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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D, TLC(Triple Level Cell) NAND플래시 시장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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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없이 나타난 TLC기반 SSD, 삼성 840 Series

고성능 저장장치로 안착하고 있는 솔리드 드라이브(SSD) 시장에 또 다시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 비교적 고가지만 높은 신뢰도로 기업용으론 SLC(Single Level Cell), 저렴한 가격에 충분한 성능으로 일반 사용자들이나 게이머들에겐 MLC(Multi Level Cell)로 안착하는 듯 하던 NAND 플래시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TLC(Triple Level Cell)로 알려진 이 NAND플래시는 하나의 셀에 3bit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존에 공급되던 SLC는 셀당 1bit, MLC는 셀당 2bit 기록이 가능하다. 동일한 면적에 기록할 수 있는 양이 늘어나는 만큼 SSD가 직면하고 있는 용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반론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가장 큰 이슈가 되는 것은 역시 수명이다. NAND플래시의 부하를 줄여주는 웨어레벨링과 스페어 공간 등 갖가지 안전장치를 내장해가면서 MLC가 개인용 저장소로 안착하자마자 나타난 TLC를 바라보는 IT전문가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TLC (Triple Level Cell) - 메모리 셀 하나에 3bit를 저장하는 기술
- 특징 : 가격이 저렴하지만 속도 및 내구성이 낮은 편
- 수명 : 약 1000회 - 속도 : 1~3k(cycle당)

MLC (Multi Level Cell) - 메모리 셀 하나에 2bit를 저장하는 기술
- 특징 : 속도와 내구성 모두 평균 수준, eMLC가 개발된 상태
- 수명 : 약 1만 회 - 속도 : 5~10k(cycle당)

SLC (Single Level Cell) - 메모리 셀 하나에 1bit를 저장하는 기술
- 특징 : 가격이 상당히 비싼 대신 속도와 내구성 모두 최상
- 수명 : 약 10만 회 - 속도 : 50~100k(cycle당)

보다시피 TLC의 수명은 1천회 정도로 1만 - 10만회 수준의 MLC/SLC와는 단위부터 달라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컨트롤러 성능에 따라 달라진다고 하더라도 큰 폭으로 하락한 속도 역시 불만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MLC는 SSD에 도입된 이후 수많은 개선을 거쳐온 것과 달리, TLC기반의 SSD는 삼성 840 Series가 소리소문없이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의문을 부추긴다.

TLC의 이런저런 특징들이 알려지기도 전에 조용하게 신규 SSD로 출시를 준비중인 터라, 일견 MLC기반의 SSD들이 다져놓은 초고속 저장장치의 인기에 편승하려는 모습으로 비치기도 한다. 도대체 TLC가 뭐길래 이런저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인지, 브레인박스가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MLC기반 SSD (인텔 330 Series) / TLC기반 SSD (삼성 840 Series)
MLC based SSD (Intel 330 Series) / TLC based SSD (Samsung 840 Series)


인텔 330 Series
삼성 840 PRO
Series
삼성 840 Series
NAND플 래시
멀티 레벨 셀 (MLC)
멀티 레벨 셀 (MLC)
트리플 레벨 셀 (TLC)
컨트롤러
샌드포스 SF-2281
삼성 MDX Triple
삼성 MDX Triple
저장공간
120GB
(60/120/180/240)
128GB
(128/256/512)
120GB
(120/250/500)
인터페이스
SATA3 (6Gbps)
SATA3 (6Gbps)
SATA3 (6Gbps)
읽기속도
500MB/s
530MB/s
530MB/s
쓰기속도
450MB/s
390MB/s
130MB/s
생산공정
25nm
21nm
21nm
MTBF
1,200,000 시간
1,500,000 시간
1,500,000 시간
3.5인치
포함
미포함
미포함
가격
11만원대
17만원대
10만원대
솔리드 드라이브 수명논란의 중심에 선 TLC

일단 개인 사용자들에게 논외로 여겨지기 시작한 SLC의 경우 셀당 1bit만 기록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원가가 높아지는 반면, 셀에 걸리는 부하가 적어 수명이 상당히 긴 편이다. 대체로 10만회 이상의 재기록에도 견딜 수 있는 내구력을 자랑하는 만큼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성능과 데이터 신뢰성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기업 용으로 사용된다.

MLC는 셀당 2bit를 기록할 수 있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대신 동일한 데이터를 저장할 때도 전기신호를 더 자주 받기 때문에 수명이 다소 줄어들어 셀당 1만회 정도의 재기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MLC 등장 초기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지만, 지금까지 다양한 실험과 검증을 통해 개인용 으로 쓰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받고있다.

문 제의 TLC는 셀당 3bit를 기록할 수 있도록 고안된 NAND플래시로 SLC - MLC와 마찬가지로 동일 면적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량이 늘어났다. 마찬가지로 전기신호로 인한 수명 감소도 마찬가지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특히나 현재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한 삼성 840 시리즈는 21nm 공정에서 생산되고 있어 수명감소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는 점이다.

NAND플래시 메모리를 잘 모르는 유저들이라면 생산공정 미세화는 좋은 것이 아닌가하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반도체 제품들과 달리 플래시 메모리의 공정 미세화는 원가절감에서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발전이다. 쓰면 쓸수록 닳는 NAND플래시의 특성상 공정미세화는 최대 수명을 갉아먹는 또 다른 요인밖에 되지 않는다.

하루에 10GB씩 사용했을 때의 수명자료


하루에 20GB씩 사용했을 때의 수명자료


UK, Hardware info - SSD datatable (TLC based)

위 데이터 테이블은 해외 IT정보 사이트, 하드웨어 인포에서 TLC 기반 솔리드 드라이브 사용시 각 셀당 데이터가 덮어씌워지는 횟수를 가상으로 환산한 데이터다.

현재 최초로 TLC기반으로 제조된 SSD인 삼성 840 모델(No Pro)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본 테스트는 하루 10GB, 20GB 사용량을 전제로 산출된 값이다. "# of days"로 시작하는 값들이 수명에 연관된 값으로 "모든 셀들이 한 번씩 기록되는 일수", "모든 셀들이 750번 재기록되는 일수", "모든 셀들이 750번 재기록 되는 년수"로 환산한 자료다.

이 표를 손쉽게 결과만 놓고 보고자 한다면 마지막 "# of years for filling 750x" 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하루 20GB씩 재기록하면서 쓴다면 2.8년만에 TLC수명의 75%를 소모한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MLC기반의 인텔NAND플래시를 쓴 SSD들이 적어도 5년 이상의 수명이 검증된 상황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요즘 기술발전이 빨라진 것을 감안해도 PC들의 교체주기가 약 3년 안팎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성능에 비해 데이터 신뢰성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다.

이런 자료들을 놓고 보았을 때 삼성 840 Series의 MTBF(최대 작동 수명) 책정 기준도 의아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21nm TLC로 공정이 미세화 되었음에도 기존 25nm기반 MLC SSD로 출시된 830 시리즈와 동일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수치다.


TLC, 한층 심각해진 비대칭 읽기/쓰기 성능구조

성능적인 부분도 그리 낙관적인 상황이 아니다. 다수의 NAND플래시를 묶어 속도를 높이는 SLC, MLC, TLC기반 SSD들은 세 규격 모두 500MB/s 전후의 읽기속도를 제공하지만, 쓰기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비대칭적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셀당 1bit를 기록하는 SLC는 읽기속도와 거의 대등한 수준의 쓰기속도를 지니고 있다. MLC기반 SSD들의 경우 초기에는 읽기속도의 50%에 가까운 쓰기 속도로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었지만, 현재는 압축 알고리즘과 컨트롤러 기술이 큰 폭으로 향상되면서 SLC에 뒤지지 않는 근접한 450~500MB/s의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반면 TLC기반 SSD로 알려진 삼성 840 Series의 쓰기속도는 130MB/s 전후로, 최신 하드디스크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느릴수도 있는 수치다. SSD의 중요한 성능요인인 액세스 타임(접근속도)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알려졌지만 HDD보다 높은 성능을 바라보고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MLC기반 SSD 대비 300MB/s 가까이 낮은 속도는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다.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MLC기반 SSD 인텔 330 Series와 1TB 하드디스크, TLC기반 SSD 삼성 840 Series를 그래프로 비교해 보면 그 차이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읽기속도가 30MB/s 가량 높아지긴 했지만, TLC 특유의 쓰기속도는 HDD에도 뒤처지는 등 아쉬운 부분이 많이 느껴진다.

특히 SSD들의 표기속도가 최대치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실제속도는 그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득보다 실이 많은 TLC, 아직 SSD에 쓰기에는 시기상조

지금까지 저장장치의 기본은 소중한 데이터를 오랫동안 보관하는 것이 본분이었다. 그런 면에서 TLC를 평가하자면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낙제점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요즘들어 가속화되고 있는 PC교체 주기와 방대한 데이터를 자랑하는 최신 게임 컨텐츠들을 생각하면 빠른 읽기속도와 접근속도를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접할 수 있게 된다면 TLC도 구매이유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서 유일한 TLC기반 제품인 삼성 840 Series의 출시가격을 보았을 때, MLC기반 모델(삼성 840 PRO)의 가격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삼성 830 Series와 동급인 삼성 840 PRO의 가격이 5만원 가량 상승하고, 그 자리를 삼성 840 Series가 꿰어찼기 때문이다.



물론 TLC기반 플래시도 기술 향상을 통해 내구성 및 성능향상을 기대해 볼 수 있겠지만 이미 출시된 TLC 기반 솔리드 드라이브들이 얼마나 버텨줄 지는 미지수다. 이미 검증된 SLC 및 MLC 를 사용하는 SSD기업들이 공정변화에도 민감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섣불리 TLC 기반의 솔리드 드라이브를 출시하기보다는 eMLC 와 같은 대대적인 기술이 선보인 이후에도 늦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삼성보다 기술력이 높으면 높았지, 결코 떨어지지 않는 인텔도 TLC는 로드맵에도 포함시키지 않은 사실로 미루어 봤을 때, TLC기반 SSD의 출시는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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