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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정상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 받는 시프트업 김형태 대표가 직접 총 상금 1억 원을 내걸고 개최한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레이션 콘테스트(BCIC)’. 뭇 지망생에게 꿈의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충격적인 수상작으로 인해 되려 사회적인 규탄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시프트업은 지난 14일(목), 앞서 두 달에 걸쳐 진행된 ‘데스티니 차일드’ 일러스트 공모전 수상작을 발표했다. 2,000여 응모작 가운데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은 총 108편으로 각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특별상에 따라 상금과 부상이 차등 지급된다.
논란을 빚은 것은 특별상에 오른 닉네임 kidsto*** ‘피노 델 미트파이’라는 작품. 그림에서 묘사한 미소녀 캐릭터는 신체 곳곳이 부패하고 기워 붙인 듯한 수술자국에다 의상과 바닥에까지 내장이 즐비한 그로테스크한 모습이다.
그림 자체보다 충격을 준 것은 캐릭터에 달린 설정이다. ‘피노’는 필리핀 빈민가에서 태어난 코피노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모종의 행위(문맥상 성매매 암시)로 돈을 모아 자신을 버린 부모를 죽일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한국 밀입국 과정에서 인신매매단에 납치돼 장기를 적출 당하고 토막살해돼 바다에 버려졌다는 것이 이야기의 결말.
▲ 충격적인 설정으로 논란을 불러온 '피노 델 미트파이'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여기서 코피노란 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로서 주로 한국인 관광객이 현지 여성과 관계해 낳은 사생아를 가리킨다. 특히 필리핀 관광 및 어학연수가 각광받던 90년대 많이 탄생해 국제적인 문제로까지 비화된 민감한 사안이다. 뭇 누리꾼은 실존하는 사회문제의 피해자를 성적 대상화하는 것은 사회 상규에 어긋난다며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여론이 달아오른 가운데 시프트업은 하루 만에 ‘피노 델 미트파이’ 특별상 수상을 취소했다. 당초 그림만 보아서는 취지에 어긋나지 않다고 판단했으나 뒤늦게 숨겨진 메타포와 설정이 부적절함을 파악하고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는 것.
그러나 이번 공모전은 애초부터 캐릭터 그림과 설정을 함께 공모했기에 시프트업이 문제의 내용을 몰랐다는 것은 쉬이 납득하기 어렵다. 심지어 김형태 대표는 ‘피노’에 대하여 “괴기하기만 할 수 있는 고어(Gore)계열이지만 캐릭터의 마스크가 호감형이라 매력을 잘 전달해주는 듯 하다. 다만 설정이 너무 가슴 아프다”라는 심사평까지 남겨놓았다.
또한 수상작에 대한 가치판단을 떠나서 시프트업의 대응이 아쉽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저 공모를 통해 수상까지 한 작품임에도 논란이 커지자 적절한 절차도 없이 곧장 묻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문제의 책임을 모두 응모자에게 돌리고 정작 심사를 진행한 시프트업은 사태 축소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논란이 일자 하루만에 수상작을 취소해버린 시프트업 (사진출처: 게임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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