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V는 VIP, 게임에도 숨어 있었다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그동안 V라는 단어를 보면 버전, 빅토리, 로마자 5, 볼트 등밖에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얼마 전, 한때 ‘높으셨던 분’에 따르면, 문서 이름에 쓰인 V는 버전이 대통령. 즉 VIP를 가리킨다고 한다. 쉽게 써왔던 V에 그렇게 깊은 뜻이 담겨 있는 줄 몰랐다. 기자생활 허투루 했다는 자괴감이 든다. 반성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본 기자도 ‘V’라는 단어에 숨어 있는 깊은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세상을 돌아보니, 게임업계에도 VIP와 연결된 게임들이 아무 많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국산 게임부터 해외 유명 게임까지 입김이 닿지 않은 곳이 더 적을 정도다. 이 엄청난 사실을 혼자만 알 순 없으니, 여러분께 공유해 드리겠다.

TOP 5. VVV넵튠, V가 하나도 아니고 세 개!

넵튠 시리즈는 현실 게임업계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이다. 세가, 소니, 닌텐도, MS 등 콘솔 회사들이 미소녀가 되어 등장하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이 게임, 알고 보니 옛날부터 은근히 VIP와 연줄을 쌓아 왔나 보다. 2012년 신차원게임 넵튠 V부터, 2015년엔 V2, 2017년엔 VIIR이라는 게임까지 내놨다. VIIR쯤 되면 VIP를 흘겨 쓴 것 아닐까 싶기도 하다.

넵튠 시리즈는 최신작에 이르러 이런 성향을 더욱 노골적으로 비추고 있다. 바로 VVV넵튠이다. ‘V’가 하나도 아니고 무려 세 개씩이나 붙었는데, 어쩌면 이는 삼권분립과 그에 따른 수장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행정, 입법, 사법부까지 연관된 게임이라니, 이제 순수한 마음으로 넵튠 시리즈를 즐길 수 없게 될 지경이다.

V가 무려 세 개나 붙은 VVV넵튠 (사진제공: 게임피아)
▲ V가 무려 세 개나 붙은 VVV넵튠 (사진제공: 게임피아)

TOP 4. 디제이맥스 시리즈, 누굴 리스펙트 하나 했더니…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2004년 처음 발표된 게임이다. 사실 공개 당시에도 대한민국 15대 대통령의 약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 아닌가 하는 의혹에 시달렸는데, 위에 언급한 ‘높으셨던 분’의 말씀을 듣고 비로소 확신을 가지게 됐다. 2017년 PS4에서 ‘리스펙트’를 표하더니, 스팀으로 출시된 최신작에서는 그 대상이 ‘V’임을 제목을 통해 밝혔다.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V에 수록된 신곡 이름들에서도 이러한 정황이 포착됐다. Alone은 오로지 하나 뿐인 존재인 V에게 바치는 헌정곡이 아닐까 싶으며, Kingdom쯤 가면 우상화까지 의심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신곡 중 NEON 1989가 있다는 것이다. 1989년은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해다. 그렇다면, 디제이맥스 시리즈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 ‘V’와도 연관이 있는 게임이라는 것인가?

그러니까, 'V'를 리스펙트 한다는 거였구나 (사진출처: 스팀)
▲ 그러니까, 'V'를 리스펙트 한다는 거였구나 (사진출처: 스팀)

TOP 3. 단테가 어려워지자 ‘V’에 굴복한 데빌 메이 크라이

데빌 메이 크라이 시리즈는 세련되고 멋진 액션으로 많은 팬을 모았다. 특히 주인공 단테는 악마와 인간 사이에서 정체성을 고민하고, 지갑 사정이 좋지 못한 가운데서도 어떻게든 홀로 잘 살아가는 고고한 주인공이었다. 그러나 5편으로 가면서 전기세와 수도세도 내지 못하고, 수염도 덥수룩한 것이 딱해보이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주인공 단테의 생활이 어려워지니, 데빌 메이 크라이도 ‘V’에게 신세를 졌나 보다. 그렇게 들어온 새 멤버가 바로 노골적으로 V라는 이름을 단 청년이다. 자신이 직접 나서지 않고 사역마를 부려 싸운다는 설정부터 높은 사람다운 설정이다. 게다가 그는 단테와 네로를 제치고 공식 코믹스 주인공까지 꿰차며 그야말로 ‘비선실세’로서 지위까지 확립했다.

새 주인공 V의 정체 역시 꽤나 의미심장하다 (사진제공: 게임피아)
▲ 새 주인공 V의 정체 역시 꽤나 의미심장하다 (사진제공: 게임피아)

TOP 2. V4-메이플-카트라이더로 이어지는 넥슨의 ‘V’

국내 최대 게임사 중 하나인 넥슨에도 VIP의 영향력이 깊게 뻗어 있었다는 사실이 저 ‘높으셨던 분’의 발언을 통해 밝혀졌다. 시작은 V4였다. 당시엔 ‘Victoty for’의 줄임말로 알려졌으나, 이제 보니 ‘VIP for’였던 것이 아닐까 싶다. 게임 제목 중에서는 가장 노골적인 ‘V’ 헌정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었다. 메이플스토리에 5차 전직이 추가된 2016년 여름 업데이트 이름도 V였고, 2020년 말 메이플스토리M에도 새로운 힘을 부여하는 ‘V스킬’이 업데이트 됐다. 심지어 카트라이더에는 아예 V.I.P. Speed9(VS9)라는 프리미엄 서비스 카트가 등장한다. 감당할 수 없는 큰 현실을 마주한 나머지 정신을 잃을 것 같지만, 아직 1위가 남았다.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V4부터 (사진제공: 넥슨)
▲ 제목부터 의미심장한 V4부터 (사진제공: 넥슨)

메이플M의 V스킬 업데이트까지... 흡사 V게이트라 칭할 만 하다
▲ 메이플M의 V스킬 업데이트까지... 흡사 V게이트라 칭할 만 하다 (사진제공: 넥슨)

TOP 1. 사이버펑크 2077, 주인공은 V에 버전은 v1.1

대망의 1위는 CDPR이 개발한 사이버펑크 2077이다. 모두 알다시피, 주인공 이름부터 V다. 남자건 여자건 똑같이 V라는 닉네임을 쓰는데다, 이름 변경도 불가능하다. 심지어 게임 내에서 NPC가 진짜 이름을 부르는 경우 “그 이름 말고 V로 불러”라고 친히 정정까지 해 주신다. 이토록 V라는 이름을 쓰는 이유는 뭘까? 설마 파란 지붕 집의 영향력이 폴란드에까지 미친 것일까?

주인공 이름 뿐만이 아니다. 사이버펑크 2077에는 또 다른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이번에 ‘높으셨던 분’께서 근거로 든 사례가 바로 문건 제목의 v1_1, v1_2다. 그리고 최근 사이버펑크 2077은 v1.1 업데이트를 진행했으며, 곧 v1.2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렇다. 저 패치번호는 파란집에 보내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과연 이 패치번호를 우연의 일치로 볼 수 있을까? 진실은 ‘오’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주인공은 V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주인공은 V요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높으셨던 분'이 언급한 V1.1과 V1.2까지 갖추고 있는 폴란드 게임이라니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
▲ '높으셨던 분'이 언급한 V1.1과 V1.2까지 갖추고 있는 폴란드 게임이라니 (사진출처: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