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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엔진, 인디 개발자를 위한 인디 멀티플랫폼 게임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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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우비 엔진 개발팀, 김태연 팀장

인디 및 소규모 개발팀에 대한 메이저 게임엔진회사들의 친화 정책이 많이 눈에 뜨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상용화 엔진의 대표 주자로 손꼽히는 ‘언리얼엔진4’의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월 19달러 상품인 ‘신규 멤버쉽 라이선스’를 선보인 바 있다. 이 부분은 중소 개발사가 게임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작용한다. 한 가지 짚어볼 부분은 인디 게임 개발자에 대한 소식은 많이 있지만 게임엔진을 제작하는 인디 개발팀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외국도 아닌 바로 한국에 인디 게임엔진 개발팀이 활동하고 있다면 어떠할까? ‘인디 개발자를 위한 인디 멀티플랫폼 게임엔진’을 모토로 내세운 여우비 엔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개발팀을 이끌고 있는 김태연 팀장을 포함해 총 3명이 제작 중인 이 엔진은 개인 혹은 인디 개발자에 대한 관대한 라이선스 정책을 기획하고 있다.

‘여우비 엔진’의 가장 큰 특징은 상업화를 목적으로 하지 않은 개인 개발자에게 라이선스를 무료로 배포한다는 것이다. 김태연 팀장은 “애초에 ‘여우비 엔진’을 만들자고 결심한 이유가 ‘라이선스와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다. 특히 프로그램 타깃 사용자가 기존에 ‘RPG 만들기’를 이용하던 사람들인 만큼, 가격 부담을 덜기 위해 적어도 개인 사용자에게는 라이선스를 무료로 하자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상용 라이선스에 대한 계획도 들어볼 수 있었다. 일단 팀/기업 라이선스는 기간제와 영리 라이선스 2종으로 나뉜다. 우선 기간제는 1달이나 6개월, 1년 단위 사용료를 지불하고 이 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식이다. 이어서 영리 라이선스는 게임 하나하나에 별도로 라이선스를 구매하는 것으로 기간제와 달리 유효기간이 없다.

김태연 팀장은 “또한 팀 라이선스의 경우 수익률 지불이 없으며, 가격은 월 1만원 이하로 생각하고 있다. 이어서 기업 라어선스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지급해야 하며, 가격은 업체와 조정해 책정하는 형식으로 진행할 것이다. 이 영리 라이선스는 1~2만원 선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저작권과 가격 부담, 2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다



게임을 직접 만드는 일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RPG만들기’라는 개발툴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누구나 쉽게 RPG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작툴 ‘RPG만들기’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에 부딪쳤다. 한국에도 지난 2000년에 출시된 바 있는 아스키의 ‘RPG만들기’는 불법복제로 인해 무제한으로 풀리고 말았다. 즉, 일종의 저작물인 ‘게임’을 만들면서, 제작에 사용한 도구의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은 아이러니한 상황이 생기고 만 것이다.

김태연 팀장이 ‘여우비 엔진’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그는 “2013년 8월부터 엔진을 제작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당시 활동하고 있던 카페에서는 불법으로 다운받은 제작툴로 만든 게임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겠느냐는 이슈가 일었다”라며 “그래서 라이선스적으로도, 저작권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개발툴을 사용한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여우비 엔진을 만들게 됐다.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사용자 친화적인 엔진 만들겠다


▲ 동영상 재생 기능 소개 영상 (영상출처: 여우비 엔진 카페)

김태연 팀장이 ‘여우비 엔진’을 개발하며 우선에 두는 것은 ‘쉽고 간단하게’다. 그는 “유니티 엔진은 별도의 강좌를 듣지 않고 스스로 배우기는 힘든 형태의 UI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RPG 만들기의 장점은 초보자들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프로그램이라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인터페이스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여우비 엔진’ 역시 쉬운 인터페이스로 진압장벽을 낮출 계획을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RPG 만들기’에서 사용된 스크립트 언어인 ‘루비’를 사용하는 것 역시 그 이유 중 하나다. 그는 “게임 개발에 사용되는 대표 스트립트 언어로는 루비, 루아, 자바스크립트가 있다. 이 중 자바스크립트는 웹에서도 통용되기에 가장 보편적이지만 C나 C++로 개발되는 프로그램과 연동하기 어렵다. 이에 비해 ‘루아’는 연동은 쉽지만 배우기가 어렵다”라며 “이에 반해 루비 언어는 문법이 개발자 지향적이고, 직관적이며 타깃 사용자인 ‘RPG 만들기’에서도 사용된 적이 있기 때문에 이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RPG 만들기’에서 진보된 부분도 있다. 우선 PC와 Mac, 리눅스,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운영체제를 지원하며, RPG는 물론 FPS나 퍼즐, 시뮬레이션 등 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기존과 달리 ‘동영상 재생 기능’이 지원되기 때문에 영상이 포함된 게임을 제작하기 쉬워졌다. 마지막으로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라이브러리와 마우스/키보드 관련 기능도 기본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복잡한 키 입력과 마우스를 사용하는 네트워크 게임도 만들 수 있다.

여우비 엔진은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


▲ 여우비 엔진에 대한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사진출처: 여우비 엔진 카페)

앞서 밝혔듯이 여우비 엔진 개발팀은 김태연 팀장을 포함해 총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김 팀장이 여우비 에디터와 클라이언트 개발을 맡고 있으며, 팀원 2명이 여우비 엔진의 테스트와, 보조기획/음악을 나누어 맡고 있다. 김태연 팀장은 “여우비 엔진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팀 내에서 기본 리소스 중 하나인 BGM을 직접 제작해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태연 팀장이 내세운 ‘여우비 엔진’의 슬로건은 ‘사용자와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다. 따라서 ‘사용자의 피드백에서 개선사항을 찾아 완성도 높은 게임엔진을 제작하겠다’가 그의 방식이다. 그는 “현재 시험버전으로 만든 ‘여우비 베타블루 103’을 카페에 공개해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있다. 유저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사항은 ‘그래픽 처리’다. ‘RPG 만들기’의 경우 그래픽 표현에 제약이 많아 현재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라며 “이 외에도 ‘사용자가 직접 스크립트를 추가해 명령을 넣는’ 기능 등 개발 편의를 위한 에디터 관련 제안이 제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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