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월정액 왠말이냐! PC방 카스 불매운동 파문</b>

밸브소프트는 현재 패키지형태로 판매되는 하프라이프, 카스 등의 제품군을 온라인으로 배급하는 스팀(www.steampowered.com) 서비스를 지난해 9월부터 유료로 실시, 하프라이프를 즐기는 모든 유저를 온라인접속 시스템으로 유도하고 있다. 스팀이란 PC게임 설치를 위해 필수적인 게임 CD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밸브사의 게임 플랫폼으로 게임 다운로드와 패치, 과금체계를 모두 지원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인문협의 반발은 PC방, 사이버카페 등 개인사용자를 제외한 공공장소에서 카스를 플레이할 경우 월정액 요금을 따로 받겠다는 밸브소프트의 새로운 과금정책이 발표되면서부터 일어났다. 특히 이 과금정책은 국내에서만 30~40만장에 달하는 카스의 판매열기를 주도한 PC방의 패키지제품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리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PC방 업주들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협의 조영철 정책국장은 “밸브소프트는 국내에서 카스의 붐을 주도한 주체가 어디인지조차 모르는 모양”이라며 “이 과금정책이 가시화될 경우 PC방 업주들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돼 주중으로 밸브 측에 항의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국내에서 카스관련 제품의 패키지판매를 담당하는 유통업체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점 역시 불만스럽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스팀서비스의 국내 판권을 보유한 업체는 넥슨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 회사는 스팀서비스에 대한 전략적제휴(MOU)만 체결한 상태일 뿐 라이센스에 대한 권한은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밸브소프트로부터 스팀서비스의 국내판권을 보유 중이라고 주장하는 곳은 시디레코딩 프로그램 판매를 하고 있는 S업체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는 PC방에서 카스를 제공하기 위해 IP 하나당 한달에 1만 6,500원이라는 구체적인 가격까지 제시하며 구입을 권고하고 있으며 유통사들에게 연락을 취해 카스와 관련된 이벤트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해당 PC방에서 IP구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하프라이프, 카스 등 밸브소프트 관련제품의 국내 마케팅을 담당하는 비벤디유니버셜의 염혜진 프로덕트 매니저는 “현재는 해당업체가 밸브소프트의 스팀서비스 관련 판권계약을 체결했는지에 초점을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PC방을 비롯 카스 관련제품군을 유통 중인 파트너사들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PC방 업주들은 단순히 중개서버에 불과한 멀티플레이 연결서비스를 유료화한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인문협 역시 “밸브소프트는 스팀서비스 자체를 PC패키지 시장의 새로운 활로로 판단하고 있겠지만 적어도 이 정책이 국내에서는 오히려 시장을 축소시키는 결과를 빚어낼 것”이라며 “가능한 이 정책에 대한 빠른 결론이 나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