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사막' 대표 이미지 (사진제공: 카카오게임즈)
올해 게임스컴 MS 부스에는 Xbox One X로 개발 중인 콘솔 버전 '검은사막'이 전시돼 있다. PC에서의 성공을 발판 삼아 국산 게임으로는 이례적으로 차기 Xbox One에 일찌감치 진출하고, 시연 버전을 공개해 유럽 게이머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모양새다.
'검은사막'의 개발사, 펄어비스의 행보는 이례적이다. 국내에서는 난공불락으로 통했던 서양 시장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둔 것이다. 펄어비스는 작년 매출의 75%를 글로벌에서 벌어들였으며,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한 지역이 북미와 유럽이다. 펄어비스의 남다른 발걸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콘솔과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진출하며 본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 것이다.
움직임도 아주 빠르다. 게임스컴 현장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검은사막' Xbox One X 버전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모바일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펄어비스 허진영 이사는 "모바일의 경우 본격적으로 개발팀을 꾸린 것은 작년 말이다. 콘솔 역시 본격적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시점이 올해 초다"라며 "꾸준히 R&D를 해온 자체 엔진 덕분에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 펄어비스 허진영 이사 (사진출처: 게임메카 촬영)
허 이사의 말을 종합하면 약 1년 안에 콘솔과 모바일이라는 두 개 영역에서 괄목할 성과를 만들어낸 것이다. '검은사막' 온라인 버전에서 글로벌 공략에 적극 나섰던 펄어비스의 행보가 콘솔과 모바일에도 빠르게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모바일의 경우 서양을 비롯한 글로벌적으로 성공한 '모바일 MMORPG'가 없는 상황이라 펄어비스 입장에서도 아주 도전적인 과제다.
그렇다면 '모바일 MMO 첫 성공 사례'라는 만만치 않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펄어비스의 전략은 무엇일까? 그리고 '검은사막' 모바일의 강점은 과연 무엇일까? 게임메카는 게임스컴 현장에 방문한 펄어비스 허진영 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온라인의 모든 것을 모바일에 그대로 옮기다
허진영 이사는 '검은사막' 모바일의 강점을 한 마디로 설명했다. 온라인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콘텐츠를 모바일에 그대로 옮기는 것이다. 허 이사는 "검은사막이 가진 퀄리티 높은 그래픽과 강렬한 액션,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모두 모바일에 담아내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바일의 특성상 자동 전투를 배제하는 것은 어렵지만 자동이라고 원작의 액션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기존에 나온 모바일 MMORPG보다 액션을 강력하게 연출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전했다.
▲ '검은사막 모바일' 티저 영상 (영상제공: 펄어비스)
여기에 모바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전용 콘텐츠가 붙는다. 허 이사는 "구체적인 내용은 이후에 발표할 예정이지만 일단 이번에 공개한 티저 영상에 잠시 소개된 '사용자 영지' 개념의 콘텐츠가 있다. 이 콘텐츠는 모바일에 맞춰서 기획된 새로운 콘텐츠이기에 온라인에는 없는 특색 있는 요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원작에서는 길드의 점령 대상으로 통했던 '영지'가 모바일에서는 개인이 운영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은 '리니지M'을 비롯한 인기 있는 온라인게임을 바탕으로 한 모바일 MMORPG와 비슷하다. 그렇다면 '검은사막 모바일'만의 차별성은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 허 이사는 '검은사막'의 독창적인 게임성 자체가 경쟁력이라 설명했다. 그는 "논타겟팅을 바탕으로 한 액션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출시 당시에 많은 주목을 받았던 정교한 커스터마이징이나 하우징과 같은 생활 콘텐츠 등이 모바일 유저에게 색다른 느낌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검은사막' 자체가 과금을 바탕으로 캐릭터를 강하게 하는 '페이 투 윈'을 배제한 게임이며 이러한 기조를 모바일에서도 잘 이어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 원작의 독특한 게임성이 모바일의 특징으로 계승된다 (사진제공: 펄어비스)
이러한 특징이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진출에는 어떠한 강점이 될까? 허진영 이사는 "검은사막은 기획부터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하기보다 글로벌에서 통용될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했다. 따로 콘텐츠를 손보지 않아도 여러 시장에 게임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현지화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지역을 공략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검은사막'이 가지는 강점이다. 그리고 이 강점은 모바일에도 이어질 계획이다.
그렇다면 '검은사막' 모바일의 타깃 시장은 북미 유럽 등 서양일까? 허진영 이사는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허진영 이사는 "콘솔과 모바일 모두 특정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 전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콘솔의 경우 북미, 유럽 시장이 가장 크기 때문에 이 지역 출시를 최우선으로 할 예정이다"라며 "모바일의 경우 좀 더 넓게 목표를 잡아 '모바일 MMORPG'에서 처음으로 글로벌적인 성공을 거둔 첫 사례를 만들어보려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쌓은 포텐을 모바일과 콘솔로 터트린다
여기에 펄어비스는 북미, 유럽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 진출해 있는 '검은사막' 온라인이 새로운 진출 영역인 모바일과 콘솔에 힘을 실어줄 원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모바일과 콘솔을 좀 더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는 것이다. 허진영 이사는 "첫 시작은 북미와 유럽이지만 현재 '검은사막'은 일본, 대만, 러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 진출해 있다. 이처럼 이미 해외 성공 사례가 있는 온라인 버전을 선보이고, 여기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모바일과 콘솔 버전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즉, 온라인에서 콘솔과 모바일로 이어지는 플랫폼 확장과 펄어비스의 글로벌 진출은 서로 얽혀 있다. 온라인으로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이 있음을 인지시키고, 이후 온라인과 함께 콘솔과 모바일 버전을 출시해 해외 성과를 끌어올리는 구조다. 펄어비스가 해외 진출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 역시 온라인 성과를 높임과 동시에 모바일과 콘솔의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온라인 진출과 함께 콘솔, 모바일 등 '검은사막' IP를 활용한 게임의 잠재시장을 만들어놓는 전략이다.
허 이사는 "올해 연말까지 동남아, 태국, 터키에 '검은사막' 온라인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며 온라인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평가되는 중국 진출도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후 판호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온라인이 그 지역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콘솔과 모바일을 차례로 선보이는 구조다. 온라인의 글로벌 진출에 모바일에도 굉장히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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