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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트' 세계관 집대성한 완전체, '페이트/그랜드 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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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트/그랜드 오더' 공식 홍보 영상 (영상출처: 넷마블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

최근 넷마블을 통해 국내 출시가 확정된 모바일 RPG '페이트/그랜드 오더'에 대한 게이머들의 관심이 뜨겁다. 이 게임은 발매 직후부터 일본 앱 스토어 매출 상위권을 놓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몰고 있다.

그런데 사실, 이 작품에서 주목 받는 부분은 게임 자체가 아니다. '그랜드 오더'는 게임 플레이만 놓고 보면 그렇게 독특하고 참신한 작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인기를 누리는 이유는 바로 유명 IP '페이트' 세계관을 기존의 몇 배 이상 크게 확장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게임은 팬들 사이에서는 '페이트 세계관의 완성체', '팬을 위한 종합 선물세트'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만큼 이 게임으로 IP가 확장된 측면이 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랜드 오더'는 '페이트' 세계관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키워냈을까? 그리고 이를 통해 어떤 재미를 줄까? '그랜드 오더' 국내 정식 서비스를 앞두고 그 재미 요소를 하나씩 정리해봤다.

아서 왕이 미소녀로 변했다? 전설 속 인물의 모에화


▲ 프랑켄슈타인의 괴물도 미소녀로 등장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국내 서브컬처 커뮤니티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 중에 소위 '모에화'라는 것이 있다. 모에화는 대상을 귀엽고 예쁜 만화적 캐릭터로 각색하는 것이다. '페이트'도 기본적으로는 이러한 모에화 게임의 한 종류이며, 따지고 보면 장르의 선발주자였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페이트'가 모에화 대상으로 삼은 건 총이나 선박 등 무생물이 아니다. 실제 역사와 전설 속에 등장하는 영웅이 그 대상이다.

시리즈 첫 작품 '스테이 나이트'는 기본적으로 영국의 유명한 전설 속 인물 아서 왕을 시작으로, 길가메쉬, 메두사, 메데이아 등을 모에화해서 큰 화제가 됐다. 다만, '스테이 나이트'는 올스타전 콘셉트임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영웅의 수가 그리 많지 않아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그랜드 오더'는 더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길 원했던 '페이트' 팬들의 염원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원작에는 아홉 명만 등장했던 영웅이 '그랜드 오더'에는 170명 이상 등장한다. 이들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 신화, 전설에 등장한 영웅을 모티프로 제작됐고, 저마다 원전에 기반한 흥미로운 설정자료를 갖추고 있다. 여기에 모에화 외모도 단순히 영웅의 이름을 아무 미소녀 캐릭터에나 붙인 것이 아니라, 적절한 재해석과 비틀기를 통해 공들여 만든 느낌을 준다.


▲ 시리즈 역대 최다 캐릭터가 등장하는 '그랜드 오더'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vs 놀이'에 규칙을 정해주다


▲ 캐릭터의 능력치를 여섯 항목으로 분류해 등급을 설정했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힘이 세기로 유명한 전설 속 두 영웅인 삼손과 헤라클레스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처럼 전설 속 영웅들 중 누가 더 센지 논하는 것은 분명 재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야기는 의미 없이 끝나기 마련인데, 그 이유는 가공의 두 인물이 지닌 힘과 기술을 엄밀하게 계량화하여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이트'는 바로 이러한 'vs 놀이'에 우열을 정해주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영웅 중 누가 어떤 면에서 더 센지 순위를 정해준다는 것이다. '페이트'는 영웅 능력치를 근력, 내구, 민첩, 마력, 행운, 보구(아이템)라는 여섯 카테고리로 나누어 수치를 부여했다. 예를 들어 스파르타쿠스는 근력 A 랭크이고 로물루스는 B 랭크다. 따라서 둘이 순수 근력대결을 벌이면, 스파르타쿠스가 이긴다고 정해놓은 것이다. 그러나 로물루스의 민첩은 스파르타쿠스보다 높으므로, 속도 면에서 우위를 갖는다는 식으로 설명한다. 그 외에도 '페이트'는 클래스, 성향 등의 규칙을 통해서 영웅의 역량을 체계적으로 나누어 순위 메기고 있다.

물론 이러한 능력치 구분을 '페이트'에서 처음 시도했던 것은 아니다. 여섯 항목으로 나뉜 능력치 시스템은 본디 '던전 앤 드래곤'에서 처음으로 제시됐고, 마블도 자사 캐릭터 능력치를 규격화해 순위를 나누고 있다. 그러나 '페이트'는 완전히 공상의 인물이 아닌, 누구나 알 만한 실제 역사와 전설의 영웅을 소재로 했다는 점은 다른 게임과 차별화된다. 이렇듯 '페이트'는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폭넓고 흥미로운 올스타전 무대를 제공하고 있다.

'그랜드 오더'는 이러한 '페이트' 특유의 설정체계를 대폭 추가된 캐릭터 전원에 모두 적용시켰다. 모에화된 영웅들의 일러스트를 감상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풍부한 배경설정 및 전투력 비교라는 '설덕질'의 재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치밀하고 섬세한 스토리텔링, 소설 같은 재미 보장한다


▲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연출도 장점 (사진출처: 영상 갈무리)

'페이트'는 독특한 세계관뿐 아니라, 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스토리텔링으로 인기를 얻은 IP다. '그랜드 오더'도 마찬가지다. 이 게임은 모바일 RPG로는 드물게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여러 명 투입해 상당한 분량의 시나리오를 갖추었고, 이 중에는 원작자인 나스 키노코도 포함됐다. 덕분에 '그랜드 오더'는 원작 감수성을 그대로 이어받은 데 더해서, 완성도와 짜임새도 수준급의 품질을 자랑한다. 서사성 있는 모바일 RPG를 기대하던 게이머라면 눈여겨볼 특징이다.

일반적인 모바일 RPG는 전문 게임 시나리오 작가 투입 없이 기획자가 스토리까지 담당하는 일이 많다. 그 탓에 스토리의 완성도도 낮고, 실제 게임 플레이와 연계도 잘 되지 않고, 제대로 결말이 나는 일도 거의 없다. 반면 '그랜드 오더'는 기승전결을 명확히 나누었다. 이미 서비스 중인 일본 버전을 기준으로, '확정된 인류멸망을 뒤엎기 위한 싸움' 이야기를 확실히 마무리 짓고 2부를 준비 중이다. 제대로 스토리를 완결하는 모바일 RPG가 거의 없다는 점을 때, 이처럼 완성도 높은 스토리 '그랜드 오더'의 확실한 장점이다.


▲ 읽을 거리도 풍부하게 제공된다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여기에 캐릭터마다 개인 스토리도 풍부하다. 여러 역사와 전설이 뭉친 '페이트' 세계관 특성상, 서로 관계가 있는 다양한 영웅들이 한 데 모이게 된다. '그랜드 오더'는 이러한 특징을 활용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스토리 모드에서 파티에 아서 왕을 참가시키고 진행한다면, 랜슬롯과 전투 시 우선적으로 공격받게 된다. 그런가 하면 '인연 퀘스트'로 캐릭터 개개인의 소소한 스토리를 감상, 개성과 설정을 추가로 볼 수도 있다. 이처럼 '그랜드 오더'는 메인 플롯뿐 아니라 캐릭터 개별 스토리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전세계 영웅들의 대전, 한국 영웅도 참전할 수 있을까?


▲ 다양한 시대와 국가의 영웅들이 캐릭터로 등장하는 '그랜드 오더' (사진제공: 넷마블게임즈)

이처럼 '페이트' IP의 핵심은 실제 역사와 전설 속 영웅들을 바탕으로, 일본 대전만화 풍의 스토리를 짜임새 있게 풀어냈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 일본과 중국은 물론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세계 각지의 영웅들이 등장하는 마당에 아직 한국 영웅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인 입장에서는 조금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다만, 최근 넷마블을 통해 '그랜드 오더'가 정식으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조금은 희망이 보이는 듯 하다. '그랜드 오더'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게임 속 영웅들을 추가해왔다. 중국의 캐릭터 수집게임인 '소녀전선'이 한국 팬들을 위해 한국 소총 K-2를 모에화한 캐릭터를 새롭게 등장시켜준 것을 본다면, '그랜드 오더'도 추후 한국 영웅을 추가해줄 수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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