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남] 포스만으로 금메달 휩쓸 게임 펜싱 대표팀 5인

※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 사건 등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 펜싱팀이 단체전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자 펜싱팀은 에페 단체전 은메달을 땄고, 남자 펜싱팀은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직 남아 있는 여자 사브르와 남자 에페 등에서도 선전이 기대되는 상황이라, 전국민 관심이 펜싱 검 끝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이머의 시선으로 펜싱 경기를 보고 있자면 수많은 캐릭터들이 겹쳐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게임계에는 레이피어 같은 세검을 사용하는 캐릭터가 넘쳐나기 때문. 비록 현대 펜싱 룰을 따르진 않지만, 민첩성을 살린 찌르기와 치고 빠지기 위주 검법을 사용하기에 펜싱 느낌이 꽤 강하게 난다. 그리하여 오늘은 겉모습만으로도 금메달을 쓸어모을 것 같은 무시무시한 게임 캐릭터들로 펜싱 드림팀을 만들어 보았다. 참고로 올림픽 펜싱 단체전은 4인(선수 3인 교체 1인) 1팀이지만, [순정남] 코너 특성 상 감독 포함 5명을 선정했다.

1번 선수. 마법사인줄 알았지? 결정의 노야(다크 소울 3)

첫 번째 선수는 다크 소울 3에 있는 산 제물의 길에서 데려온 결정의 노야 선수다. 사실 이 선수가 경기장에 입장하자마자 상대팀은 당황할 수밖에 없다. 챙이 넓은 모자와 하늘거리는 로브(라 부르고 거적떼기라 읽는), 손에 들고 있는 수정구슬(?) 까지... 얼핏 마법사처럼 보이지 않는가! 실제로도 순간이동과 분신 소환, 공격마법에 능한 마법사니 더욱 혼란스럽다.

'펜싱 경기에 검도 안 들고 오다니, 실격이다!'라고 외치는 상대팀 감독. 그러나 노야는 씨익 웃으며 검을 꺼낸다. 길이도 낭낭하고 얇은 검신을 쓰다듬는 모습이 누가 봐도 펜싱 선수다. 검을 휙휙 휘두르니 검격을 따라오는 각종 마법은 덤이다. 이쯤 되면 상대팀의 멘탈이 '재의 귀인'쯤 되지 않을 경우 십중팔구는 기권 카드를 던지게 된다. 그러나, 올림픽까지 출전한 펜싱 선수쯤 되면 이에 굴복하지 않고 경기에 임할 수 있는데, 그 경우 다음 선수가 등장해 주시겠다.

마법사처럼 보이지만 검만 들면 선수가 됩니다 (사진출처: 다크소울 위키)
▲ 마법사처럼 보이지만 검만 들면 선수가 됩니다 (사진출처: 다크소울 위키)

2번 선수. 엉덩이에 까마귀 날개, 밤의 감시자 K(던전 앤 파이터)

결정의 노야를 보고 기가 꺾이지 않은 대표팀 앞에 등장한 두 번째 선수는 던전앤파이터에서 선발된 밤의 감시자 K다. 엄밀히 말하자면 혼돈에 잠식된 버전인데, 그래서인지 자기소개 시간에도 "죽인다...." 같은 말 밖에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흠이다. 일단은 손에 들고 있는 핏빛 레이피어가 펜싱선수로서의 자격은 아슬아슬하게 지키는 듯 하므로 넘어가자. 애초에 장비 규정 꼼꼼하게 지키면 이 코너는 망한다.

아무튼, 엉덩이(부근)에 까마귀 날개를 달고 퍼덕거리며 공중부양 중인 모습을 보면 절로 기가 꺾이기 마련. 심지어 공격을 명중시키면 여러 마리의 까마귀로 변해 흩어져 버려 점수 판정에도 애로사항이 꽃핀다. 특히, 밤의 감시자 K는 맨얼굴도 나름 지적인 미남형이라 대표팀의 팬층 형성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추측된다.

저 날개 엉덩이에 달린 것 맞죠? (사진출처: 던파 중국 홈페이지)
▲ 저 날개 엉덩이에 달린 것 맞죠? (사진출처: 던파 중국 홈페이지)

3번 선수. 검 5개 쓰겠습니다. 피비(배틀본)

결정의 노야와 밤의 감시자 K를 보면 대다수 대표팀들이 경기를 포기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스포츠 정신으로 끝까지 맞서 싸우는 최정상급 선수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 앞에 나타난 이는 배틀본에서 찾아온 상속녀, 피비 엘리자베스 헴스워스 4세(너무 기니까 피비라고 부르자)다. 앞에 두 명이 남자였는데 갑자기 왜 여자가 나오냐고? 그럼 앞에 두 명도 여자인 셈 치자. 어차피 얼굴도 잘 안 보이니까.

아무튼, 피비는 얼핏 보기엔 평범한 공주님 같아 외적으로 딱히 압도할 만한 구석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녀가 마법을 발동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손에 든 검 한 자루에 더해 추가로 네 자루의 검을 공중에 띄우는데, 졸지에 상대방은 5 대 1의 싸움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뭐? 검 여러 자루를 쓰는 건 반칙 아니냐고? 현대 펜싱에 염력마법에 대한 금지사항이 있을 리가 없지 않나! 설령 검 여러 자루를 쓰는 것이 금지당한다고 해도 과연 저 안 보이는 마법이 검만 띄울까?

손에 들고 있는 검은 하나니까 아슬아슬 OK...겠죠? (사진출처: 배틀본 공식 홈페이지)
▲ 손에 들고 있는 검은 하나니까 아슬아슬 OK...겠죠? (사진출처: 배틀본 공식 홈페이지)

교체 선수. 허수아비처럼 베이고 싶나요? 샤를로트(사무라이 쇼다운)

위 세 멤버를 보고도 포기하지 않는 극히 일부의 대표팀이 있을 법하다. 그래도 인간이니 내면에서 두려움이 스물스물 올라올 법한데, 이쯤 되면 겉모습만으로는 꺾이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럴 때는 뭔가 액션을 보여줘야 한다. 마침 펜싱 단체전에는 교대선수가 한 명씩 포함되지 않는가. 마침 그 자리에 사무라이 스피리츠에서 출장 오신 샤를로트 크리스티느 콜데 님이 자리하고 계시다.

겉모습은 아리따운 귀족 검사일 뿐이라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난데없이 그녀가 눈 앞의 허수아비들에 검격을 가한다! 그러자 허수아비 상체에 붉은 줄이 그어지더니 말 그대로 '반갈죽' 되고, 그 옆에 있던 허수아비는 목이 저 멀리 날아간다. 허수아비 두 기를 토막낸 그녀가 무대를 보며 씨익 웃는 모습을 보고도 전의를 잃지 않는다면, 그런 분들은 스포츠 선수가 아니라 지구를 구할 용사로 모셔야 한다.

아니 왜 저 선수는 무대 밖에서 혼자 페이탈리티를 하고 있어? (사진출처: 사무라이 쇼다운 공식 홈페이지)
▲ 아니 왜 저 선수는 무대 밖에서 혼자 페이탈리티를 하고 있어? (사진출처: 사무라이 쇼다운 공식 홈페이지)

대표팀 감독. 찰싹! 찰싹! 피오라 선생님(리그 오브 레전드)

이런 무시무시한 이들을 이끌고 대회에 출전하려면 보통 인간으로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결정의 노야가 살짝 째려보거나, K가 날개짓이라도 하거나, 피비가 검 하나만 공중에 띄워도 도망치기 바쁠 뿐. 만약 선수촌에서 난동이라도 부리면 바로 제압해야 하기에 무력 역시 출중해야 하며, 바른생활과 거리가 먼 이들을 교화시켜야 하는 교육적 사명까지 띄고 있다.

여기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피오라 선생님 외 다른 사람을 생각하기 어렵다. 올림픽이라는 국제적 무대에 맞게 기품 있는 정장을 갖춰 입은 데다 길다란 자를 펜싱검 삼아 규칙을 위반하는 학생을 찰지게 찰싹찰싹 때리는 단호함까지. 위에 나온 선수들도 피오라 선생님이 안경 한 번 치켜쓰면 꼼짝 않고 말 잘 들을 것 같지 않은가? 아, 전에 있던 학교에서 피오라 선생님의 주의를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이 급증했다는 설은 넘어가자.

이쯤 되지 않으면 저 선수들을 제대로 통솔할 수 없다 (사진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
▲ 이쯤 되지 않으면 저 선수들을 제대로 통솔할 수 없다 (사진출처: 리그 오브 레전드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