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클럭된 EVGA 650 Ti SSC로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해 볼까?

1. 부릉부릉, 트럭 한 번 몰아 볼래?

굵직한 게임 타이틀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마당에 요즘 이 게임이 부쩍 뜨고 있다. 핫이슈로 이름을 올린 게임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SCS 소프트웨어의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가상으로 화물 운송 기사가 되어 의뢰 받은 물류 트레일러를 배달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일명 “운전 기사 육성 게임”으로 알려진 이 타이틀이 뜨고 있는 것은 왜일까?

▲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트레일러 영상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는 시뮬레이션이란 장르답게 현실성을 잘 구현하고 있다. 교차로 신호를 위반하거나 주행 중 과속을 해 카메라에 찍히면 고스란히 벌금을 물기도 하고 장거리 운행 중에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피로가 누적되고 시야가 흐려지면서 필름이 끊겨 졸음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는 상황 묘사가 사실적이다.

게다가 운송 임무를 마친 대가로 돈을 모으거나 은행 대출로 트럭을 살 때 추가할 내장재와 외장 옵션은 무엇으로 할지 플레이어 마음대로 설정할 수 있고 회사를 차려 운전 기사를 고용해 어떤 방향으로 교육시킬 지 결정할 수 있다. 고속도로와 국도, 중간 이동 수단인 배와 철도를 이용해 유럽의 어떤 도시든 가볼 수 있어 높은 자유도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처럼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는 나타내려는 스케일이 워낙 커서 정작 게임 그래픽은 부족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착각일 뿐이다. 의외로 하드웨어 사양을 꽤 많이 잡는다. 프로세서는 동작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최소 사양과 권장 사양이 비슷한데, 그래픽 카드는 차이가 꽤 난다. 최소 사양은 지포스 7600GT 256MB인데 반해, 권장 사양은 지포스 GTS 450 1GB다. 이것만 봐도 하드웨어 사양은 한 가닥 하는 패키지 게임이다.

2.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를 돌릴 EVGA 650 Ti SSC

그럼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를 돌릴 그래픽카드로 무엇을 쓰면 좋을까? GTS 450? 아니다. 이미 시장에서 단종된 그래픽카드 대신, EVGA로 나온 GTX 650 Ti 슈퍼 슈퍼 클럭(이하 “SSC”) 1GB 그래픽카드를 쓰기로 했다. 오버 클럭된 제품으로 국내에 들어온 650 Ti 그래픽카드 중에 동작 클럭 수치가 가장 높은 제품이다.

▲ EVGA 지포스 GTX 650 Ti SSC 1GB

▲ GTX 670과 대뜸 비교하면 가로 길이가 딱 절반이다.

패키징을 걷어 낸 이 그래픽카드는 유별나게 길이가 짧다. 길이가 15cm에도 미치지 않아 내부 공간이 부족한 PC 케이스에 장착하기 좋다. 특히 메모리를 장착하는 DIMM 슬롯 레버와 그래픽카드를 꽂을 PCI 익스프레스 슬롯의 간격이 좁은 메인보드를 쓰는 경우 전혀 간섭을 받지 않는다. 널찍한 PC 케이스에 장착하면 다소 허전하겠지만 확장 카드를 설치하거나 케이블을 정리할 때 공간에 여유를 둘 수 있다.

발열을 잡을 쿨러는 간단한 구조로 장착됐다. 알루미늄 히트 싱크와 지름이 6cm 남짓한 팬 쿨러가 전부다. 기판의 2핀 전원을 입력 받고 GPU 온도에 따라 회전 수가 알맞게 조절되는 타입이다. 윈도우 부팅 후 바탕화면을 표시하고 있을 때는 최저 26도, GPU에 100% 부하를 30분 가량 유지할 때는 최고 73도로 나타나 특별한 문제 없이 발열을 잘 잡았다. 최대 부하를 마친 후 바탕 화면 상태로 복귀하면 2분 이내로 30도 안팎까지 내려가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 최대 부하를 끝낸 뒤 5분 간 GPU 온도를 관찰한 그래프

코어 클럭은 1,071MHz로 동작한다. 오버 클럭이 되지 않은 GTX 650 Ti가 928MHz인 것을 생각하면 이보다 15% 정도 더 높은 수치다. GPU는 이만큼 오버 클럭이 되어 있는데 그래픽 메모리는 그렇지 않다. 하이닉스 GDDR5 6.0Gbps 256MB/32bit 메모리 모듈 칩을 네 개 달아 1GB 용량을 구성했고 클럭은 표준 제품과 같은 5,400MHz로 동작한다. 2GB 메모리를 올린 제품도 해외엔 출시가 된 상태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제품은 1GB SSC가 유일하다.

▲ 전원부는 2+1 페이즈 구조로 설계됐고 6핀 보조 전원 한 개를 연결해 사용한다.

바탕화면을 표시 중일 때 최저 55W, 퍼마크와 프라임95로 최대 부하 상태일 때 시스템이 쓰는 전력은 최대 196W로 나타났다. 바탕화면 표시 수치는 650 Ti의 평균과 비슷하지만 최대 부하 시에는 오버 클럭의 영향으로 약 7~8W를 더 쓰는 수준이다.

▲ 디스플레이 출력 단자로 DVI-D와 DVI-I, 미니 타입의 HDMI가 배치됐고,

엑세서리는 드라이버 설치 CD와 사용자 매뉴얼, DVI 젠더가 제공된다.

3.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의 그래픽은 어디서 조정해?

그래픽 설정은 메인 화면의 옵션을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해상도와 주사율 설정 기능이 들어있는 화면 설정 탭과 그래픽 수준을 정하는 그래픽 설정 탭으로 나뉜다.

그래픽 설정 탭은 미리 다른 옵션들이 준비된 프리셋 형태를 갖춰 플레이어가 사용 중인 PC 환경에 알맞게 조절할 수 있다. 낮음과 중간, 높음과 울트라에 이르는 네 가지 프리셋으로 간단히 그래픽 설정을 잡는다. 어떤 효과가 들어있는지 알려면 고급 설정 버튼을 누르면 된다. 고급 설정 탭에는 흔하게 보던 광원과 안티앨리어싱 효과 외에도 게임에 추가된 여러 가지 환경과 주변 요소를 켜고 끈다.

스케일링 비율은 트럭의 묘사 수준을 나타낸다. 비율 설정이 높을수록 뚜렷하게 사물이 뚜렷하게 표현된다. Reflection은 빛과 물에 의한 사물의 반사 수준을, Vegetation과 Grass 영역은 주변 식물의 표현 수준과 밀도를 결정한다. 그 외 그림자 크기와 품질, 날씨 변화, 사이드 미러로 볼 수 있는 시야와 품질, 신호등과 차량의 전조등 유무, 시야 등의 주변 요소를 설정해 줄 수 있다.

설령 고급 설정의 전반적인 내용을 안다고 해도 번거로움 없이 간편하게 즐기려면 역시 프리셋을 이용한 방법일 것이다. 프리셋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낮음을 제외한 세 가지 프리셋의 스크린 샷을 모았다.

중간 프리셋은 스케일링 75%를 기반으로 광원과 안티 앨리어싱 등 주변 요소 중 일부를 쓸 수 없게 하거나 최소로 낮춘 설정이다. 스케일링 비율이 낮아 각이 져 보일 정도로 계단 현상이 눈에 띈다. 광원 효과가 없기 때문에 게임 진행 화면은 다른 프리셋 설정에 비해 어둡고 그림자 영역도 표시되지 않아 다른 차량이 움직이거나 신호등이 바뀌는 기본적인 텍스처 그래픽 밖에 구현되지 않는다.

높음 프리셋은 중간 프리셋의 그래픽 수준과 비교될 정도로 눈에 띈다. 스케일링 100%에 광원 효과가 추가돼 게임 진행 화면이 밝다. 운전석 내부의 모습과 신호등, 지나가는 차량을 그나마 잘 그려내 이대로 게임을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텍스처 품질도 트럭 내부에서 바라볼 땐 괜찮지만 도로 너머에 있는 잔디와 그림자는 각이 져 보이고 보조 거울로 보는 후방 시야가 약간 부자연스럽게 사라지므로 화면 품질이 우선인 플레이어는 울트라 프리셋을 권장한다.

울트라 프리셋은 125% 스케일링 비율에 안티앨리어싱과 광원 효과 외 거의 모든 요소들이 최대치로 활성화 되어 있어 지나가는 차량을 표현하는 그래픽 품질도 높다. 거리가 먼 건물은 선명하게, 주변의 잔디와 식물의 밀도가 높아 현실적으로 잘 꾸며진 상태다. 비와 안개로 인한 시야 감소 효과와 빗방울이 유리에 맞아 퍼지는 세세한 효과 구현이 잘 이루어져 평소 실재감에 가까운 그래픽 환경을 원했다면 이 프리셋 설정이 어울린다.

4. EVGA GTX 650 Ti SSC에 알맞은 그래픽 설정은?

프리셋 설정에 따른 그래픽 수준을 알았으니 이제 초당 프레임이 얼마나 나오는 지 알아볼 차례다. 테스트 구간은 주간과 야간 비가 오는 악천 후 환경에서 도로 주행을 하는 환경으로 3분 간 평균 프레임을 쟀다. 주행 구간은 각각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고 각 동영상은 EVGA GTX 650 Ti SSC와 프랩스를 이용해 높음 프리셋 환경에서 영상 캡쳐를 했다.

▲ 주간 도로 주행 영상

먼저 주간 도로 주행에서 울트라 프리셋은 38, 높음 프리셋은 77, 중간 프리셋은 평균 132 프레임으로 나왔다. 눈에 보이는 화면의 차이가 분명하게 나타난 만큼 프리셋 별로 나타난 평균 프레임의 차가 대체로 컸다. 30 프레임 이상씩 차이를 두고 있으므로 사용 중인 그래픽카드에 알맞은 설정이 필요하다. 게임을 진행한 GTX 650 Ti의 경우엔 울트라 프리셋은 진행상 약간 거친 느낌이 있어 그래픽 움직임이 부드럽고 매끄러운 걸 선호한다면 높음 프리셋으로 맞춰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는 아래의 실시간 그래프로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야간 도로 주행 영상

밤 시간대에 도로 주행을 하면 어떨까? 주간 도로 주행보다는 통행량이 적어 프레임은 조금 더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주간 도로 주행 때보다 다소 낮은 프레임이 나왔다. 울트라 프리셋이 38, 높음 프리셋은 72, 중간 프리셋은 평균 107 프레임으로 나왔다. 이는 도로를 비추는 가로등과 도로 안내 표지판에 달린 조명, 트럭에서 비추는 조명의 밝기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광원 효과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 악천 후 도로 주행 영상

도로 주행을 하다 보면 날씨 변화에 따라 비가 오는 중에도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다른 상황보다 그래픽카드에 걸리는 부하가 많아 프레임은 야간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수치가 나온다. 울트라 프리셋은 36, 높음 프리셋은 65, 중간 프리셋이 평균 113 프레임이다 중간 프리셋 환경에서 프레임이 약간 오른 걸 제외하면 나머지는 예상한 결과가 나왔음을 금방 알 수 있다.

5. 작은 고추가 맵다, 정말 그것을 보여줄 그래픽카드

그래서 GTX 650 Ti 그래픽카드로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를 편하게 즐기려면 높음 프리셋으로 설정해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40 프레임을 오가던 울트라 프리셋도 약간 거칠게 움직이는 화면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다면 설정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게임을 진행하면서 가끔 동영상을 본 떠 유튜브에 올리는 사용자라면 높음 프리셋으로 진행해야 안정적이다. 녹화 중 프레임이 떨어지는 것을 감수하려면 말이다.

국내 출시된 GTX 650 Ti 그래픽카드 중 동작 클럭이 가장 빠른 EVGA GTX 650 Ti SSC 제품으로 테스트한 초당 프레임 성능이 대략 이 정도니 울트라 프리셋으로 하길 바라는 플레이어라면 좀 더 사양이 좋은 그래픽카드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을 추천하는 바다. 예를 들면 지포스 GTX 660이나 라데온 HD 7850이 있겠지만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 외엔 딱히 잡아 볼 큼직한 패키지 게임이 없다면 GTX 650 Ti로 충분하다.

전력도 덜 쓰고 딱 가격만큼의 그래픽 성능을 전해도 EVGA GTX 650 Ti SSC는 한 가지 더 봐줄 만한 요소가 있다. 가로 길이가 한 뼘도 되지 않는 짧은 길이다. 너무 작아서 장난감으로 보이겠지만 어느 PC에 장착해도 작고 귀여워서 한 번 눈 감아 줄 수 있는 그런 제품이랄까? 몸뚱이는 땅꼬마라도 왠지 “작은 고추가 맵다” 는 수식어가 어울릴 그래픽카드다.

글/ 곽준혁 기자

편집/ 다나와 www.dana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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