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술은 새 부대에, 이엠텍 HV 지포스 GTX 660 OC

1. Ti를 뗀 GTX 660, 이것이 밑장 빼기다.

며칠 전 GTX 670의 가격 인하에도 아랑곳 없이 GTX 660 Ti의 기세는 죽지 않았다. GTX 580의 성능을 가져온 660 Ti는 PC게임 이용자들의 기대만큼 잘 팔렸고 출시된 지 한 달 가량이 지난 지금도 업그레이드 하고픈 그래픽카드 중 상위권으로 손꼽힌다. 문제는 30만원 후반에서 40만원 초반에 이르는 가격대가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이 점을 고려한 것인지 엔비디아는 GTX 660 Ti에서 뒷자리 Ti를 뺀 GTX 660을 꺼냈다. 이를 테면 GTX 560 시리즈에서 Ti와 일반 모델이 있는 것처럼, 660 시리즈도 같은 방향을 튼 것이다. 가격은 660 Ti에서 10만원 이상 내려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사용자의 부담을 줄였다. 해외의 일부 소식통에선 660 Ti의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으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사실이라면 660의 반응을 지켜보겠다는 의도겠지만 때맞춰 “짠!” 하고 줄줄이 나왔으니 660이 무엇인지, 게임은 쌩쌩하게 잘 돌아갈 지 알아봐야 하지 않을까? 글쓴이는 갓 나온 660 그래픽카드 중에 이엠텍이 판매하고 있는 HV 지포스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 2GB 제품을 골랐다. 이 참에 660의 대략적인 그래픽 성능도 꿰고 요즘 나온 게임에선 어떻게 설정을 잡아주면 여유롭게 쓸 수 있을지 살펴보자.

▲ 이엠텍 HV 지포스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 2GB

2. GTX 660은 어떤 그래픽카드야?

엔비디아의 GTX 660은 기판 길이를 넘는 블로어 팬 쿨러를 채택해 이것이 표준 규격이라 말하지만 각 제조사들의 660을 보면 다양한 생김새를 갖췄다. 기판은 660의 길이와 비슷하면서 쿨러는 냉각 효율이 좋은 걸로 바꾼다거나 기판을 제조사 입맛대로 길이를 늘리고 그 길이에 맞는 커다란 쿨러를 장착하는 식이다. 이 관점으로 보면 이엠텍의 660 오버 클럭 에디션은 후자에 속한다.

▲ HV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은 간단히 팬 쿨러를 들어올려 청소할 수 있다.

성능이 좋은 상위 제품보다 발생하는 열이 적으니 온도가 낮겠지만 듀얼 팬 쿨러를 설치해 놓으면 누가 봐도 냉각 성능은 괜찮겠단 생각이 들 것이다. 한 가지 독특한 구성이라면 쿨러 위치를 고정하는 나사를 모두 풀지 않고도 작은 나사 한 개만 풀어서 팬 쿨러를 들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갤럭시의 GTX 460에서 보조 클립으로 분리했다 장착시키는 방식을 개선한 것으로 기존의 방식에서 문제된 진동 소음을 해결한 2세대 클립형 팬 쿨러다. 내부는 니켈 도금된 알루미늄 히트싱크와 베이스, 6mm 두께의 3구형 히트파이프로 마무리됐다.

▲ HV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의 냉각 성능 차트.

쿨러 성능도 제법 준수하다. 부하 없이 바탕화면을 표시하고 있을 때 온도는 29도를 표시했고 부하를 100% 수준으로 1시간 정도 끌었을 때 섭씨 68도 안팎을 유지했다. 표준 규격의 660에서 각각 30도와 75도로 나타난 것에 비하면 꽤 양호한 냉각 성능이다. 팬 쿨러 회전 수는 1,700rpm 초반으로 정품 CPU 쿨러에서 나는 소음과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 GTX 660 그래픽카드의 GPU, GK106-400-A1로 새겨져 있다.

▲ GK106 칩의 다이어그램, SMX 유닛은 다섯 개로 줄어 총 960개의 CUDA코어를 지닌다.

쿨러를 들어내면 660 그래픽카드의 GPU인 GK106을 볼 수 있다. 660 Ti가 670에서 쓰던 GK104 코어를 가져와 쓴 것과는 달리, 660은 이보다 너비가 더 작은 코어를 쓴다. 면적이 294mm2에서 221mm2로 줄어든 만큼 트랜지스터를 각종 유닛 수가 줄었다. 대신에 GPU 클럭은 980MHz, 부스트 클럭은 1,033MHz로 660 Ti보다 빠른 속도로 동작하도록 설정됐다. 물론 글쓴이가 고른 660은 GPU와 부스트 클럭이 각각 1,006MHz와 1,072MHz로 표준 제품보다 빠르다.

▲ 삼성전자의 GDDR5 6.0Gbps 모듈 칩으로 구성된 그래픽 메모리. SLI는 2-Way만 지원한다.

사용된 GPU 칩은 다르지만 그래픽 메모리의 구성 방식은 660 Ti와 같다. GK106은 3개의 64비트 메모리 컨트롤러를 갖춰 일반적으로는 256MB 용량의 32비트 메모리 모듈 칩을 컨트롤러 당 두 개씩 구성해 총 여섯 개의 칩으로 1.5GB를 잡는 것이 맞다. 그러나 660에서 2GB 용량을 맞추려면 컨트롤러 하나에 두 개의 메모리 칩을 더 박아야 한다. 확장판 제품으론 일반적인 설계 방식을 쓴 3GB 제품도 나와 있지만 현재 국내 시장에는 출시되지 않은 상태다.

SLI 단자는 660 Ti에서 두 개를 지원해 최대 세 장까지 연결해 쓸 수 있지만 660은 SLI 단자가 한 개로 줄었다. 이는 그래픽카드 두 장까지만 SLI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단 것인데 660이 아무래도 660 Ti보다 한 등급 아래인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라 660과 660 Ti의 영역을 분명하게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 GTX 660은 6핀 보조 전원 한 개만 연결하면 된다.
4+2페이즈로 구성된 전원부는 알루미늄 방열판을 덮고 사이에 에어벤트 홀을 만들어 열이 빠지는 효율을 높였다.

전원부는 아날로그 방식의 알로이 코어 초크와 디지털 방식의 모스펫을 혼합하는 방법으로 4+2페이즈를 구성했다. 기판의 전원부 구성으로 보면 660 Ti와 거의 비슷하지만 6핀 보조 전원 연결 커넥터가 한 개로 줄었다. 이는 660이 660 Ti보다는 소비 전력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660 Ti는 열 설계 전력(TDP)이 150W 수준이지만 660은 이보다 10W가 낮다.

▲ HV GTX 660 Ti 오버 클럭 에디션과 비교한 시스템 소비 전력 차트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쓰는 글쓴이의 시스템에 이 660을 장착해 보니 부하가 없는 바탕화면 표시 상태에선 최소 62W,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모두 부하를 100%로 걸었을 때 나타나는 소비 전력은 최대 240W였다. 상위 기종인 GTX 660 Ti 오버 클럭 에디션에서 각각 65W와 277W로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단순히 TDP 자료로 비교한 것보다 660의 소비 전력이 더 적다는 걸 금방 알 수 있다.

▲ GTX 660은 HDMI 1.4와 디스플레이 포트 1.2, DVI-D, DVI-I 출력을 지원한다.
그 외 액세서리는 6핀 보조전원 케이블과 DVI to D-Sub 변환 젠더, 드라이버 설치 CD를 제공한다.

3. 이걸로 게임을 깔끔하게 즐기려면 어떻게 맞추는 게 좋을까?

따끈따끈하게 나온 660의 그래픽 성능을 재는 것도 중요하지만 뭐니뭐니해도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 입장에선 660으로 쓸만한 게임 성능이 나올지, 660에 딱 맞을 게임 그래픽 설정은 어떻게 해 주면 좋을지 이런 부분이 더 궁금할 것이다.

엔비디아 계열 홈페이지인 Geforce.com에서 게임 별로 최적화된 그래픽 설정을 찾을 수 있지만 지포스 600 시리즈 중에는 GTX 680만 등록된 상태다. GTX 660으론 어떻게 정해주면 좋을까? 이론적인 성능부터 게임 그래픽 설정까지 천천히 훑어보자.

▲ 3D마크 11 스크린 샷

▲ 3D마크 11과 헤븐 벤치마크 3.0으로 다이렉트X 11 그래픽 처리 성능을 잰 차트

660의 그래픽 성능을 알기 좋게끔 비슷한 값에 구매할 수 있는 라데온 HD 7850을 골랐다. 다이렉트X 11 환경으로 잰 그래픽 성능은 660이 7850보다 나은 결과값을 보였다. 3D마크 11 퍼포먼스 프리셋은 20%, 고해상도를 쓰는 익스트림 프리셋은 33% 이상 차이가 났다. 테셀레이션 옵션을 최고로 둔 헤븐 벤치마크 3.0에서도 평균 15% 안팎의 차이로 660이 앞선 모습이다. 안티앨리어싱 효과를 8배까지 추가하면 간격을 3% 이내로 좁히지만 660이 흔히 알던 7850보다 그래픽 처리 성능이 빠르다. 그렇다면 660으로 몇 가지 고사양 온라인 게임을 실행했을 때 옵션 별로 나타나는 프레임을 살펴보자.

▲ <배틀필드 3> 중 노샤르 운하 멀티 플레이 스크린 샷

▲ <배틀필드 3> 멀티 플레이 - 평균 프레임

▲ <배틀필드 3> 멀티 플레이 - 실시간 프레임

먼저 <배틀필드3>에서 데스 매치 맵으로 선호하는 노샤르 운하를 대상으로 프레임을 쟀다. 24인치해상도(1,920 X 1,200 픽셀)에 울트라 프리셋 환경은 가까스로 평균 60프레임에 가까운 성능을 내지만 최소 프레임에선 뭔가 미진하다.

그나마 높음 프리셋 환경에서는 최소 프레임이 60프레임 안팎이면서 평균 프레임은 74프레임을 웃돌아 딱 좋은 환경을 만들어 냈다. 중간 프리셋 환경은 좀 더 매끄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만 눈에 보일 정도로 차이가 나는 그래픽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PC의 하드웨어 사양에 따라 옵션이 결정된다는 것인데, 최신형 쿼드코어 PC를 쓰는 사용자라면 높음, 저사양 PC를 쓰는 사용자라면 중간 프리셋을 선택해 즐기는 것을 추천한다.

▲ <블레이드 앤 소울> 안개숲 지역의 스크린 샷

▲ <블레이드 앤 소울> 안개숲 지역에서 잰 평균 프레임

▲ <블레이드 앤 소울> 앤개숲 지역에서 잰 실시간 프레임

<블레이드 앤 소울>은 부하량이 다소 높은 수월평원 안개숲을 대상으로 프레임을 확인했다. 풀옵션인 프리셋 5는 평균 프레임 60에 근접하지 못해 원활한 게임 진행을 노리기 어렵다.

프리셋 4로 낮추면 부하가 갑자기 심하게 걸리는 환경이 아니면 경공을 사용한 이동과 몹사냥을 위한 무공 사용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평균 프레임도 프리셋 5보다는 진행 상황이 괜찮다고 판단할 만만큼 70프레임을 웃돈다. 프리셋 3으로 낮추면 그래픽 품질이 떨어지지만 최소 프레임이 60에 근접할 정도로 좀 더 부드럽고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660으로 <블레이드 앤 소울>을 즐긴다면 최신형 쿼드코어 PC라면 프리셋 4를, 저사양 PC로는 프리셋 3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그렇다면 나머지 패키지 게임에선 어떤 그래픽 설정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 괜찮을까?

▲ 패키지 게임 4종 스크린 샷

▲ 다른 패키지 게임에서 잰 평균 프레임

메모리 부하량이 적은 <스트릿 파이터 X 철권>, <콜 오브 듀티3 : 모던 워페어3> 정도는 24인치건 30인치건 어던 해상도 환경에서든 모든 그래픽 옵션을 설정해도 매끄럽게 돌아간다. 상대적으로 프로세서 부하가 높은 <문명5>는 24인치 해상도 환경에서 표준 프리셋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상황이라면 풀옵션에 안티앨리어싱을 추가해도 게임 진행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지만 그 이상으로 가상 플레이어 수를 늘려 진행한다면 안티앨리어싱 효과를 빼는 것이 매끄러운 게임 진행에 큰 도움이 된다.

<더트3>는 울트라 프리셋에 안티앨리어싱을 뺀 그래픽 환경이 가장 최적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래픽 품질에 신경을 쓰는 사용자라면 4배까지 높여줘도 무난하다. <니드 포 스피드 : 시프트2 언리쉬드>는 그래픽 옵션을 최대로 높이고 레이스에 참가하는 차량의 수를 최대 15대로 늘려도 24인치 해상도 기준으로는 최소 60프레임, 평균 73프레임을 웃돌아 게임 진행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 다만 프로세서의 성능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저사양 PC에선 비등방 필터링 효과를 끄는 것이 좋다.

4. 가격 부담을 줄인 다홍치마, 이것이 660의 매력

이처럼 GTX 660은 최근 출시한 엔비디아의 퍼포먼스급 그래픽카드로서 충분한 게임 그래픽 성능을 낸다. 혼자서 하는 패키지 게임에서는 모든 그래픽 옵션을 켜서 진행해도 무리가 없고 사양을 타는 온라인 게임은 가장 높은 프리셋 설정에서 한두 단계 정도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패키지 게임과 비슷한 수준으로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바라는 660 Ti 만큼 주류 모니터인 23인치와 24인치 해상도 환경에 쉽게 대응하고 비슷한 값이면 구매할 수 있는 라데온 HD 7850보다 그래픽 처리 성능이 빠르다. 3GB의 그래픽 메모리를 구성한 660이 아직 국내 시장에 풀리지 않았지만 2GB 그래픽 메모리를 구성한 기본 모델로도 괄목할 만한 성능이 나오니 딱히 발목을 잡을 이유는 없다.

특히, HV 지포스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은 660의 게임 그래픽 성능 말고도 90mm 듀얼 팬 쿨러의 성능도 봐줄 만하다. 최대 부하로 끌어도 GPU의 온도는 섭씨 70도를 넘지 않으면서 회전 수도 최대 1,700rpm 대에 그쳐 동작 소음이 적다. 그래픽카드가 동작하더라도 부하가 없는 상태선 프로세서의 정품 쿨러 소음에 묻히는 수준이기에 만족스런 성능과 정숙함을 우선 순위로 꼽는 사용자라면 추천해 줄만한 제품이다.

물론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제작한 기판이라 길이가 약 25cm로 다소 길다. 미니 타워나 ITX 케이스 등의 작은 PC를 쓰는 사용자라면 장착에 힘들겠지만 이 제품은 어차피 주류 사용자들을 위한 제품이니 딱히 약점으로 꼬집고 싶지 않다. 보조 전원도 6핀 하나만 연결해주면 쓸 수 있어 전원 공급 장치에 따른 부담도 적다. 20만원 후반에서 막 쓰기 괜찮은 그래픽카드를 찾는 사용자라면 HV GTX 660 오버 클럭 에디션을 한 번 써보길 바란다.

글 / 테크니컬라이터 곽준혁

편집/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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