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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일 출시 예정인 ‘인디아나 존스: 그레이트 서클(Indiana Jones and the Great Circle, 이하 그레이트 서클)’은 큰 기대를 받는 게임은 아니었다. 개발사는 울펜슈타인 시리즈를 만든 머신게임즈로, 액션과 슈터에 강점이 두드러진다. 반면, 인디아나 존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블록버스터 어드벤처 시리즈 중 하나다. 다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셈이다.
심지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더 이상 유망한 IP로 평가 받지 않는다. 첫 영화가 1981년 나왔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지난 2023년 무려 15년 만에 신작이 개봉하면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그만큼 옛 IP이고, 액션게임의 주요 소비층은 인디아나 존스에 대해 관심이 적다.
그런 다소 애매한 평가를 받는 만큼, 본 기자 역시 큰 기대 없이 게임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레이트 서클은 탐험, 액션성, 퍼즐 풀이 모든 부분에서 재미를 선사해, 한때 왜 인디아나 존스가 그토록 사랑 받는 IP였는지를 몸소 체감하게 만들었다.
나치에 맞선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의 이야기
그레이트 서클은 인디아나 존스 영화 ‘레이더스’와 ‘최후의 성전’ 사이 시간대를 다룬다. 게임을 시작하면 플레이어는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 박물관에 침입한 거한과 싸우게 된다. 거인은 대학교 박물관에 놓여있던 유물 하나를 탈취해 도망친다. 증거를 수집하던 인디아나는 거인이 떨어뜨린 펜던트를 토대로 그가 바티칸에서 왔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게임의 전반적인 스토리와 구조 모두 인디아나 존스의 모험을 크게 강조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메인 스토리는 초기 바티칸에서 거한을 쫓으며 숨겨진 보물들을 찾는 과정에서 여러 새로운 음모에 휘말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나치 고고학자 포스가 신기한 힘을 지닌 유물을 얻는 것을 막기 위해 이집트, 히말라야, 태국 수코타이를 전전한다.
각 지역별 메인 스토리와 서브 퀘스트는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전한다. 나치를 피해 몰래 무덤이나 고분에 숨어들고, 혼자 혹은 동료의 도움을 받아 각종 퍼즐과 미스터리를 해결한 뒤 탈출하는 과정이 일관되게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컷신도 자주 등장하는데, 영화적인 구도와 특유의 음악을 통해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메인 스토리 외에도 ‘현장 탐사’와 ‘미스터리’라는 명칭의 서브 콘텐츠도 재미를 더한다. 주로 메인 스토리에서 주요 소재로 활용된 무덤 주인의 새로운 보물을 찾거나, 연구자의 과거를 파헤치는 것들이 다수다. 이를 통해 전반적인 메인 스토리를 더 풍부하게 만듦과 동시에 비교적 넓게 구성된 각 지역을 탐험할 목적을 준다.
이런 메인 스토리의 소소한 흠결은 주인공이 교수라는 점이다. 일부 메인 스토리에서는 숨겨진 고고학적 진실을 파헤치거나, 각종 지역의 역사에 대한 짧은 설명이 인디아나의 입을 통해 전달된다. 다만 간혹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고고학, 언어학, 역사학 전공자를 위한 전문지식이 나열될 때, 다소 소외되는 느낌이 든다.
퍼즐과 탐험이 중심인 액션게임
그레이트 서클 게임플레이의 핵심은 탐험과 퍼즐 풀이다. ‘툼 레이더’, ‘언차티드’보다 더 현실적인 게임플레이가 특징이다. 인디아나는 라라 크로프트나 네이선 드레이크처럼 상식을 초월한 악력이나 전투력을 보유하지 않았다. 지구력가 있어 벽을 타다가도 잠시 쉬어야 하고, 까마득한 절벽을 오르지도 못한다.
이에 따라 탐험은 좁은 길이나 지하를 중심으로 전개되며, 퍼즐과도 연관된다. 무덤이나 유적 내부로 들어온 뒤에는 아슬아슬한 길을 넘어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우선된다. 그 과정에서 라이터, 사진기, 채찍 등 도구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특히 어두운 지역이 상당히 많고 빛이 제한된 만큼, 중반부부터 사용할 수 있는 라이터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게임에 등장하는 미스터리나 퍼즐은 각 지역별로 상이하며, 서로 다른 재미를 전달한다. 메인 스토리의 퍼즐은 머리를 쓰는 것 보다는 규모가 크고 액션 중심이다. 화염으로 덮인 길을 뚫고 석판을 움직이거나, 거울과 빛을 활용해 장치를 작동시키기도 한다. 또한 대부분의 퍼즐이 각 지역별 특색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기독교 중심지인 바티칸에서는 예수님을 테마로 한 퍼즐이 등장하며, 기자지구에서는 이집트 신들과 관련된 부장품 퍼즐이 다수 나온다.
다만 일부 탐험에서 시각적인 묘사가 불친절했다. 탈 수 있는 벽을 표시한 백색 페인트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목적지로 도달할 방법을 찾지 못할 때가 잦았다. 심지어 버그인지 지도에 목적지가 잘못 표시되어 길을 헤매기도 했다. 이외에도 플레이어가 발을 디딜 수 있는 장소인지 시각적으로 파악이 힘들거나 일부 획득 오브젝트 표시가 흐릿한 등, UI 부분에서 개선이 필요했다.
타격감이 일품인 도구 중심 전투
영화에서 인디아나는 1 대 1에서 쉽게 적을 제압하지만, 다수에게 둘러싸이면 십중팔구 패배하는 정도의 무력을 보유했다.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이 셋만 넘어가도 들고 있는 무기나 도구와 무관하게 적들을 제압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맨손 전투는 왼손 오른손, 강공격 약공격, 가드가 중심인데, 적으로 등장하는 나치들은 최소 몽둥이 정도는 기본으로 장착한 만큼 맨손 전투는 추천되지 않는다.
인디아나는 여타 액션게임과 달리 여러 도구를 무기로 사용할 수 있다. 술병, 곡괭이, 몽둥이, 파리채, 빗자루 등 다양한 도구가 맵 곳곳에 비치됐으며, 무기는 높은 공격력을 지닌 대신 내구도가 있어 사용 횟수가 적었다. 은신 시스템도 있어 몰래 적의 뒤로 살금살금 다가가 무기를 휘둘러 한 번에 눕힐 수도 있다. 대신 매우 가까이 다가가야 하고, 남은 내구도와 무관하게 도구가 주로 부서진다.
전투 시스템이 단순하고 은신과 도구에 의존하는 만큼 다소 단조롭게 느껴진다. 중반부부터 총기도 등장하지만, 소리가 지나치게 크고 탄약이 매우 적어 사용이 꺼려진다. 그럼에도 전투가 상당히 재미있게 느껴지는데, 이는 타격감 덕분이다. 주먹, 무기, 총기 모두 머신게임즈의 정수가 담긴 듯 탁월한 감각을 전한다. 도구마다 휘두르는 방식, 타격음이 서로 다르며, 특히 도구가 부서짐과 동시에 나치를 눕힐 때 터지는 호쾌한 소리와 손맛이 일품이다.
플레이어를 ‘인디아나 존스’로 만들어주는 게임
전반적인 게임플레이, 전투, 배경 스토리 모두 ‘인디아나 존스’라는 캐릭터를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었다. 본 기자는 인디아나 존스 영화를 매우 오래 전에 봤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 기억이 되살아 날 정도였다. 인디아나 존스는 뱀을 무서워했고, 멋있지만 허당 같은 부분이 많았으며, 주먹과 채찍 활용에 남다른 면모를 보였다.
특히 전문적이면서 허당인, 고고학자면서 유적을 파괴하는, 모순적이면서도 유쾌한 주인공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무덤의 비밀을 풀어내고 탈출하다 발을 헛디뎌 유물을 뺏기거나, 겁 없는 태도로 유적을 돌아다니다 뱀을 보자 덜덜 떨며 여성 동료를 찾기도 한다. 고분의 얇은 벽을 시원하게 부숴버리거나, 탐험한 유적지의 대부분이 무너지는, 고고학자보다는 무덤 파괴자에 더 가까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인디아나 존스를 구성하는 여러 소품과 소재의 활용도 두드러진다. 그를 상징하는 가장 핵심적인 소품은 채찍과 더불어 그의 중절모다. 대부분 컷신에서 함정에 빠지면 중절모가 빙글 날아 떨어지고, 모자부터 찾는 인디아나의 모습이 클리셰처럼 등장한다. ‘행운의 모자’ 특성을 획득하면 전투에서 쓰러져도 모자를 줍는 것으로 회복할 수 있으며, 씨익 웃는 인디아나의 모습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상징하는 음악이 더해지며 게임을 완성한다. 비밀을 발견하거나, 새로운 장소로 모험을 떠나거나, 인디아나가 멋있는 행동을 할 때 ‘빰빠밤빰~’으로 유명한 메인 테마곡이 출력되며 감정이 고조된다. 위기의 순간이나 매 컷신마다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음악도 적절하게 활용되며 몰입을 크게 높인다. 이를 통해 실제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 유적을 탐험하는 감각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그레이트 서클은 오랜만에 만난 재미있는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 게임이었다. 두뇌보다는 액션이 강조된 규모 있는 퍼즐, 잘 꾸며진 배경과 소재, 스트레스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스토리 등 ‘인디아나 존스’라는 IP를 확장할 정도의 훌륭한 게임성을 선보였다. 게임 외적 아쉬움이라면 너무 늦은 시기에 나왔다는 점이다. 인디아나 존스를 사랑했던 팬들은 3D 1인칭 액션게임에 적응하기에는 다소 어려울 가능성이 높고, 현세대 게이머는 인디아나 존스에 대해 알지 못한다. 10년만 일찍 나왔으면 최고의 게임으로 평가 받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강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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