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 플레이와 글로벌 진출 협력 사업을 진행 중인 개발사
왼쪽부터 위고인터랙티브 박노일 대표, 넥슨 김태환 부사장
글루 모바일 김준희 지사장, 바이닐랩 나동현 PD
구글이 국내 개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진출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검색 포털이자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오픈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구글은 오늘(31일)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 지사에서 ‘구글 플레이와 게임’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행사는 구글 플레이를 총괄하는 미국 본사의 크리스 예가 구글 엔지니어링 디렉터가 직접 행아웃 화상연결로 참여해 2주년을 맞은 구글 플레이의 성과를 발표하고, 이어 국내 개발사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지원 방안을 소개했다.
지난 5년 반 동안 안드로이드 OS와 함께 구글 플레이는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전 세계적으로 10억 대 이상의 안드로이드 기기가 개통됐으며, 지금도 매일 150만의 신규 기기가 팔린다.
그렇다 보니 구글 매출 중 상당수는 구글 플레이가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의 수는 약 100만 개 이상, 그리고 매달 20억 개 이상의 앱이 다운로드된다. 누적 다운로드 수는 자그마치 500억 개다.
이중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단연 '게임'이다. 게임은 안드로이드 유저 3/4가 즐기는 콘텐츠이자, 특히 한국은 상위 랭크 앱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게임이 막강한 인기를 얻고 있다.
크리스 예가 디렉터는 구글 플레이 게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개발사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서는 더욱 더 지역 개발사와의 긴밀한 협업이 필요해졌다고 피력했다.
한국 안드로이드 시장은 전 세계 190개 국가 중 구글 플레이 매출 상위 5위 안에 드는 안드로이드 강세 지역이며, 국내 사용자들은 자국에서 만든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하는 성향이 두드러진다. 따라서 한국에서 안드로이드 시장이 더욱 굳건해지기 위해 한국의 훌륭한 게임이 구글로 지속적으로 공급될 필요가 충분하다.
그의 말처럼 구글 플레이가 국내 개발사와 밀착 협업을 통해 구글 플레이 글로벌 출시를 돕는다는 사실은 여러 번 보도됐다. 다만 전제사항으로 이들 게임은 카카오나 라인 등 제3자 플랫폼을 거치지 않은 구글 플레이 독점 게임이어야 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 예가 디렉터는 제한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구글 플레이의 기본 원칙은 '개방성'이다. 이들을 이용한다 해서 구글과의 협력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경쟁은 언제나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구글은 파트너 개발사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으며, 그들이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도록 총체적 접근법을 통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글 코리아, 한국 개발사에 총체적 지원한다
▲ 구글 플레이 메인에 노출되는 추천 코너
구글은 개발사가 게임을 개발하는 모든 과정을 통틀어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창작에서 디자인, 글로벌 유통 및 배포, 그리고 게임의 수익화를 위한 다양한 창구를 만들었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안드로이드 기기에 최적화된 디자인 지침사항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앱이 마켓에서 더욱 멋져 보이고, 유저들의 눈에 훨씬 잘 띄게 도움을 준다.
또한 구글 플레이의 핵심적 요체인 글로벌 마켓을 활용하여 개발사들이 쉽게 130여 개 국가에서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개발자에게 제공하는 디벨로퍼 콘솔을 이용해 각 국가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는 서비스 툴을 제공한다. 간단한 단계만 거치면 전문 번역사와 연결이 돼, 경쟁력 있는 가격에 번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이통사 결제 시스템을 활용, 신용카드 결제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앱 결제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또, 부분유료화 모델만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금액을 지불하는 월정액제 형태의 지불방식도 추가했다.
구글 코리아에서 안드로이드 앱과 게임 사업을 총괄하는 민경환 매니저는 "현재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구글 플레이와 함께 발 빠르게 세계 시장을 두드리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경환 매니저는 구글 파트너사 중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네 개의 회사를 소개했다. '리볼트' 시리즈의 위고인터랙티브, '라디오해머'를 만든 바이닐랩, '이터니티워리어 3'를 국내 현지화한 글루 모바일 코리아, 그리고 '영웅의 군단'의 넥슨이다.
특히 가장 눈길을 끈 주인공은 위고인터랙티브와 바이닐랩이다. 둘다 전체 회사 규모가 10명, 20명 정도밖에 되지 않은 작은 회사기 때문이다. 이들은 적은 비용과 소규모 인력으로 글로벌 구글 플레이를 적절히 활용, 성공적인 지표를 이루어 낸 현실적인 노하우와 기록을 공유했다.
월드 IP '리볼트'의 힘
▲ 전 세계 고르게 인기를 얻고 있는 '리볼트 클래식'
위고인터랙티브는 15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개발사다. 1999년 어클라인엔터테인먼트가 발매했던 RC카 레이싱 게임 '리볼트'의 IP를 획득, 자체개발을 통해 '리볼트 클래식'과 '리볼트 2'를 개발한 회사로도 유명하다. 현재 '리볼트' 시리즈는 전 세계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서비스 중이며, 유럽 등지에서 특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신작인 '벽돌깨기 프렌즈'가 더해진 다운로드 숫자를 합하면 1,200만 다운로드에 육박한다. 잘 나가는 블록버스터 게임 부럽지 않을 정도의 수치다.
위고인터랙티브 박노일 대표는 "항상 글로벌로 통할 IP를 생각하고 게임을 만든다. 이러한 철학으로 3종의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현재 남미,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하게 어느 한쪽 시장에도 치우지지 않은 유저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노일 대표는 글로벌 론칭을 위한 간단한 팁으로 언어 현지화와 별도로 인앱 과금 현지화를 언급했다. 한국 상황에 맞게 요금을 적용하면 환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제각각 적용된다. 예를 들어 미국 유행 가격인 4.99달러가 아니라 4.36달러와 같이 생소한 금액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크도 문제다. 국내 개발사는 대부분 서버를 한국에 두고 해외에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미국이나 유럽에서 접속하면 딜레이가 적게는 3배 많게는 6배 가까이 느려진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앱을 다운하자마자 삭제하는 악순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바이닐랩 마케팅 비용 0원으로, 50개국 구글 플레이 추천게임 등극
▲ 바이닐랩의 대표작 '라디오해머'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타겟으로 만든 리듬액션게임이다
바이닐랩은 음악이나 영상, 게임, 문학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활약하던 제작자들이 모여 만든 소규모 스타트업이다. 올 1월 첫 타이틀 '라디오해머'를 2.99$ 유료 게임으로 출시했다.
'라디오해머'는 웰메이드게임은 분명하지만, 대중적으로 수익을 올리기에는 상당히 난이도가 높은 타이틀이다. 오리지널 IP로 만든데다 유료 게임으로 출시됐기 때문에 접근성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 50개국 구글 플레이에 추천 게임으로 등재되며, 글로벌 마케팅 비용 투자없이도 좋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 먼저 일본에서 추천 게임 등재 후 평균 일매출 3배가 올랐고, 일일 다운로드 수 역시 6배가 상승했다. 또한, 전 세계 50개국에 올랐을 때의 경우 평균 9배 상승했고 미국에서는 일일 다운로드 수가 30배 가까이 올랐다.
'라디오해머'가 특별한 마케팅 없이 글로벌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이유는 단순하다. 구글 플레이에 추천 게임이 되면 메인 화면에서 게임 정보가 노출된다. 이는 곧 강력한 마케팅 효과를 얻어 다운로드로 이어지며, 다운로드 수가 높아지면 자연히 스토어 상 노출되는 시간이 계속 증가했다. 순위가 높은 게임은 각 나라의 전문 미디어나 리뷰 사이트와 파워 블로그 등에서 관심을 가지고 여러 가지 형식의 기사가 쏟아진다. 덕분에 '라디오해머'에 대한 입소문도 퍼졌다.
바이닐랩 나동현 PD는 "일련의 연속적인 과정을 통해 '라디오해머'에 대한 시장 인지도가 올랐고 다른 플랫폼에서의 다운로드 및 순위도 동반상승했다. 또, 구글 플레이 선전으로 앱스토어에도 이어져 전반적으로 매출이 상승하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말했다.
나동현 PD는 "작은 회사다 보니 '라디오 해머'에 책정된 글로벌 마케팅 비용은 0원이다. 만약 마케팅 기반이 갖추어진 환경에서 했었다면 시너지는 더욱 강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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