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드게임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캠프모바일)
캠프모바일의 모바일게임 소셜 플랫폼, 밴드게임이 12일 문을 열었다. 출시된 지 아직 3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역전! 맞장탁구’가 인기도 1위에 오르며 주가가 급상승한 아프리카TV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아크스피어’, ‘퍼즐이냥’을 출시한 위메이드 역시 밴드게임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주가가 올랐다.
관건은 카카오가 독주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밴드게임이 이에 변화를 줄 수 있느냐다. 밴드게임을 서비스하는 캠프모바일의 박종만 대표와 이람 대표는 14일, 자사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밴드게임의 향후 목표와 사업 방향성에 대해 밝혔다. 캠프모바일 박종만 대표는 연말까지 최소한 100종 이상의 타이틀을 출시할 것이라 전했다. 박 대표는 “1차, 2차 이후 오픈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것이라 정확한 수치를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밴드게임의 소셜 API를 요청한 곳이 100여 개가 넘는다”라고 밝혔다.
박종만 대표가 강조한 것은 단순히 이용자 수를 불리는 것이 아니다. 밴드 이용자를 자연스럽게 게임에 유입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밴드게임은 현재 다운로드 3,000만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일 이용자는 600만 명으로 집계된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모두 게임을 하러 오지는 않는다. 카카오톡을 쓰는 모든 사람이 카카오 게임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따라서 이들을 게임에 유도하고, 오랜 시간 동안 머무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캠프모바일 박종만 대표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한 밴드게임의 소셜 그래프는 이러한 ‘재사용’ 비율을 높이는데 힘을 발휘하리라는 것이 캠프모바일의 전망이다. 박종만 대표는 “본인이 즐기는 게임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요소라는 의견도 들은 바 있다. 공략과 같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 외에도 나의 플레이를 구성원들과 바로 공유하는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마치 온라인게임 커뮤니티처럼 ‘게임’이라는 공통된 관심사로 모인 사람들이 그 안에서 노는 재미를 맛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저들끼리 공유할 정보가 많은 RPG나 전략게임과 같은 미드코어 타이틀이 밴드게임의 소셜 그래프와 잘 맞아 떨어진다. 소위 온라인게임의 ‘길드’ 같은 것이 필요한 게임이라면 밴드와 잘 맞물린다는 것이다. 캠프모바일이 밴드게임의 2차 라인업을 미크코어 중심으로 구성한 것 역시, 게임 내 밴드가 온라인게임의 ‘길드’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가를 검증하기 위함이다.
밴드 자체의 이용자를 늘이는 노력도 수반된다. 밴드 역시 글로벌 진출을 통한 이용자 증대를 꾀하고 있다. 박종만 대표는 “일단 밴드 자체를 글로벌에서 안착시킨 다음에, 게임 플랫폼을 하는 것이 맞다. 게임을 첨병으로 앞세워 밴드를 해외에 내놓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생각한다. 좋은 플랫폼에 게임을 붙어야지, 우리의 마케팅 시너지를 위해 게임과 동반 진출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릴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유저의 평가만큼 확실한 검증은 없다, 무심사 입점
▲ 캠프모바일 박종만 대표(좌)와 이람 대표(우)
밴드게임은 진입장벽이 낮다. 특히 무심사 입점은 가장 이슈화된 부분이다. 밴드 소셜 그래프를 이용하고 기본적인 결점이 없는 게임이라면 심사 없이 올리겠다는 것이 밴드게임의 방침이다. 카카오 게임하기 초기 시절에 ‘어떻게 하면 심사에 통과할 수 있나’가 화두가 될 정도로 압박을 느낀 개발사 입장에서는 환영할만한 요소다. 그러나 반대로 턱이 너무 낮으면 게임의 완성도와 관리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자칫 잘못하면 질 낮은 게임만 가득한 공간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이 경우 밴드게임의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크게 하락한다.
박종만 대표는 밴드게임을 오픈마켓에 가까운 플랫폼이라 소개했다. 자유롭게 물건을 올리되, 판매자끼리 경쟁이 붙고, 좋은 제품을 고객이 선택하며 기준이 확립되는 오픈마켓형 플랫폼을 꿈꾸고 있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즉, 유저의 선택을 받지 못한 게임은 도태된다. 밴드게임은 게임을 직접 한 유저가 별점을 매기고, 많은 별점을 받은 게임이 상단에 노출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즉, 문은 열려 있으되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옥석이 갈린다는 것이 밴드게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밴드게임은 왜 이러한 운영 방식을 선택했을까? 박종만 대표는 “밴드게임을 준비하며 개발사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들어갈 기회 자체가 없다’는 것이었다”라며,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박종만 대표는 “밴드는 첫 입점 시 입점료 50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오픈마켓 수수료를 제외한 매출의 20%를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라며 "이러한 비용도 감당할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업체는 결국 손해를 감수하고 와야 한다. (직접적인 정책은 아니지만) 이러한 점이 아주 준비가 안 된 게임이 올라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밴드게임에서 자체적으로 선정하는 게임도 있다. 기준은 일정 수준 이상의 유저 잔존율과 다운로드 수, 매출이며, 가장 비중을 두는 부분은 유저 잔존율이다. 이를 근거로 성과가 검증된 게임 중 원하는 개발사가 있다면 마케팅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밴드게임의 입장이다.
이람 대표는 인기와 광고는 철저히 구분됨을 알렸다. 이 대표는 “인기는 순수하게 유저의 별점에 따라 진행할 것이다. 다만 일정한 성과를 보여준 게임사에게는 별도로 광고공간을 명확하게 주겠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광고 중인 게임을 ‘인기가 좋은 게임’으로 이용자들이 혼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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