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에 1주 120시간 바짝 일해야? 윤석열 발언 논란

▲ 지난 6월에 진행된 국민 기자회견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출처: 윤석열 전 총장 공식 유튜브 채널 기자회견 영상 갈무리)

유력 대권주자로 손꼽히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 52시간 근무제 문제점을 지적하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청년들로부터 ‘게임 개발에 1주 120시간 바짝 일해야 한다’라고 들었던 일화를 전했다. 이에 대해 현실에 둔감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7월 19일자 매일경제 인터뷰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는 실패한 정책이며, 근무시간에 대해 회사와 노동자가 협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근무시간 협의가 필요하다며 게임 개발에 주 120시간을 바짝 일하고, 이후에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윤 전 총장은 지난 8일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스타트업 육성단지 ‘팁스타운’에 방문해 스타트업 대표 8명과 간담회를 했다. 이에 대해 그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획일적인 근로시간 통제로 인한 부작용 등 다양한 애로사항을 들었다”라며 “4차산업혁명 구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환경에서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전한 바 있다.

스타트업 현장간담회에 대한 윤석열 전 총장의 소회 (사진출처: 윤석열 전 총장 페이스북)
▲ 스타트업 현장간담회에 대한 윤석열 전 총장의 소회 (사진출처: 윤석열 전 총장 페이스북)

다만 노동시간 현실화를 위해 노력해 온 게임업계 노동자 측에서는 현실적이지 않은 발언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스마일게이트 노조 SG길드 차상준 지회장은 “근무시간에 대한 의견은 다양할 수 있으나 대안 제시가 없는 부분이 아쉽다. 아울러 게임 등 4차산업혁명은 창의성이 중요한 부분이며 단순히 시간을 많이 들인다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이 아닌데, 제조업 등 2차산업 시각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차 지회장은 “게임사의 경우 1주 52시간을 평균으로, 필요한 주에 많이 일하고, 그렇지 않은 주에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일할 수 있는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운영 중이다. 52시간 근무제 내에서도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는데, 법조인 출신임에도 관련 법 및 제도를 살펴보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넥슨 노조 스타팅포인트 배수찬 지회장은 “이전 세기에서 나온 이야기 같다. 한국에는 장시간 근무로 인해 노동자가 피해를 봤을 때 회사나 국가적으로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환경에서 52시간 근무제는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안전장치와 같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배 지회장은 스타트업의 경우 포괄임금제(실제 근무시간과 관계없이 연장, 야간, 휴일 근무 등을 미리 정해서 예정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를 채택한 회사가 많은데, 이 경우 추가로 근무한 시간에 대한 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포괄임금제는 야근의 원인으로 손꼽혔고, 넥슨과 스마일게이트를 비롯해 국내 주요 게임사는 포괄임금제를 폐지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