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국내 공개서비스를 시작하는 캐주얼 AOS '코어마스터즈' (사진제공: 소프트빅뱅)
지난 4월 일본 서비스를 시작한 AOS '코어마스터즈'가 오는 20일(수) 국내에서도 공개서비스를 시작한다.
사실 ‘리그 오브 레전드’ 글로벌 흥행 이후 많은 AOS 장르 게임들이 쏟아지다 보니, 이후 출시되는 후발 주자들의 경우 AOS 흥행 시류에 합승하려는 아류작이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코어마스터즈’는 이러한 오명을 씻기 위해 첫 공개 당시부터 자신들의 장르를 ‘액션 RTS’라고 소개해 왔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만, 흔히 말하는 AOS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던 ‘코어마스터즈’가 지난 주, 사전공개서비스 격인 웰컴테스트를 시작하면서 ‘캐주얼 AOS’라는 장르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설마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게임성이 급격히 변하기라도 한 것일까? 게임메카는 공개서비스를 이틀 남겨 둔 18일(월), 구로디지털단지의 소프트빅뱅 사무실을 찾아가 3년여에 걸친 개발 과정과 완성을 앞둔 현재 심경을 직접 들었다.
▲ 소프트빅뱅 기획팀에서 '코어마스터즈'를 기획하는 이승호 팀장
액션→액션RTS→캐주얼AOS
‘코어마스터즈’가 처음 공개된 것은 지난 2012년 말, 당시에도 이미 1년 반 가량 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개발이 시작된 지 어언 3년이 넘은 것이다.
사실, 처음 게임을 기획할 당시에만 해도 AOS는 대세 장르가 아니었다. 국내에서는 ‘워크래프트 3: 카오스’ 정도만이 인기를 얻었고, 현재 1위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국내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해외 게임 중 하나일 뿐이었다. 블리자드 역시 ‘스타크래프트 2’의 유즈맵으로 ‘블리자드 도타(현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를 도입하겠다며 간만 볼 정도였다.
소프트빅뱅 기획팀 이승호 팀장은 당시 ‘코어마스터즈’를 전략 중심의 액션 게임으로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초창기 ‘코어마스터즈’는 컨트롤보다는 심리전이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임으로 시작되었다. 함정을 설치해 적의 움직임을 염탐하고, 탐색을 사용해 함정을 찾아 없애고, 그 틈을 타 기습을 가하는. 한마디로 함정-탐색-기습이 가위-바위-보와 같은 상성 관계를 이루는 액션 게임이었다.
그러나 액션 장르로 게임을 제작하다 보니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 플레이어가 아무리 전략을 잘 세워도 컨트롤 능력이 좋은 유저를 도저히 이길 수 없었던 것. 심한 경우 HP가 한 자리밖에 남지 않은 캐릭터가 적의 공격을 모두 피해가며 전장을 지배하는 장면도 나오곤 했다. 이는 기획 의도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광경이었다.
“그래서 액션을 버리고 RTS의 인터페이스를 가져왔다.” 이 팀장은 당시를 회상했다. “RTS 방식에서는 컨트롤을 아무리 잘 하더라도 아무 피해 없이 타 유저를 이기기 어렵다. 이는 우리가 추구하는 바와도 맞아떨어졌다.”
그렇게 RTS 방식으로 게임을 재구성하던 제작진. 그런데, 갑자기 국내에 ‘리그 오브 레전드’를 시작으로 한 AOS 장르의 붐이 닥쳤다. RTS 인터페이스와 한 캐릭터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로, ‘코어마스터즈’는 졸지에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류작이라는 말을 듣기 시작했다. 이에 제작진은 ‘우리 게임은 AOS가 아니라 액션 RTS다’라고 설명하고 다녀야만 했다.
“그런데, AOS 장르를 부정하자 유저들이 ‘그럼 대체 무슨 게임이냐’라며 불편해하더라.” 이 팀장은 말을 이었다. 그는 “결국 지난 주 웰컴테스트 때부터 유저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캐주얼 AOS라는 장르명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막상 플레이 해 보면 게임의 목표부터 진행 방식까지 일반적인 AOS와는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라며 장르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줄 것을 당부했다.
▲ 첫 공개 당시의 '코어마스터즈' 시연 영상(2012년 초)
▲ 공개서비스를 앞둔 현재의 '코어마스터즈(메이저 팀전) 플레이 영상
게임 완성도는 물론, 플레이 방식도 꽤 많이 변했다
여기치 않게 일본 먼저… 국내 서비스는 더욱 본격적
‘코어마스터즈’는 게임온을 통해 지난 4월부터 일본에서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실 최근에는 국내에서 퍼블리셔나 투자자를 찾지 못했거나, 해외에서 판권을 가지고 있거나, 특정 국가를 노리고 만들어진 게임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정식서비스를 먼저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코어마스터즈’의 일본 선출시 역시 이제는 딱히 희귀한 사례가 아니다.
허나, 여전히 의문인 점은 왜 하필이면 일본이냐는 것이다. 일본은 게임시장 규모에 비해 PC 온라인게임의 비중이 꽤나 작은 편이다. 특히 AOS 장르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현지화에 성공한 ‘카오스 온라인’을 제외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 2' 등 인기작도 발을 붙이지 못 한, 그야말로 불모지에 가깝다.
이 팀장은 일본 서비스를 먼저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국내 사정과 해외 일정이 충돌하며 벌어진 불가피한 결정” 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초 네오위즈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해지하고 자체서비스를 선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국내 서비스를 먼저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자체서비스를 준비하다 보니 상상 외로 작업해야 할 일이 많았다. 결국 국내 서비스 일정이 미뤄졌는데, 서비스 준비가 되어 있는 일본에서의 일정은 그대로 진행되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묘사했다.
이 팀장은 이어 “일본은 게임업계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릴 정도로 시장의 특이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적용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서비스 중인 ‘코어마스터즈’는 일러스트 대부분이 현지에 걸맞게 ‘모에’화 되었다. 캐릭터 선택률도 여성 캐릭터만 높고, 남자나 동물 캐릭터는 꺼려한다. 국내 및 글로벌 버전은 이와 달리 캐릭터의 개성을 최대한 표출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라며 일본 서비스와 국내 서비스의 확실한 차별화를 밝혔다.
국내 서비스 계획도 공개했다. 우선 서비스 초기에는 2주 당 1개의 마스터를 업데이트하며 가속을 붙이고, 8월 초 공개된 한국형 비키니 스킨과 인기 웹툰 ‘갓 오브 하이스쿨’ 콜라보 스킨에 이어 국군의 날, 크리스마스 등에도 군복이나 산타복 등의 기념 스킨도 출시할 예정이다. 그 외에 교복 스킨이나 SNK 플레이모어 캐릭터와의 연계를 통한 캐릭터도 내부 고려 중이다.
대한민국 정상급 성우부터 인기 BJ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보이스 역시 신경 쓴 부분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같은 캐릭터라면 스킨이 바뀌어도 성우는 그대로인 경우가 많지만, ‘코어마스터즈’는 일부 스킨에선 아예 성우가 바뀌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골렘을 타고 다니는 원숭이인 ‘우차카카’의 경우 평소에는 남성형 동물이지만, 비키니 스킨에서는 귀여운 여성이 되어 “오빠야~ 같이 놀자!”, “오빠야~ 니 내한테 반했나~!” 같은 경상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사용한다.
▲ 마스터 중 한 명인 '우차카카' 오리지널(위)과 비키니 스킨(아래)
일러스트와 인게임 외형 및 이펙트는 물론, 성우까지 완전히 바뀐다
▲ '코어마스터즈'에서 공개한 성우 녹음 영상(영상제공: 소프트빅뱅)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많은 것을 버렸다
공개서비스에 돌입하는 ‘코어마스터즈’에는 두 가지 게임 모드가 존재한다. ‘코어’를 일정량 모은 팀이 승리하는 캐주얼 모드와 모은 코어를 활용해 상대 진영을 무너뜨려 승리하는 메이저 모드다. 그런데, 왠지 허전한 느낌이 든다. 작년 초 진행된 1차 테스트에서는 분명히 Free for All로 즐기는 개인전 모드가 존재했는데, 이번 공개서비스에서는 이 부분이 쏙 빠진 것이다.
현재 구현된 캐주얼 모드와 메이저 모드도 다소 독특하긴 마찬가지다. 먼저 플레이 시간이 매우 짧다. 캐주얼 모드는 10~15분 사이, 다소 복잡한 메이저 모드 역시 15~20분 사이에 게임이 끝난다. ‘리그 오브 레전드’로 따지면 본격적으로 전투가 일어나고 전면전이 시작될 시점에 이미 승패가 갈리는 것이다. 이 정도면 거의 모바일 AOS급으로 가볍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을 보다 부담 없게 즐기도록 하려는 방향에서 이루어졌다. 초창기 주력 콘텐츠로 내세웠던 개인전의 경우 일반 유저들의 호응이 높지 않고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과감히 제외시켰으며, 신규 유저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상점 시스템이나 성적(킬/데스) 중 데스 표기도 없앴다. 여기에 캐릭터 성장 자유도가 지나치게 방대하다 보니 어려워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에 착안해 1~2개의 빌드를 제시해주는 방식으로 조절했다. 이로 인해 현재 ‘코어마스터즈’에 등장하는 마스터(플레이어블 캐릭터)의 50% 가량은 원거리딜러, 마법 딜러, 탱커 등으로 역할이 정해져 있어, 고민 없이 선택할 수 있다.
▲ 인게임 상점 시스템이 없는 대신 로비에서 아이템을 설정해 들어가는 방식 (사진출처: 공식 사이트)
한편, 짧아진 플레이 시간 동안 보다 능동적이고 치열한 전투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도 핵심 과제였다. 이를 위해 게임을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만들었던 코어 재단 시스템을 삭제하고, 한 캐릭터가 여러 개의 코어를 동시에 지니면 파워 업을 하고 돌아다닐 수 있도록 밸런스를 조절했다. 스킬 쿨타임 시간 역시 평균 10조에서 8초로 20% 가량 줄여 더욱 밀도 높은 액션이 이루어지도록 했으며, 맵 구성도 대폭 손봐 전투가 맵 중앙 뿐 아니라 곳곳에서 일어나게끔 유도했다.
이 팀장은 “부담 없고 몰입도 높은 전투를 만들기 위해 많은 것을 시도했고 많은 것을 버렸다.” 라며 “’리그 오브 레전드’나 ‘도타’와 같이 원하는 마스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광경은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라고 ‘코어마스터즈’가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테스트 기간 중 ‘북미 미식축구를 하는 것 같더라’는 반응을 봤다. 제작자로서 그 말에 공감한다. ‘코어마스터즈’는 AOS보다는 공이 여러 개인 슈퍼볼 게임에 가깝다.”라며, “스크린샷이나 영상으로만 게임을 접했다면 이 게임을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류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코어마스터즈’는 AOS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의 재미를 가지고 있다. 공개서비스에서는 그 재미를 직접 체험해보시길 바란다.” 라고 마무리지었다.
▲ 소프트빅뱅 이승호 개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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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메카 취재팀장을 맡고 있습니다jong31@gamemec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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