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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워치부터 3DS까지,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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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A, 링크, 마리오, 파동권, 네네 마나카 링코....
뭐가 됐든 입체로 즐길 수 있는 3DS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드디어! 언제 어디서나 3D 입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 3DS가 일본 현지에서 발매되었다. 1개의 게임만이 내장되어 있는 LCD 게임기를 가지고 시간 가는 줄 몰랐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휴대용 게임기로 3D 입체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게 되다니. 정말이지 21세기 만세다! 이제 아톰만 등장하면 될 것 같다.

이에 게임메카는 3DS 발매를 기념하여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의 시작과 발전, 현재를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1980년 ‘게임&워치’ 부터 2011년의 ‘3DS’ 까지, 30년 동안 세계적인 트렌드를 선도해 온 닌텐도의 휴대용 게임기 역사를 살펴보도록 하자.

닌텐도 센스 폭발! 게임&워치

닌텐도의 첫 휴대용 게임기인 ‘게임&워치’ 는 닌텐도의 전설적 인물인 요코이 군페이가 계산기를 두들기며 놀고 있는 사람을 보고 영감을 얻어 제작한 기기이다. 그야말로 만화와도 같이 만들어졌다. 아무튼, 평소에는 알람 기능이 있는 시계로 사용하고(부기능), 심심하면 게임을 즐길 수 있는(주기능) ‘게임&워치’ 는 그야말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 진짜 '게임&워치' 건, 혹은 다른 회사 제품이건 이런 게임 안 해본 사람이 있을까?

‘게임&워치’ 의 인기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전력 소모량이 매우 적다는 것이었다. ‘게임&워치’ 는 화면에 미리 게임 고유의 그림(스텐실)을 그려 놓고, 전자 시계에나 사용되던 LCD를 사용하여 액정의 On/Off를 조절했다. 다른 휴대용 게임기들이 전력 소모가 심한 LED를 사용했다는 것과 비교할 때 ‘게임&워치’ 는 건전지 소모량이 극히 적었고,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슬픈 학생들부터 가끔 생각날 때 게임기를 꺼내는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포용할 수 있었다.

다만 ‘게임&워치’ 는 기기 특성 상 한 게임기에 한 개의 소프트만 가동할 수 있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마리오 그림이 그려져 있는 LCD로 피카츄를 표현할 수 없듯이(물론 게임&워치에서 마리오나 피카츄가 나온 것은 아니다) 다른 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그 게임 전용의 또 다른 ‘게임&워치’ 를 구입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게임&워치’ 는 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 마다 새로운 버전(기능적인 발전이 있건 없건)의 기기를 동시에 출시했고, 그렇게 10년이 넘는 판매기간 동안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마침내 ‘게임&워치’ 는 현재의 NDS와 비슷한 폴더 형태로까지 진화하게 되지만, 한 게임기에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게임 보이’ 가 등장한 후에는 생산이 중단된다.


▲ 얼핏 보면 NDS, 자세히 보면 80년대 제품
그런데 요즘 중국에서 만드는 짝퉁 NDS가 딱 이 수준이다

닌텐도의 본격적인 휴대용 게임 시장 접수, 게임 보이

휴대용 게임 업계 데뷔작인 ‘게임&워치’ 로 큰 성공을 거둔 닌텐도는 더욱 다양한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게임기 개발에 착수, 89년 그 이름도 찬란한 ‘게임 보이’ 를 출시한다.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게임 보이’ 는 스텐실이 아닌 픽셀 기반의 LCD를 사용해 표현의 자유도를 크게 높였으며, 이에 따라 콘솔 게임기처럼 캐릭터 이동에 따라 배경도 함께 움직이는 연출도 가능해졌다. 또한, 카트리지 교환 방식을 채택해 휴대용 게임기에서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념을 분리시키고 ‘게임 보이’ 라는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한 ‘게임 보이’ 는 두 대의 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함께 게임을 즐기는 일종의 멀티플레이 모드인 ‘게임 링크’ 를 지원했으며, 타사 게임기에 비해 월등히 적은 전력 소모로 호평을 받았다. 또한, 아이들이 가지고 놀아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인기를 모으고 있던 퍼즐 게임인 ‘테트리스’ 를 번들로 포함시킨 점 등은 ‘게임 보이’ 의 대중화에 큰 몫을 했다.


▲ 전설의 게임기 '게임 보이'

그러나 무엇보다 ‘게임 보이’ 를 유명하게 만든 것은 화려한 게임 타이틀 목록이다. 수 많은 패미콤 인기 게임들은 물론, 패미콤에서 즐길 수 없었던 ‘킹 오브 파이터즈’ 까지 이식돼(물론 다운그레이드를 거쳤으나 상당한 호평을 받았다) ‘게임 보이’ 의 흥행을 이끌었다. 그 중 하이라이트는 95년 발매되어 지금까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였다. 뛰어난 캐릭터성과 ‘게임 링크’ 기능을 통한 포켓몬 교환, 육성 등의 요소는 일본과 북미, 유럽 등지의 어린이들을 열광시킴과 동시에 ‘게임 보이’ 신화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했다. ‘게임 보이’ 의 본격적인 흥행이 ‘포켓몬스터’ 의 등장을 전후로 크게 달라질 정도였으니 그 인기를 짐작할 만 하다.

‘게임 보이’ 는 닌텐도가 당시 춘추전국시대였던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 명실상부한 1인자로 등극할 수 있도록 해준 역작이었다. 그러나 지나치게 대중화에 힘을 쏟은 탓일까, 기기 성능이 타사의 경쟁작들에 비해 못하다는 비평은 계속해서 닌텐도의 자존심을 쿡쿡 찔러 왔다. 이에, 닌텐도는 ‘버추얼 보이’ 라는 희대의 비극 기기를 출시한다.


▲ 포켓몬스터와 게임 보이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3DS보다 먼저 나온 3D 입체 게임기, 버추얼 보이

닌텐도가 95년 출시한 ‘버추얼 보이’ 는 사실 휴대용 게임기라고 하기엔 너무 컸다. 얼핏 보면 콘솔 게임기로 보일 정도다. 외관부터가 닌텐도가 ‘게임&워치’ 를 통해 추구했던 ‘일상 생활 중 심심할 때 즐기는 게임’ 과는 거리가 멀었다. 애초에 휴대가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은 전기 코드가 없이 배터리로 작동하고, 그래픽 수준이 비교적 낮기 때문에 콘솔이 아닌 휴대용 게임기로 분류된다.


▲ 얼핏 보면 TV에 연결해서 즐기는 콘솔 기기

아무튼, ‘버추얼 보이’ 는 참 독특한 게임기였다. 다른 휴대용 게임기와는 달리 게임 패드와 모니터가 분리되어 있으며, 두 개의 LCD 모니터는 좌우의 눈에 각각 다른 영상을 비춘다. 이 때문에 화면에 ‘깊이’ 가 느껴지는 3D 입체 효과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버추얼 보이’ 는 ‘3DS’ 보다 무려 16년이나 앞서 출시된 최초의 3D 입체 전용 게임기로, 당시 게이머들은 ‘입체 영상’ 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열광했다.

그러나 고작 1년 후, ‘버추얼 보이’ 는 순식간에 망해버렸다. 이유는 단순하다. 기존 어떤 게임기보다 불편하고, 눈과 목, 허리가 너무 아프고, 결정적으로 재미까지 없었다. 일단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눈에 갖다 대는 쌍안경 형태의 스크린 기기가 너무 컸다. 얼굴에 고정시킬 수 있는 스트랩도 없었기에, 책상 등에 올려놓고 눈을 가져다 댄 채 플레이해야 했다. 차라리 헬멧 형태로 제작되었으면 편하게 앉아서라도 할 텐데. 하긴 그렇게 만들었다면 신문 1면에 ‘버추얼 보이 즐기던 어린이, 목뼈 골절로 사망’ 이라는 기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 이런 거 본 적 있다, 남산타워 전망대의 쌍안경!

 ▲ 저런 걸 헬멧으로 쓰고 목이라도 잘못 돌렸다간 죽을 지도 몰라

시각적 피로감도 매우 높았다. 비용적인 것인지, 기술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버추얼 보이’ 는 붉은 빛의 단색 게임 화면을 구현했다. 안구 바로 앞에서 펼쳐지는 3D 영상 자체도 눈을 피로하게 하는데, 거기에 맞춰 색감까지 시뻘건 빛이다. 전자파 문제를 떠나서 눈이 아프지 않은 게 이상할 정도였다.

게다가 쌍안경 형태이기 때문에 옆 사람은 게임 플레이를 구경조차 못 하고, 이렇다 할 킬러 타이틀조차 나오지 않았다.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닌텐도의 신선한 시도였던 ‘버추얼 보이’ 는 빠르게 몰락했고, 결국 발매 1년만인 96년에는 생산 중단에까지 이르게 된다. 이렇게 닌텐도의 흑역사가 지나갔다.

게임 보이로의 회귀와 진화

‘버추얼 보이’ 의 뼈아픈 실패 이후 닌텐도가 선택한 길은 또 다른 모험보다는 기존의 성공작인 ‘게임 보이’ 의 보완과 발전이었다. 닌텐도는 발매된 지 6년이 지난 ‘게임 보이’ 의 크기와 디자인을 개선하고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낮추는 이른바 대격변을 감행한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게임 보이 포켓’ 이었다. 주머니 안에 쏙 들어가는 콤팩트한 사이즈, 향상된 해상도로 인한 뚜렷한 화면, 빠른 픽셀 On/Off를 자랑하는 LCD, 기존의 AA 사이즈보다 더 작은 AAA 배터리 사용, 거기에 가격 인하까지! ‘게임 보이 포켓’ 의 출시는 ‘포켓몬스터’ 등 기존 킬러 타이틀의 선전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버추얼 보이’ 참패의 충격을 회복시켰다.

그리고 2년 후인 98년, 드디어 ‘게임 보이’ 에도 컬러가 등장한다. ‘게임 보이 컬러’ 는 기존의 흑백 게임들까지 100% 호환하며 ‘게임 보이’ 의 흥행신화를 이어간다. 흑백 화면에 슬슬 질려가던 게이머들은 ‘게임 보이 컬러’ 에 환호했고, 그 덕에 ‘게임 보이 컬러’ 는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판매기간에도 불구하고 ‘게임 보이’ 에 맞먹을 정도의 판매량을 기록한다.


▲ 필자가 어린 시절 보유했던 '게임 보이 포켓', 당시엔 누드겜보이(-_-;;) 라 불렸다


▲ 그리고 게임 보이에도 컬러가 등장한다

그리고 닌텐도는 슬슬 ‘게임 보이’ 의 정점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다. 2001년 출시된 ‘게임 보이 어드밴스’ 가 그 시작이다. 그립감을 높이기 위해 PSP와 비슷한 가로 형태로 디자인된 ‘게임 보이 어드밴스’ 는 이전까지의 ‘게임 보이’ 와 차원을 달리하는 최신 기술로 무장한, 말 그대로 ‘차세대 기기’ 였다.

이어 2003년 출시된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 는 ‘게임 보이’ 시리즈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기기이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에 비해 성능상으로 크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지만, ‘게임&워치’ 에서 잠시 시도했던 폴더형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이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키는 ‘닌텐도 DS’ 의 디자인적인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 는 ‘게임 보이’ 사상 최대의 휴대성(미크로 제외)을 구현해냈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 는 기기의 사이즈를 줄이기 위해 내장형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사용하지 않을 때는 폴더를 덮어 액정을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기존 유저들의 요구를 수용하여 백라이트를 탑재해 어두운 곳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점도 높게 평가할 만 하다. 이 역시 다양한 후속 버전이 선보여졌으며, 전 세계 수천만 대가 팔려나가며 닌텐도의 흥행 역사를 이어간다.

 


▲ '게임 보이 어드밴스(위)' 와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아래)'
'게임 보이' 영광의 시대의 화룡점정이었다

결국 경쟁 기기인 ‘네오지오 포켓 컬러’, ‘원더스완 크리스탈’ 등은 ‘게임 보이 컬러’ 와 ‘게임 보이 어드밴스’,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 의 벽을 넘지 못하고 쓸쓸한 종말(?)을 맞이한다. 이전까지는 휴대용 게임기 업계의 ‘리더’ 격이었던 닌텐도는 ‘게임 보이 어드밴스’ 로 아예 휴대용 게임계를 평정해버린다. 예전에는 그나마 옆에서 툭툭대는 경쟁사라도 있었지, 이제는 누구도 닌텐도의 아성에 도전하지 못 할 정도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닌텐도는 소니가 PSP를 내놓으며 도전장을 던질 때까지 승승장구한다.

엄마도 아빠도 즐기는 게임기, 닌텐도 DS의 등장!

수억 단위의 ‘게임 보이’ 시리즈를 판매하며 전 세계 휴대용 게임기 시장을 지배한 닌텐도에게 소니라는 적수가 나타난다. PS2급 그래픽 성능을 구현해내며 어지간한 PMP보다도 넓은 화면을 자랑하는 PSP가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닌텐도는 영리했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의 성능을 끌어올려 PSP에 맞대응하는 전법이 아니라, 평소 게임을 즐기지 않던 수 많은 라이트 유저들을 사로잡는 노선을 택한 것이다. 그리고 2004년, ‘닌텐도 DS(이하 NDS)’ 가 발매되었다.


▲ 드디어 출시된 닌텐도 DS!
게임 보이와는 다른 기기다

‘NDS’ 는 ‘게임 보이’ 용 카트리지를 지원하긴 했지만 ‘게임 보이’ 시리즈와는 완전 별개의 기기였다. ‘게임 워치’ 처럼 폴더형 듀얼 스크린을 채택했으나 아래쪽에 터치 스크린을 배치해 디지털적인 버튼만이 아닌 아날로그적 터치, 그림 등을 활용한 게임을 가능케 했다. 마이크도 붙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음성 인식까지 가능했다. 이 같은 독특한 조작법을 이용한 ‘두뇌 트레이닝’, ‘동물의 숲’, ‘닌텐독스’ 등 다양한 캐주얼 게임들이 출시되자 ‘NDS’ 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주 구매층은 어린이, 그리고 복잡한 게임을 싫어하는 여성이나 직장인 등이었다. PSP가 ‘휴대용 게임기의 최고봉’ 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NDS’ 는 그 아래쪽에 잠재되어 있던 라이트 유저들의 눈을 뜨게 한 것이다.

아쉽게도 ‘NDS’ 는 ‘R4’, ‘DSTT’ 등 불법 복제칩(원래 의도는 불법 복제가 아니었다고는 하나)에 무력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서는 이러한 불법 복제칩의 활발한(?) 판매가 NDS의 인기를 가속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하드웨어 판매량보다 소프트웨어 판매량이 더 적다는 모순적인 결과도 낳게 된다. 어쨌든 ‘NDS’ 는 일본은 물론 국내, 유럽, 북미 등에서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게 된다. 잘 나가는 ‘게임 보이’ 대신에 전혀 새로운 기기를 선택한 닌텐도의 모험은 성공했다.

게임 보이 안녕, NDSL과 NDSi

‘NDS’ 가 출시되었다고 해서 닌텐도가 기존의 ‘게임 보이’ 를 버린 것은 아니었다. 그것을 입증하는 대표적인 기기가 ‘NDS’ 이후 얼마 안 있어 출시된 ‘게임 보이 미크로’ 였다. 이름과 같이 매우 작은 사이즈를 자랑하는 ‘게임 보이 미크로’ 는 크기를 줄이기 위해 각종 기능들을 간편화, 혹은 삭제한 것이 특징이다. 작고 귀여운 디자인은 호평을 받았으나, 기존 ‘게임 보이/게임 보이 컬러’ 와의 호환이 되지 않는데다 ‘게임 보이 어드밴스 SP’ 에 비해 딱히 낫다고 할 부분이 없었다.

결국 ‘게임 보이 미크로’ 를 마지막으로 ‘게임 보이’ 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 아니, 밀려나게 된다. 이후 닌텐도는 ‘Wii’ 와 ‘NDS’ 를 필두로 한 체감적이고 라이트한 게임에 집중한다.


▲ 결국 '게임 보이 미크로' 를 끝으로 '게임 보이' 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게임 보이’ 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 이후, 닌텐도는 ‘NDS’ 의 다소 투박한 디자인을 대폭 개선한 ‘NDS 라이트(이하 NDSL)’ 을 2006년 출시한다. ‘NDSL’ 은 기존 ‘NDS’ 에 비해 기본적인 성능은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디자인이 더욱 슬림해지고 액정 밝기가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라이트 유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더 작아지고, 가벼워지고, 보기 편해진 것이다.

이후 2008년에는 ‘NDS’ 를 더욱 발전시킨 ‘NDSi’ 가 출시되었다. 스크린의 크기는 좀 더 커졌고, 두 개의 30만 화소 카메라와 SD카드 슬롯이 추가되었다. 이로 인해 기존 ‘NDS’ 에서는 불가능했던 화상인식 게임 등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이후 2009년에는 기존 유저층보다 더 어린, 혹은 더 나이든 계층을 위해 액정 크기를 대폭 키우고 스틸러스 펜을 더 잡기 편하게 한 ‘NDSi LL’ 도 출시된다.

다만, ‘NDSi’ 부터는 더 이상 기존의 ‘게임 보이’ 카트리지를 지원하지 않았다. ‘게임 보이’ 와의 호환이 완전히 끊어진 것이다. 이는 더 이상 ‘게임 보이’ 에 사로잡히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임과 동시에 ‘NDS’ 만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아, 물론 기존의 ‘게임 보이’ 타이틀은 DS 스토어를 통해 구매, 즐길 수 있으니 꼭 ‘게임 보이’ 와의 관계를 단절한 것만은 아니다.


▲ NDS보다 더 슬림해진 NDSL
국내에서 가장 유행한 기기이기도 하다


▲ NDSL을 더욱 발전시킨 NDSi, 그리고 그것을 더욱 크게 만든 NDSi LL의 모습
다른 건 몰라도 저 펜은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리고 2011년 2월 26일, 3DS 등장

그리고 지난 26일, 30년에 걸친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 기술을 집대성함과 동시에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3D 입체 기술을 도입한 ‘닌텐도 3DS’ 가 일본 현지에서 발매되었다. ‘3DS’ 는 ‘NDS’ 를 기반으로 안경 없이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휴대용 게임기이다. 3D 기술 뿐이 아닌 기존 ‘NDS’ 의 약점이었던 낮은 그래픽 퀄리티(어디까지나 PSP에 비해)를 극복할 만한 기기 성능, 그리고 3D 콘텐츠를 즐기고 3D 사진을 찍는 등 다양한 신기능들로 무장하고 있다. 서드 파티 또한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 법한 업체들이다. 실제로 플레이 해 본 사람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정말 믿음직하다.

그렇다고 해서 ‘3DS’ 의 앞길이 마냥 밝은 것은 아니다. 닌텐도는 불법복제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게임업체 중 하나이며, ‘3DS’ 라고 불법복제로부터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또한, 25,000엔(한화 약 33만원)이라는 높은 가격 또한 ‘3DS’ 의 흥행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이다. 게다가 ‘두뇌 트레이닝’ 등 좋은 이미지를 유지한 덕에 부모님이 앞장서서 사주던 ‘NDS’ 와는 달리 ‘3DS’ 는 왠지 아이들의 눈에 나쁠 것 같다는 막연한 나쁜 이미지가 있다. ‘부모님 버프’ 흥행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급부상하면서 휴대용 게임기의 위상이 예전보다 많이 떨어졌다.


▲ 아무튼 팬들의 관심이 높은것 만은 확실하다

‘3DS’ 는 닌텐도의 새로운 신화로 거듭날 수 있을까? 혹은 3D 선배인 ‘버추얼 보이’ 의 전철을 밟게 될까?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NDS’ 나 ‘게임 보이 어드밴스’ 처럼 광풍을 불러일으키진 않더라도 ‘버추얼 보이’ 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물론 속단할 수는 없다. 일단은 ‘3DS’ 전용 타이틀이 조금 더 출시되고 4월 이후 국내에 정식 발매되기를 기다리는 것이 순서다.

지금까지 3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며 발전해온 닌텐도 휴대용 게임기의 역사를 되짚어 보았다. 전 세계를 휩쓴 ‘게임 보이’ 와 ‘NDS’ 는 하루아침에 뚝 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어느 날 ‘우리도 닌텐도 같은 거 못 만드나?’ 한다고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게임과 마약을 연관짓는 세태에선 더더욱 불가능하다.

3DS에 이은 닌텐도의 차세대 기기는 어떤 형태일까? 선글라스 형태의 새로운 ‘버추얼 보이’ 일까? 혹은, ‘PSP2(NGP)’ 처럼 고퀄리티 그래픽 구현에 힘을 쏟을까?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도 못 한 새로운 형태의 게임기일까? ‘3DS’ 가 나온 지 정말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닌텐도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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