에 가깝게 데워지며 열을 효율적으로 발산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 TRS미적용) ( : TRS적용)
(흑색/보라색 : 저온) (백색/노란색 : 고온)

3. DC 감압, 트랜스포머 온도 측정결과

트랜스포머는 1차 정류 및 스위칭을 마친 고압전원을 PC 부품에 쓸 수 있도록 감압해주는 역할을 한다. 1차 정류는 AC전원을 DC로 변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상당히 높은 전압이 오가게 된다. 우리가 흔히 쓰는 국내 표준만 해도 220V의 AC전원인데, 1차 정류를 거치면 300V에 달하는 DC전원이 만들어진다.

이를 12V, 5V, 3.3V까지 감압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주변에 열을 발산하게 된다. 트랜스포머에서 발생한 열기가 방열판에 흡수되거나 쿨링팬을 통해 배출되지 않으면 정체되어 발열량이 증가하게 된다. 이 실험에서는TRS적용 모델의 트랜스포머가 3도 가량 낮은 모습을 보였다.

실험에 사용된 두 모델이 개방된 상태에서 테스트 되었기 때문에 자연대류로 열기가 쉽게 해소되는 경향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변부의 발열을 빠르게 흡수하는 TRS방열판 덕분에 트랜스포머의 온도도 함께 하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 TRS미적용) ( : TRS적용)
(흑색/보라색 : 저온) (백색/노란색 : 고온)

4. 2차 출력 필터 회로(최종) 인덕터 온도 측정결과

트랜스포머에서 감압, 스위칭된 DC전원은 최종적으로 평활회로를 거쳐 컴퓨터 부품들에 전원을 공급한다. 아직 위상차가 큰 리플노이즈로 인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않은 전력을 평활화 하는 작업을 한다. 필터 역할을 하는 코일 인덕터들도 트랜스포머와 마찬가지로 방열판과 직접적으로 붙어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열기를 얼마나 신속하게 해소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이 실험에서도 코일마다 2도에서 4도 가량의 차이를 보이며 TRS가 적용된 모델의 발열이 낮게 측정되었다.




( : TRS미적용) ( : TRS적용)
(흑색/보라색 : 저온) (백색/노란색 : 고온)
히트파이프 쓰기 힘든 파워 서플라이, 신소재로 답을 찾다

한 번 PC를 구입하면 4~5년 정도는 아무 탈 없이 사용하길 바라는 것이 소비자의 마음이다. 여러 정보들을 찾아본 유저라면 파워서플라이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아예 고가의 하이엔드 파워 서플라이를 장만하기도 한다. 하지만 확보된 자금에 한계가 있다면 보다 가장 먼저 합리적인 가격대를 찾는 부품 역시 파워 서플라이다.

GMC는 이미 자금에 구애받지 않고 좋은 제품을 찾는 유저들을 위해 시소닉(Seasonic)이라는 고급형 파워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으며, 새롭게 출시된 앤디슨 파일런 라인업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위한 제품이다. 좋은 파워 서플라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있다. 흔히 칼 같이 정확한 전압을 공급해주는 정밀도, AC/DC 스위칭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 하는 효율, 오랫동안 문제 없이 동작하는 안정성이다.

물론 이 삼박자를 모두 아우르게 되면 1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제품군 밖에 선택지가 남지 않는다. 보통 오버클럭을 즐기는 유저가 아니라면 정밀도에는 관대한 편이지만, 나머지 효율이나 안정성 분야는 파워 서플라이의 기본인 만큼 포기할 수가 없다.

이미 브레인박스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GMC 파일런 PL-600A 기사를 통해 좋은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준 데 이어, 효율만큼 우수한 안정성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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